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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내집만 하겠니껴마는 그래도 이래 빨리 살 집 마련해줘 고맙니더"

기사입력 : 2022년03월19일 19:32

최종수정 : 2022년03월19일 19:32

'울진산불' 피해 화동마을 이재민 16일만에 고향찾아 임시주택 확인
이재민, 눈발 속 잿더미에서 소중한 흔적찾으며 '눈물'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19일 오전 10시. 지난 4일 오전 11시17분쯤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한 야산에서 발화한 산불이 삽시간에 울진지역 4개 읍면으로 확산되면서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한 북면 신화2리 '화동마을' 회관 앞에 버스 한 대가 멈춘다.

마을회관 앞에는 8평 규모의 신축 가건물 1채가 놓여 있다.

울진군이 이번 대형산불로 보금자리를 앗긴 이재민들에게 제공하는 임시주택이다. 임시주택은 8.2평 규모의 가건물로 상하수도와 주방, 냉난방, 전기 설비,냉장고 등을 갖췄다.

또 미리 마련된 부지에 본격 설치되면 세탁기, 전기렌지, TV 등 가전제품을 구비하게 된다.

울진군 복지부서 공무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이재민들이 임시주택으로 들어서서 둘러본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9박10일간 이어진 '울진산불'로 보금자리를 화마에 앗기고 임시거주시설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는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 '화동마을' 이재민들이 19일 오전 잿더미로 변한 고향마을 빈터에 설치된 견본용 임시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2022.03.19 nulcheon@newspim.com

울진군은 이재민들의 임시주택 본격 입주에 앞서 전날 이들 이재민들이 자신들의 주택 복구까지 거주할 임시주택 1채를 미리 마을회관 앞에 설치하고 이재민들이 둘러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는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앗기고 낯 선 임시거주시설에서 실의에 빠진 채 뜬 눈으로 밤을 새는 이재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정신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한 배려이다.

전찬걸 군수도 아침 일찍 현장에 나와 이재민들을 맞았다.

"내 살던 집만 하겠니껴마는 그래도 이렇게 빨리 살집을 마련해 준 울진군이 고맙니더"

한 순간에 조상대대로 가꿔 온 보금자리를 화마에 앗기고 뜬 눈으로 밤을 새운다는 임옥남 할머니가 주방기구며, 붙박이 벽장 문을 열어보며 안내를 하는 공무원들의 손을 부여잡고 연신 "고맙다"며 눈물을 흘린다.

"임시주택에 세탁기가 없으면 어떡하나하며 큰 걱정을 했는데 이렇게 세탁기도 놓여 있으니 안심이 되니더"

남옥분 할머니가 거실 한 편에 놓여 있는 세탁기를 어루만지며 얼굴에 웃음을 띤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19일 오전, 9박10일간 이어진 '울진산불'로 보금자리를 앗기고 잿더미로 변한 고향마을 빈터에 설치된 임시주택을 둘러보는 이재민들에게 전찬걸 군수가 입주와 복구 계획을 설명하며 위로하고 있다.2022.03.19 nulcheon@newspim.com

전 군수는 이재민들의 손을 붙잡고 임시주택 입주 계획과 복구 계획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위로한다.

"불난리를 피해 열엿새 만에 고향마을로 돌아와 임시주택을 둘러보는 첫날에 함박눈이 펑펑 내려 앞으로 화동마을 주민들은 모두 잘살게 될 것이더"

이재민 중 누군가가 화마에 보금자리를 앗긴 절망을 감추려는 듯 한마디 하자 이재민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돌며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번 화마에 집을 잃은 이장 전호동씨는 자신의 처지를 돌볼 겨를도 없이 마을주민들의 빠르고 안정적인 주거대책 마련위한 부지 확보 등 행정절차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화동마을 주민들이 이날 '임시주택 둘러보기'를 위해 마을을 찾은 것은 '울진산불' 첫 날인 지난 4일 거센 불길을 피해 맨 몸으로 대피한지 오늘로서 16일 째 되는 날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지난 4일 거센 산불이 들이닥치자 맨 몸으로 피신해 낮 선 임시거주시설에서 열엿새 간 뜬 눈으로 지샌 노할머니가 19일 오전, 고향마을을 찾아 새카맣게 잿더미로 변한 보금자리를 망연자실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2022.03.19 nulcheon@newspim.com

임시주택을 둘러본 이재민 중 노할머니 한 분이 펑펑 솓아지는 눈을 맞으며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일그러진 자신의 집 쪽으로 걸어간다.

이를 본 여성 공무원이 우산을 받쳐주며 안내한다.

흡사 종이상자처럼 구겨져 새카만 재를 뒤집어 쓰고 일그러져 있는 집을 힘 없는 손길로 가리키며 한 동안 멍하니 바라본다.

형체도 없이 무너내린 자신의 보금자리를 바라보는 노할머니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저게 우리집인데...저 쪽은 우리 시삼촌네 집인데..."

언제 그랬냐는 듯 펑펑 속절없이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노할머니는 안내를 하는 공무원의 손을 꼭 잡은 채 한 참을 망연자실한 얼굴로 자신의 집을 바라보다가 못 내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린다.

한발자욱씩 걸어오며 노할머니는 연신 고개를 돌려 잿더미로 변한 집 쪽을 바라본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지난 4일 불어닥친 '울진산불'로 화마를 피해 맨 몸으로 대피했던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 '화동마을' 이재민들이 대피 16일 만인 19일 오전 펑펑내리는 눈을 맞으며 잿더미로 변한 마을을 둘러보며 삶의 소중한 흔적을 찾고 있다. 2022.03.19 nulcheon@newspim.com

이재민 두어 명이 눈을 맞으며 잿더미로 변한 보금자리를 찾아 화마가 앗아간 소중한 삶의 흔적들을 찾는다.

화동마을은 담양전씨와 영양남씨, 울진장씨,신안주씨 등이 세거하며 500여년을 살아 온 집성마을이다.

이들 화동마을은 '울진산불'이 일어난 첫 날인 지난 4일 화마에 휩싸여 25가구 중 22채가 불길에 무너졌다.

남아있는 3채도 본채만 겨우 남은 채 헛간이며 창고, 농기계 들은 모두 피해를 입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지난 4일 처음 발화해 9박10일간 울진군 4개읍면을 집어삼킨 화마로 북면 신화2리 '화동마을'이 흡사 종이상자처럼 구겨져 잿더미만 남긴 채 폐허로 변했다. 2022.03.19 nulcheon@newspim.com

이들 화동마을 이재민들은 마을 내에 임시주택을 조성할 부지 3곳을 마련했다.

화동마을에는 임시주택 15동이 들어서게 된다. 정화조 등의 기초시설 조성이 마무리되면 이르면 이 당 마지막 주부터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울진군이 화동마을 이재민부터 우선 임시주택을 조성하는 것은 임시주택을 설치할 부지 선정이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울진군은 이번 '울진산불'로 보금자리를 앗긴 이재민들의 주거대책 마련을 피해복구의 우선 과제로 두고 지난 10일 '울진산불 이재민주거대책 TF'를 구성하고 대책마련에 속도를 냈다.

울진군은 현재 임시주택 72동을 주문 제작 마무리한 데 이어 50동을 추가 주문하는 등 모두 122동의 임시주택을 마련했다.

화마가 휩쓸고 간 북면과 죽변면, 울진읍, 금강송면 등 울진의 서북쪽 4개 읍면 이재민들의 면담을 통해 임시주택 조성지 선정이 마무리되는 즉시 임시주택을 조성하고 피해 마을에 대한 복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재민 중 부지 선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를 대비해 죽변면 후정리 소재 농공단지에 약 50동 규모의 임시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번 '울진산불'로 219세대 335명의 이재민들이 임시거주시설인 덕구온천호텔과 지역 내 모텔 등 7개소와 13곳의 마을회관, 친인척집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찬걸 울진군수는 "이재민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인 만큼 차질없이 안정적인 주거대책을 추진해 빠른 시일 내로 입주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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