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출시 예정 중형 SUV J100도 기대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국내 완성차업계의 내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쌍용자동차가 유일하게 플러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픽업트럭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사실상 나 홀로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쌍용차는 하반기 선보일 신차 J100(프로젝트명)의 성공적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재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쌍용차를 두고 차별화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전한 상황. 뉴 렉스턴 스포츠&칸과 J100이 이른바 '쌍끌이' 흥행을 통해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 뉴 렉스턴 스포츠&칸, 올해 실적 견인…하반기 J100도 대기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지난 4월 내수 실적은 4839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45.8% 늘어난 것으로, 4월 기준 국내 완성차 업체들 중 유일한 증가다.

지난달 현대차는 국내 5만9415대 판매, 기아는 국내 5만95대 판매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4%, 2.0% 감소한 것이다. 한국지엠은 전년 동기 대비 46.1% 줄어든 2951대를 국내서 팔았다.
수출 실적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117.4% 증가한 성적표를 받은 르노코리아자동차도 내수는 57.4% 감소한 2328대 판매에 그쳤다.
쌍용차의 올해 내수 실적은 1월 4836대, 2월 4540대, 3월 5102대 등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을 합친 전체 판매량도 3월 8596대, 4월 8140대 등 두 달 연속 8000대를 넘었다.
반도체 수급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공급망 위기 등 여파로 심각한 차량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하면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1월 새롭게 출시된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쌍용차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뉴 렉스턴 스포츠&칸은 4월 내수 2310대 등 올해 누적 판매 1만638대로 쌍용차 전체 내수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쌍용차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호조세가 이어지며 수출 물량 주문도 증가하는 등 미 출고 물량만 약 1만3000대에 이르고 있어 부품 수급 문제가 해결될 경우 판매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재매각 앞두고 쌍끌이 흥행으로 기업가치 제고 기대
특히 재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쌍용차에겐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성적이 긍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재 쌍용차 인수전에는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엘비엔티 등 4곳이 뛰어든 상황이다.

쌍용차 재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쌍용차는 최근 에디슨모터스 인수가 무산된 상황에서 재매각이 시급해 스토킹호스 방식을 선택했다. 쌍용차는 10월 15일까지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아야 한다.
스토킹호스는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정해놓은 뒤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입찰 과정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응찰자가 있으면 기존 인수 예정자와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결국 최대한 많은 자금력을 확보한 응찰자가 최종 인수 예정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 쌍용차 입장에선 떨어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코란도와 렉스턴 등 나머지 차량 실적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뉴 렉스턴 스포츠&칸은 쌍용차 기업가치 제고에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쌍용차는 뉴 렉스턴 스포츠&칸과 함께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형 SUV J100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J100에 대한 시장가치 평가가 재매각 입찰 가격 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J100이 6월 양산 및 7월 출시를 통해 흥행에 성공한다면 쌍용차 기업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쌍용차 관계자는 "J100의 정확한 출시 일정이나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J100을 회생의 발판으로 삼아 성공적인 M&A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un89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