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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태윤 경제혁신TF 팀장 "화평법·화관법이 반도체산업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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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료제는 동서고금 막론하고 가장 강력해"
"한국 정부 관료제가 강력하다는 근거가 규제"
"순대도 안전인증제 대상…선진국에선 꿈도 못꿔"
"대형마트 규제완화, 의미 있지만 너무 작은 이슈"
"월급 받는 공무원들이 대통령 핑계로 책임 회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국은 정부 눈치 보느라고 소신있게 투자하고,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꿈꾸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모두 정부 스타일의 좀비로 만들어가고 있다."

'규제개혁의 대가'로 불리는 김태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7일 한양대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 규제 환경의 현실을 한 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즉 정부 규제 수준이 너무 높다 보니 기업들의 투자와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불합리한 기업규제를 털어내야 한국의 미래도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김 교수는 지난 8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경제 규제혁신 TF'의 공동팀장으로 임명됐다. 앞으로 추 부총리와 손발을 맞춰 TF를 이끌게 된다. 그는 "규제개혁 과제 완수를 위해서는 정부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충고도 건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윤 교수] 2022.10.07 jsh@newspim.com

김 교수가 추구하는 규제개혁의 전제조건은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생활 밀접형 규제혁신이다. 그는 "규제개혁은 국민 전체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 교수는 취임사에서도 '국민 공감대를 위한 규제개혁'을 여러 번 언급했다. 그는 "혁신대상 규제들의 개선 과정과 절차 및 일정들을 체계적이고 책임성 있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규제혁신행정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규제혁신 효과가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체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생각하는 정부 규제의 문제점과 향후 바람직한 개선방향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태윤 교수와의 일문일답. 

-규제개혁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중요한 경제정책이다. 규제개혁 필요성은

▲'규제는 보이지 않는 침묵의 암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예를 들면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등지고 정면을 바라보면 오피스텔 건물들의 높이가 같다. 그리고 직사각형으로 가득 채워서 굉장히 못생겼다. 의사당 경관 보호 규제 때문에 그렇다. 근데 그 빌딩가를 지나서 여의도 공원을 지나가면 증권가가 나오는데 상당히 아름답고 우아한 마구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아주 심플하게 높이 규제로만 말씀드리면, 오피스텔 건물들이 10층이고 증권가 건물들이 20층까지 지을 수 있다고 하면 눈에 안 보이는 10층이 '규제의 비용'인거다. 미국 백악관에서는 규제 비용을 측정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미 의회에 매년 규제 비용 리포트를 제출하는데, 대략 예산의 절반 정도다. 한국의 경우 미국보다 규제가 세니까 한 해 예산 약 600조원의 절반 이상인 300조원은 규제 비용이라고 이야기한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윤 교수] 2022.10.07 jsh@newspim.com

-정부가 추구해야 할 규제개혁의 핵심은

▲교과서적 또는 전통적인 규제는 정부가 민간을 제약하거나 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반대로 규제 개혁은 정부가 거기서 스텝 물러나 민간의 영역을 넓히고, 새로 창출된 민간의 영역에서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극대화해 보자는 게 전통적인 규제개혁의 테마다. 공공이 하던 것을 민간에게 넘기는 민영화와 뜻은 비슷하다. 한국 내에서 본격적인 규제개혁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행정규제 기본법이 1997년 통과되고부터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국에서도 규제개혁 바람이 불었다. 한국은 현대화 과정에서 선진국의 규제개혁을 5~10년 동안 배우면서 한국만의 룰을 만들었다. 그래서 한국만의 규제 특수성이 있다. 따라서 규제개혁도 선진국과 좀 다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훨씬 더 심각하고 훨씬 더 구조적이다. 그래서 어렵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규제 수준은

▲훨씬 강하다. 정부의 파워와 역량, 공무원이 지금 민간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공식, 비공식적으로 많이 느끼고 있을거다. 하지만 선진국은 그 수준은 아니다. 한국의 관료제가 제 생각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강력하다. 그 툴이, 규제가 재정보다 강하다. 금융위나 금감원과 호흡이 다른 금융업이나 금융 서비스는 상상조차 못 한다. 의약품, 식품도 마찬가지다.

-한국 규제 수준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예를 들자면

▲의약품의 경우 한국은 신약을 만들지 못하는 나라인데,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만큼의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다. 몇십 년간 효과가 인증된 복제 의약품을 만드는 회사입장에서는 속 터지는 일이다. 식품 같은 경우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이라는 게 있는데, 순대도 HACCP 대상이다. 겉보기에 굉장히 화려하고 선진적인 제도들이 실제로 한국의 경우에는 선진국에서 꿈도 꾸지 않는 수준으로 내려가 있다. 한국 정부의 관료제가 강력하다는 근거 중의 하나가 규제다. 

-정부의 규제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 아닌가

▲맞다. 실제로 정부가 규제라는 룰을 잘 지켜주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국민들의 고통이 심해지는 거다. 예를 들면 A 업체가 모든 법에 맞춰 집을 짓는다고 할 때, 민원인이 불평을 토로하고 민원을 제기하면 구청에서는 아무 근거 없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다. 직권남용이다. 그리고는 민원인과 잘 협의하라고 한다. 잘 해결되는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공사 중지 명령이라는 게 법에도 없는 규제다. 그래서 정부 눈치 보느라고 소신 있게 투자하고, 자유로운 기업활동,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도약 등을 꿈꾸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정부에서 제공한 지원 신청서를 메꾸는 데 급급하고, 모두 정부 스타일 좀비를 만들어가는거다. 

-정부 규제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보나 

▲사회가 주목할 만한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는 한 번도 예외 없이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강화하는 쪽으로 국민들께 보여준다. 이를 반대하는 입장은 없다. 이건 우연치고 희한한 거 이닌가. 다시 말하면 사건, 사고가 터지면 정부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겠다고 어림도 없는 책임을 짊어진다. 규제를 만들고 좋게 이야기하면 자기들의 관할을 넓히는 거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밥그릇을 만드는 거다. 

-'규제심판제' 1호인 '대형마트 규제완화'가 이해당사자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의무휴업 강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제 입장에서 대형마트 규제완화가 의미 있는 규제 완화이긴 하지만, 대·중·소로 치면 소자다. 중요한 사안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수차례 규제개혁을 이야기했을 정도로 국정 아젠다라면 대형마트 규제완화는 너무 작은 이슈다. 더군다나 작은 이슈일수록 이해관계자들이 아주 강고하다. 소수지만 그들의 정치적 영향을 볼 때는 굉장히 큰 거다. 차라리 큰 아젠다가 만들어지고 대상이 나와야하는데 책임져야 할 누군가가 게을러서 안 만들고 있는거다. 제가 볼 때는 월급 받는 공무원들이 안 하면서 대통령 핑계를 대고 있는거다. 그것 자체가 제가 볼 때 책임회피다. 

-정부 규제가 산업에 반영된 대표적 예를 들자면

▲모빌리티 산업을 예로 들어보면, 우리가 우버를 가로막고 나름대로 해본다고 했는데, 현재 카카오 택시가 독점하게 됐다. 이런 참담한 실패가 어디 있나. 그래서 지금 심야 시간에 택시가 없다. 우리 경제 사회의 현재 활동 역량이면 심야시간에 택시가 안잡힌다고 하면 잠깐 소문만 나도 예를 들면 100가지 서비스가 나온다. 지금 그 시간에 택시들이 다 아파트에서 자고 있는데 이게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거다. 근데 지금 모빌리티 규제는 아무 서비스도 나올 수가 없다.

-정부 규제가 모빌리티 산업 확대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인지

▲그렇다. 다시 말해 '우리가 우버를 막아서 얼마나 좋은 결과를 냈느냐' 이 질문을 해보면 결국 우버를 막은 규제 비용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택시기사들이 자신들을 보호하려고 우버를 막았는데 지금은 상당수가 배달로 옮겨갔다. 즉 택시 자체는 그만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거다. 택시가 배달하는 것도 가능한 이야기라고 본다. 시작은 꽃 배달 등 얌전한걸로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규제개혁이 당장 시급한 산업군을 들자면

▲개인정보호 규제와 관련한 산업의 규제 개혁이 당장 시급하다. 요즘에 개인정보를 다루는 업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굉장히 커질 시장이다. 개인정보보와 관련해서 무시무시하게 많은 산업이 잠재적으로 가능한데, 우리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예를 들어 회를 떠야 되는데 도끼를 쓰고 있다. 단순 과격한 규제보다는 훨씬 더 섬세하고 시장의 기능으로 개인정보보호가 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또 반도체도 굉장히 중요하다. 반도체가 보면 화학산업인데 화평법·화관법, 그리고 온갖 프로세스 규제가 굉장히 많다. 첨단 반도체 공정 기계를 국내 들여왔는데 안전한지를 확인하라는 규제 때문에 뚜껑도 열어봐야 하고, 서류를 내야 하는 구체적인 절차들도 있다. 지금 반도체 분야가 시급한데 이런 것들은 패스트트랙으로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을거다.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의 구체적인 사례를 설명해 달라

▲이를테면 전문가들이 생명 바이오 분야가 굉장히 가능성 높은 분야라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SaMD(소프트웨어 의료기기)'라고 '의료기기로서의 소프트웨어'를 말하는데, 소프트웨어가 의료기기로서 의미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이걸 그냥 의약품처럼 처리하면 시작도 못한다는 거다. 일반 의약품에 비해서 위험이 크지 않고 하다면 이 부분을 고려해 조금 다른 스타일로 규제해줘야 하는데 정부는 아주 강고하다. 또 임상으로 들어가면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실험을 여러 번 깊이 있게 해야 하지만, 그 정도의 심각성이 아닌 것들도 많다. 우리가 경쟁력 있는 건 그런 분야라고 본다. 그런데 이것도 똑같이 규제하니까 제대로 된 단계로 진행하기 어렵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신산업 규제개혁 과제에서 대안이 있다면

▲미국 FDA의 경우 사전 인증(Free Certification)이라고 해서 기업체와 FDA가 협약을 맺고 어지간히 낮은 의료 상품의 경우에는 일단 시판하게 해준다. 그리고 같이 모니터링한다. 그 대상 업체가 되기는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삼성, 애플 등 누가 봐도 신뢰가 되는 업체가 다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위험이 낮은 SaMD의 경우에는 우선 시판하게 하고 그러면서 같이 임상을 진행하는거죠. 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개발을 허용하기 시작한 지가 몇 년 됐다. 그래서 거기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상품들이 나온다. FDA 관련해서는 국제적인 모범 사례인데 한국은 아직도 도입을 안 하고 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윤 교수] 2022.10.07 jsh@newspim.com

-일각에서는 EU의 규제를 한국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의약품 규제와 관련해서 자꾸 유럽연합(EU) 이야기를 하는데 EU가 개인정보호나 생명바이로 분야에서 강고한 규제를 갖고 있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도전을 막기 위한 것이지 진짜 규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툭 하면 이를 흉내 내 EU도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있는데 대표적인 게 화평법(화학물질등록평가법),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이다. 이 규제들 때문에 기업들은 죽는다. 더군다나 EU를 흉내내면서 EU보다 규제를 훨씬 더 강화시켰다. 왜 우리가 우리의 손발을 묶느냐 이거다. 우리가 석유화학의 세계적 기업들을 갖고 있고 수출도 늘리고, 기술 혁신도 해야 하는데 우리 발목을 우리가 잡아서 빠뜨리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혁신의 목적이 경제적 효과 또는 민간 확산인지

▲두 가지 측면이 다 있을거다. 저 역시 평생 규제 개혁에 대한 연구 활동을 했는데 기업만 좋자고 하는건 아니다. 규제 대상이 당연히 기업이고 기업이 많은 고통을 받고는 있지만 사실은 그냥 민간이다. 민간 대 정부 구도인거다. 규제혁신은 민중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사실은 청와대나 규제개혁 당국이 국민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걸 잘 찾아서 혁신적으로 풀어내줘야 '국민들이 규제개혁 해볼만하다, 규제개혁으로 삼성이 이득을 보지만 나도 이득을 얻는다'고 느낄 수 있다. 

-규제혁신이 현재 불안한 경제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제가 규제개혁과 관련해 가장 일관되게 거는 기대는 국민의 창의와 자율성이다. 지금 경제 위기가 주로 공급 측면에서 벌어진거 아니겠나. 특히 공급 사이드에 좀 더 초점을 맞추면 결국 국민의 창의와 자율성이 창궐하면 비용이 떨어지고 신상품과 신서비스가 나타나게 된다. 공급 사이드에서는 규제 개혁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어느 규모냐 얼마나 규제개혁을 하느냐에 달려 있긴 하지만, 비용을 떨어뜨릴 수 있고 새로운 서비스 수요를 창출하면 지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경제 규제혁신 TF 공동팀장) 약력

-1961년 4월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학사('85)
-하버드대학교 케네디공공정책대학원 정책학 박사('93)
-하버드대학교 케네디공공정책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97)
-한국행정연구원 규제개혁연구센타 소장('98. 5~01'. 2)
-한국행정연구원 공공안전관리연구센타 소장(20' 6~01. 2)
-국회 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06. 7~'08. 8)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간사위원('09. 6~'11. 1)
-(사)한국규제학회 회장('10. 4~'12. 4)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간사위원('14. 7~'16. 7)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연구소 소장('17. 7~'19. 7)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기획위원('21. 7~)
-국가R&D 중장기투자전략수립 총괄위원회 총괄위원('21. 9~)
-한양대학교 정책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01.03~)
-한양대학교 대학원 과학기술정책학과 책임교수('12.03~)
-(사) 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04.05~ )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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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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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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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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