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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삼프로에게 듣는다]③정윤아 "유행 쫓기보다 안목 길러야"

기사입력 : 2022년02월11일 13:47

최종수정 : 2022년02월11일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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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경매사 크리스티 11년경력 정윤아부사장
MZ세대가 미술시장 견인, NFT는 새 기회 될 것
심대한 경제이슈 없다면 미술호황 당분간 지속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이른바 '불장'이라 불렸던 2021년에 이어 세계 미술시장은 올해도 호황이 예상된다. 글로벌 미술계를 리드하는 유력 갤러리와 경매회사들은 야심찬 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 일정을 스타트했다. 기존 프로그램에서 훨씬 진일보한 프로그램으로 지구촌 컬렉터들을 빨아들인다는 전략이다. 세계 미술시장에 호황의 새 시대가 왔듯 한국 미술시장 또한 예전의 시장이 아니다. 바야흐로 아트컬렉션에 '전쟁'이 시작됐다. IT와 벤처, 주식으로 부를 축적한 슈퍼리치들은 미술품을 투자대상으로 보고 매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소득의 MZ세대 또한 컬렉션에 팔을 걷어부쳤다. 미술시장에 신규 컬렉터가 대거 유입되며 올해도 뜨거운 호황이 예고된다. 이제 막 미술품 수집에 발을 들여놓은 컬렉터들은 지금의 아트마켓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증이 매우 크다. 이에 뉴스핌은 3인의 미술전문가에게 한국및 세계 아트마켓의 현황과 전망을 들어보는 '미술 삼프로에게 듣는다'를 기획했다. 그 세번째로 크리스티옥션에서 11년째 20/21세기 미술전문가로 일하는 정윤아 부사장을 만나 호황의 미술시장을 진단하고, 향후 전망를 예측해봤다.

[서울 뉴스핌] 세계 정상의 경매사인 크리스티의 스페셜리스트로, 11년째 재직 중인 정윤아 부사장. 성공하는 컬렉터가 되려면 평소 숙제를 충실히 하고, 유행에 휩쓸리기 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안목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사진=김민지 기자] 2022.02.11 kimkim@newspim.com

미술계에 20년 넘게 몸담으며 최근과 같은 호황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 벌써 거품론도 나오고 있다. 호황이 어느정도 지속될 걸로 보는가? 

이런 호황이 처음은 아니지만, 2021년 국제 미술시장은 이례적인 호황을 누렸다고 말할 수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19년과 2020년 상반기까지 침체를 겪다가 급반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그 강세가 더욱 체감되었던 듯하다. 특히, 전후(戰後)시기 출생 예술가들의 미술을 칭하는 '동시대미술'의 경우는 역사상 그 어느 시기보다 빠르게 규모의 성장을 이루었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술품 가격지수로 따졌을 때, 유례 없는 호황으로 기억되던 2007-2008년보다도 1.5배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이는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400%에 달하는 가격 상승세에 해당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거품론이 대두되었다고 생각한다.

불합리하게 급상승한 일부 미술품 가격은 거품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전반적인 가격 상승은 시장의 견고한 수요를 의미하기도 한다. 오늘날 미술시장은 스타트업, 온라인 비즈니스, 가상화폐 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빠르게 부를 축적한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하여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이들의 금전 가치와 소비방식은 기성세대와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잣대로 평가하기 어렵다. 또한 일반적으로 미술시장은 선물이나 주식시장 등이 영향을 입은 후, 가장 나중에 타격을 받기 때문에 앞으로의 국제 정세, 경제 이슈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예상된다.

요즘 한국 고객들은 미술품을 투자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MZ세대는 더욱 그렇다. "미술품 투자는 세금도 없고, 은행금리를 뛰어 넘는다"며 고객이 몰려든다.

2007년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면서 미술품을 대체투자 품목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당시 우후죽순 생겨났던 다양한 미술투자 펀드들이 그러한 시각을 방증한다. 하지만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여파로 2009~2010년 사이에 직격탄을 맞은 국제 미술시장은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성장하다가 작년같은 호황을 다시 맞이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컬렉터들이 보다 현명해지고, 동시에 미술품이 보다 신뢰할 만한 투자품목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크리스티에서 스페셜리스트로 10년 넘게 일하면서 오로지 투자만을 위해 미술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단 한명도 본 적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새로 진입한 MZ세대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에 비해 미술의 투자적 가치를 고려하는 측면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나, 미술에 대한 애정이 없이는 절대로 미술품을 구매할 수 없다. 그들이 트렌디한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호하는 것 역시 투자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의 취향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주식같은 다른 투자에 비해 미술품은 자신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고, 감상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으며, 이는 무시할 수 없는 결정적인 구매요인이기 때문이다.

아트컬렉션은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고, 안목을 키우는 과정도 꼭 필요하다. 초보자는 어떤 루트로 작품수집을 시작하면 좋은가. 경매에서 사는 것과 아트페어(갤러리)에서 작품을 사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아트컬렉션은 안목, 감각과 정보가 모두 필요하다. 크리스티는 초보자들을 위해 홈페이지에 다양한 카테고리의 컬렉션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매기간 중에는 세미나와 프로그램을 기획, 일반 대중에게 대부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크리스티 교육프로그램 또한 다양한 단기코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예술 전반과 경매의 세계및 아트컬렉션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간혹 크리스티의 문턱이 높을 거라 여기는 이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한편 경매와 아트페어(갤러리)는 다르게 운영된다. 경매는 재판매가 이루어지는 2차 시장으로서, 미술품 카테고리에 초점을 맞추며, 어느정도 인기있는 동서양 예술가들의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을 선보인다. 경매가격은 내정가, 추정가, 낙찰가로 구성되는데, 판매 하한선인 내정가는 위탁자에 의해 결정된다. 추정가는 과거 가격, 시장추세 등을 고려해 경매회사의 스페셜리스트에 의해 결정되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가격인 낙찰가는 구매자에 의해 결정된다. 경매가격은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아트넷같은 가격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서 평소 가격에 대한 감각을 익히면 유용할 것이다.

갤러리는 1차 시장으로서 자신들의 예술감각에 부합한 예술가들을 발굴, 선정, 홍보하고 판매하는 데에 주력하며, 이 때문에 경매보다 훨씬 다양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아트페어는 여러 갤러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한번에 접할 수 있고, 미술시장의 현 동향 등을 살피기 적합하다. 하지만 갤러리는 가격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 접근에 차별이 있을 수 있다. 원하는 작품을 누구든 구매할 수 있는 경매와 달리, 갤러리는 고객과의 관계에 따라 판매 우선권 등 차별을 두기도 한다. 이처럼 특징과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경매와 아트페어(갤러리) 각각의 특징에 맞추어 고르게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응찰자로선 수수료가 늘 부담인데 수수료도 다른가?

크리스티는 정기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경매는 현장에서 이뤄지므로 특정 경매의 일자와 시간이 정해져 있다. 오프라인 경매 동안 경매사는 현장 룸에서 들어오는 응찰 이외에도 전화및 서면 응찰, 크리스티 라이브를 통한 온라인 응찰을 모두 받는다. 반면에 온라인 경매는 보통 2주 동안 오픈 진행된다. 마감시간 전까지 2주동안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금액을 응찰할 수 있다. 경쟁 응찰자보다 한 단계 위로 응찰할 수도 있고, 원하는 최대 가격을 넣을 수도 있다. 만일 최대 가격을 넘어서는 응찰이 들어오면 이러한 내용이 공지된다. 각 작품마다 마감시간이 표기되며, 응찰 경쟁이 치열하면 마감시간이 2분 연장되어 응찰에 임할 수 있다. 온라인 경매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고, 오프라인 경매에 비해 가격대가 보다 다양하고, 신진작가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MZ세대 컬렉터의 급증, 팬데믹으로 인한 여행제한 등의 이유로 온라인 경매도 크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수수료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동일하나 지역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다. 한국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홍콩, 뉴욕, 런던 등 주요 도시의 경매는 동일한 수수료가 적용된다. 2022년 2월부터 일괄 26%(미화 100만달러까지)에서 시작, 20%(미화 100만1달러 이상부터 600만 달러까지), 마지막 구간은 14.5%(600만1달러 이상)로, 낙찰가 구간별로 차등적용된다.

해외서 작품을 낙찰받으면 운송비와 보험료가 꽤 들 것이다. 경매에서 낙찰받고 마음이 바뀌어 취소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페널티는? 

어느 지역 경매에서 작품을 낙찰받았는지에 따라 비용은 다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홍콩의 경우가 아무래도 뉴욕이나 런던 경매보다는 비용이 적게 든다. 또한 작품의 무게와 크기에 따라서도 비용은 천차만별 달라진다. 운송은 낙찰자 부담이며, 크리스티가 추천하는 운송사를 이용할 수도 있고, 고객이 원하는 운송사를 자유롭게 선정, 가격을 비교한 후에 진행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경매에서 낙찰받은 후 취소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경매사들은 경매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위탁자, 상대응찰자 등 모두가 피해를 보는 등 많은 손실이 발생한다. 페널티는 낙찰가의 10%는 최소 예상해야 한다. 따라서 응찰 전에 충분히 사전 조사하고, 수수료를 포함한 최대 응찰가를 심사숙고한 뒤 신중히 응찰해야 한다.

작금과 같은 호황 장에서는 유명작가 작품은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에 팔리곤 한다. 고객으로선 늘 가격을 고심하게 된다. 최종결정은 고객이 해야 하는데 조언을 한다면. 

항상 예산을 사전에 결정해 두어야 한다. 국제 경매회사들의 낙찰수수료는 구간별 합산이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복잡할 수 있다. 최종 구매가격을 결정하였다면, 수수료를 제외한 응찰가격(해머가)을 미리 계산해놓아야 한다. 어떤 작품은 응찰경합이 있더라도 따라붙어서 사야 하고, 또 어떤 작품은 적정선에서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결정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하다.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원하는 작가의 가격추이, 동향, 앞으로의 가격 상승가능성에 대해 숙지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없이 유행에 휩쓸리거나 응찰경합에서 즉흥적으로 낙찰받을 경우 후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믿을만한 전문가및 해당 경매 스페셜리스트와의 상담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 분석해보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데 파도주티미(영국)의 'One Step, Two Step.'.최근 크리스티 홍콩경매에서 625만홍콩달러(9억6000만원)에 낙찰되며 화제를 뿌린 작품이다. 2017년에 미술석사학위를 받고 4년만에 작품값이 10억원대까지 치솟아 요즘의 젊은작가 열풍을 보여준 사례다.

미술품투자는 감상이 주목적인 경우, 즐기면서 수익도 기대하는 경우, 투자 최우선인 경우로 나뉘는데. 

이론적으로는 세 가지로 구분되지만, 오랫동안 현장에서 일해본 경험에 의하면 세 가지가 혼합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감상과 향유를 주목적으로 하지만, 미술품 구매로 손해를 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투자를 최우선 한다 해도 결국 투자하려는 작가에 대한 애정이나 이해가 없다면 투자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또한 즐기면서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샀더라도 작품이 너무 마음에 들면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요즘은 미술시장도 유행에 민감한 추세이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작품 소장의 기간이 짧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크리스티, 소더비 경매를 비롯해 대부분의 근현대미술, 동시대미술 경매는 유명작가 위주로 이뤄진다. 블루칩 작품이 집중되는 이브닝세일은 더 하다. 

경매는 재판매가 이루어지는 2차 시장이고, 구매자가 응찰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경매 결과는 모두 투명하게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경매에서 유찰되는 경우에 해당 작가들의 시장은 불가피하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생존작가의 경우에는 더욱 치명적이다. 유찰된 작품은 흔히 "손을 탔다(burnt)"며 부당하게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경매회사들은 가능한 유찰을 피해야 하는 책임이 있고, 결국 낙찰가능성이 높은 작품들로 경매를 구성하게 된다. 최근 크리스티 홍콩 경매는 출품작수를 줄이는 대신 낙찰율을 높여서 100% 또는 이에 육박하는 낙찰율을 기록 중이다. 어느정도 필터링이 된 작가들을 다루는 것은 새로운 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갤러리같은 1차시장과는 다른, 2차시장의 속성이자 의무라고도 할 수 있다.

한국미술시장 또한 인기작가 위주로 쏠림 현상이 심하다. 홍콩 경매에서 팔리는 한국 미술품은 더욱 범위가 한정돼 있다. 또 홍콩서 꽤 인기가 높던 몇몇 작가는 좀 주춤하다. 

젊은 세대 컬렉터들이 경매에 대거 유입하면서 취향이나 구매패턴 등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반면에 예전에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일부 한국작가들의 작품은 아쉽게도 변화를 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같은 스타일을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선보이면, 요즘같이 유행에 민감한 시장은 냉정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정체성을 잃지 않되, 변화를 꾀하면서 새로운 연작들을 발표해야 한다. 반면, 김환기, 이우환 등 거장들은 한국 추상미술의 원형을 구축한 대가로 이미 전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컬렉터층이 상당히 두텁기 때문에 스테디하게 인기를 누리는 것이다. 

어느 나라나 인기 있는 작품은 위작이 나도는 법이다. 한국에서는 요즘 외국 화랑이나 에이전시와 직거래하며 가짜를 속아 사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경매의 경우도 위작사례가 종종 보고되나? 환불도 해주는가? 

크리스티는 진위 여부에 상당히 민감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점이 내가 크리스티 스페셜리스트로서 근무하면서 큰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 중 하나다. 위탁을 많이 받는 게 목적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가려서 위탁받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재단이 있는 작가라면 반드시 재단에 확인을 받고, 출처 등 구매과정을 꼼꼼히 확인한다. 또한 나와 같은 스페셜리스트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작품검증은 물론 다양한 문헌 등을 심도있게 리서치하고,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요즘 한국에서는 외국작가 작품에 대한 선호가 대단하다. 공격적인 톱 컬렉터들은 미국과 유럽의 유력 갤러리와 크리스티같은 톱 경매에서 고가의 작품을 직접 사고 있다. 어떤 작품에 관심을 보이나? 

관심은 상당히 다양한 편이다. 톱 컬렉터들 대부분은 이미 한국 근현대미술 주요 작품을 소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근에는 서양 주요작가들 작품 구매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컬렉터들은 정보 습득력이 대단히 빠르고, 시장 유행을 꿰뚫는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한국 시장이 유행을 주도한다'고 말할정도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쿠사마가 대체적으로 가장 넓은 층의 컬렉터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나라의 작품도 지속적으로 구매수요가 높은 편이다. 미국의 중견작가 조지 콘도(George Condo)도 꾸준히 인기가 있다. 1970년대 출생 예술가들 가운데서는 조나스 우드(Jonas Wood), 아드리안 기니(Adrian Ghenie), 뱅크시(Banksy) 등이 인기가 높고, 1980년대 출생 예술가들 가운데 니콜라스 파티(Nicloas Party), 샤라 휴즈(Shara Hughes)가 각광받고 있다. 또 보아포(Amoako Boafo)같은 흑인 작가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젊은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데(Jadé Fadojutimi), 주커만(Allison Zuckerman) 같은 1990년대 출생 화가들도 인기가 많은 편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근래들어 인기가 수직상승 중인 니콜라스 파티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파스텔화 'Still Life'. 2015. 130x140cm 작년 12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열띤 경합 끝에 3140만홍콩달러(약 48억원)에 팔렸다. [사진=크리스티 경매]

NFT아트에 대해 일부 거품론도 있지만 미래 더 광범위한 흐름이 예고되는데. 

NFT는 앞으로 예술가들에게도,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 줄 것이며, 따라서 미술시장에서 중요한 품목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 영향력있는 미술관과 갤러리를 통해서 주요 작가의 입지에 오르던 전통적인 방식을 전복하고, NFT 커뮤니티의 새로운 목소리를 담아내리라 예상된다. 예를들어, 비플(Beeple)은 미술계에는 별로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NFT커뮤니티를 통해서 인기를 구축하였으며, 2021년 3월,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엄청난 응찰경쟁 끝에 690만달러에 낙찰되면서 살아있는 작가 중 낙찰가 3위를 기록하여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워홀이나 바스키아가 당대 시대정신을 포착했던 것처럼 이들 NFT 예술가들도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컬렉터들의 감성에 어필하고 있다. 여기에 NFT는 블록체인 기술의 일환으로 미술품의 소유권 개념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며, 정확한 출처및 전시, 판매기록 등 모든 기록을 투명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또한 진위 여부를 명백하게 하고, 재판매에 따른 아티스트 추급권 등의 전통미술시장의 문제점을 두루 해결해주리라 기대된다. 하지만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시장인만큼 아직은 시장 개발의 방향성 등 미래가 불투명하고, 투기를 조작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 등 그늘도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당신도 개인적으로 컬렉션을 하고 있는가. 어떤 작품을 수집했는지 귀뜸해달라. 만약 1억원이 생긴다면 어떤 작품을 사겠는가? 

컬렉션이라고 하기는 부끄럽지만, 오랫동안 현장에서 일한만큼 작품을 수집하고는 있다. 맨 처음 목돈을 만들어 구매한 작품은 이우환의 회화였다. 뉴욕서 유학하며 일하던 시절에 주위 신진작가 작품을 구매해본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1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작품을 구매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어서 몹시 설레고 흥분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에도 자금의 여유가 있을 때마다 이우환의 작품을 구입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젊은 화가 앨리슨 주커만의 작품을 구매했다. 지금 1억원이 있다면 헤르난 바스의 드로잉소품을 구매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 호황의 미술시장에 컬렉션을 하려는 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반드시 숙제를 하라는 것이다. 미술품 수집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원하는 작가에 대해 공부하고, 가능한 많은 작품을 실제 보아야 한다. 신뢰할 만한 전문가 2명 정도는 반드시 관계를 맺어놓는 것도 중요하다. 초보자의 경우 고급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렵고, 잘못된 판단을 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런 전천후 노력이 토대가 되었다면, 그 다음에는 즐기는 것이다. 나는 항상 '아는 것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만 못하다'라는 공자님 말씀을 새기곤 한다. 이는 불변의 진리다.

#정윤아 스페셜리스트는 일본 오차노미즈여자대학교에서 미학과 연구생 과정을 수료하였고, 뉴욕주립대학교 예술경영학 석사 취득 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제프리 다이치 갤러리 인턴을 거쳐, 뉴욕 스페이스 언타이틀드 갤러리 큐레이터및 뉴욕 매체예술센터 부관장을 역임했고, 현재 크리스티 홍콩 부사장(Vice President)으로 근무하고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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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화랑담배] 일제 항복 "다가올 일 걱정됐다"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1945년 8월 10일은 광복군의 국내 진공 작전 개시 날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그날 오후 임시정부 주석 김구가 서안성(西安城) 성장 축소주(祝紹周) 집에서 수박을 먹으며 담화하고 있을 때 홀연 전화벨이 울렸다. 축소주가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경에서 무슨 소식이 있는 듯하다"라며 전화가 설치된 곳으로 급히 들어갔다. 그리고는 나와서 하는 말이 "왜적이 항복한답니다"라는 것이었다. 1945년 9월 2일 시게미쓰 마모루 일본 외무상이 미국 항모 미주리호에서 항복 문서에 서명하는 모습. [사진= 위키디피아] 김구는 백범일지에서 "이 소식은 내게 희소식이라기보다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일이었다. 수년 동안 애를 써서 참전을 준비한 것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 서안훈련소와 부양훈련소에서 훈련받은 우리 청년들을 조직적 계획적으로 각종 비밀무기와 전기(電器)를 휴대시켜, 산동반도에서 미국 잠수함에 태워 본국으로 침입하게 하여 국내 요소에서 각종 공작을 개시하여 인심을 선동하게 하고, 전신으로 통지하여 무리를 비행기로 운반하여 사용할 것을 미국 육군성과 긴밀히 합작하였다. 그런데 그러한 계획을 한번 실시해 보지도 못하고 왜적이 항복하였으니, 지금까지 들인 정성이 아깝고 다가올 일이 걱정되었다. 우리가 이번 전쟁에서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장래에 국제간에 발언권이 박약할 것이다"라고 당시 기분을 말했다. 국내 진공 작전에 투입되기 직전 이 소식을 접한 광복군 분위기도 침울했다. 작전을 총지휘하고 있던 이범석 장군은 미 OSS 부새 사젠트 소령에게 사실 여부를 묻고 또 물으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미군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서로 껴안고 법석을 떨었다. 그야말로 광적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광복군들은 서로 손을 잡고 울음을 터뜨렸다. 누가 선창했는 지는 알 수 없으나,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일본의 항복 경위는 아래와 같다. 1945년 5월 궤멸 상태에 빠진 독일이 항복한 뒤로는 일본만이 절망적인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 어간에 미국, 영국, 중국 수뇌들이 1943년 11월 카이로 회담을 한 후, 카이로 선언을 채택했다. 주요 내용은 ①일본이 탈취한 영토를 원래대로 회복하고, 일본을 그 영토 밖으로 추방한다. ②한국은 적절한 절차(in due course)를 거처 자유롭고 독립된 국가로 건설한다. 등이다. 1945년 2월 미국, 영국, 소련의 정상들이 크림반도의 얄타에서 회합하여 각각 일본과 독일에 대한 전략과 전후 처리안을 결정하였다. 1945년 7월 미국, 영국, 중국 수뇌들이 포츠담에서 일본 측에게 무조건 항복을 권고하며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소련도 뒤에 이 공동 선언에 가입하였다. 그러나 일본은 포츠담 선언을 묵살하고 계속 초토전술을 떠들었다. 이에 미군은 1945년 8월 6일에 인류사상 최초의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에,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했다. 나가사키 투하 하루 전날인 8월 8일에는 소련이 일본에 선전을 포고하고 만주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본은 히로히토 일왕 어전회의에서 포츠담 선언 수락을 결정하고, 1945년 8월 10일 스위스 정부를 통하여 연합국 측에 그 내용을 통지한 것이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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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시바' 누구?...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 사임을 공식화하면서, 일본 정국의 관심은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로 쏠리고 있다. 집권당 총재가 곧 총리직을 맡는 일본 정치 구조상 이번 총재 선거는 사실상 다음 총리를 뽑는 절차다. 자민당은 조만간 새로운 총재 선거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2024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경합했던 주요 인사들이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국 운영이 소수 여당이라는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차기 총재가 야당과 어떻게 연대할지, 어떤 연립 구도를 짤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권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로 다카이치가 23%, 고이즈미가 22%를 기록했다. 나란히 1, 2위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고이즈미가 32%로, 다카이치(17%)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는 2024년 총재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에게 역전패했다. 고이즈미 역시 의원 표에서 선두에 올랐지만 당원 표에서 밀리며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당내 기반과 대중적 인지도를 겸비해 차기 선거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주자들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981년생(44세)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2009년 중의원 첫 당선 이후 줄곧 '포스트 아베',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다. 환경상, 농림수산상을 거쳤으며 개혁 성향과 젊은 이미지로 지지층을 넓혔다. 2024년 총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농림수산상으로 복귀해 쌀 유통 개혁 등 농정 개혁에 매진했다. 대중적 인지도와 '고이즈미 브랜드'라는 정치 자산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1961년생(64세)으로 보수 강경파로 분류되는 여성 정치인이다. 2021년 총재 선거에 첫 도전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3위를 기록했다. 2024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원 72표, 당원 109표)를 얻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역전 당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웠던 의원 그룹이 주된 지지 기반이다. 이시바 정권에서 당직 제안을 거절하며 독자 노선을 유지해 왔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야시·모테기 등 잠룡도 주목 고이즈미와 다카이치 두 선두 주자 외에 잠룡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옛 기시다파 일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시바 정권의 2인자로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은 당내 경험과 풍부한 인맥을 강점으로 삼고, 아소 다로 전 부총리와 교류를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5선 의원으로, 동기 의원들과 옛 니카이파의 지원을 받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총재 선거 이후에도 정국 '안갯속'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를 합산하는 방식이 원칙이지만, 긴급 시에는 국회의원과 지방 지부 대표만 투표하는 '양원 의원 총회' 방식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 경우 의원 표의 비중이 커져 파벌 역학이 중요해진다. 차기 총재가 선출되더라도 곧바로 정권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일본 헌법상 총리는 국회에서 지명되는데, 자민·공명 양당은 현재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상태다. 따라서 야당이 단일 후보를 세워 결집할 경우,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당 총재가 총리에 오르더라도, 예산안·세제 개혁 법안 등 국정 운영은 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차기 총재는 곧바로 '연립 확대'나 '정책 연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고,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어떤 야당과 손을 잡을지가 핵심 화두가 된다. 결국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단순히 차기 지도자를 뽑는 절차를 넘어, 일본 정치가 다당제 속에서 어떤 연립 구도를 구축할지 시험대가 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goldendog@newspim.com 2025-09-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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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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