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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제조창 '대유평' 수원시민 문화활동 공간 아름다운 변신

기사입력 : 2021년11월06일 10:47

최종수정 : 2021년11월06일 10:47

조선 말 둔전→산업화시대 연초제조창→현재 시민공간

[수원=뉴스핌] 순정우 기자 = 산업화의 거점으로 전성기를 누리다가 슬그머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건축물은 '골칫거리'로 여겨지기 쉬웠다. 많은 사람이 사용했던 흔적이 남아 노후화되고 흉물스러워진 건축물들에 새로운 목적을 부여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생명을 다한 공간과 건축물에 다시 활기를 돌게 하는 성공 사례들도 많다. 또 노후 건축물을 활용한 도시재생은 활발하다.

경기 수원시에도 산업화시대의 상징이었던 산업유산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주민들의 이야기를 꽃피울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낸 곳이 있다. 바로 장안구 대유평공원과 111CM(커뮤니티)이다.

6일 수원시가 밝힌 복합문화공간 111CM에 대한 의미를 알아본다.

1970년대 연초제조창 모습. 표시된 부분이 공장건물 일부를 존치해 현재 111CM으로 조성한 곳이다. [사진=수원시] 2021.11.06 jungwoo@newspim.com

◆조선부터 근대까지 산업을 꽃피운 중심지 '대유평'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대유평은 수백 년의 역사를 따라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화서역을 중심으로 많은 주민이 생활하고 있는 터전이지만, 수십 년 전에는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다.

대유평의 시작은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원에 화성을 축조해 백성들을 위한 실용적인 도시를 건설하고자 했던 정조대왕이 대유평의 최초 계획자이다. 농경 시설 확충과 화성 축조의 재원 마련을 위해 대유둔전을 조성한 것이 1795년이다. 대유둔전에서의 원활한 농업을 위해 만석거와 축만제 등 수리시설도 함께 만들어졌다. 이후 200여 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대유평 넓은 뜰은 조선 후기 농업개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백성들의 삶의 터전이 됐다.

대유평의 첫 번째 변화는 전후 대한민국의 활발한 산업화와 함께 진행됐다. 1960년대 후반부터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담배를 생산하는 연초제조창을 조성, 1971년 4월 1일부터 공장을 가동했다. 시나브로, 88, 라일락, 한라산, THIS 등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의 담배들이 대유평 연초제조창에서 제조됐다. 한때 1500명의 노동자가 종사하며 연간 1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할 정도로 성업한 대유평은 근대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이후 담배 산업의 정체기와 공장의 자동화 및 집적화가 이뤄지면서 대유평 연초제조창은 32년만인 지난 2003년 3월 14일 가동을 중단했다. 연초제조창은 또 다른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폐쇄된 공장과 부지는 20년 가까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도시에서 '골칫덩이' 같은 존재가 되어갔다. 그 사이 주변에는 아파트가 들어섰고, 해당 부지에 대한 개발 요구가 이어졌다.

수원시는 지난 2017년 대유평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면서 개발의 혜택이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즉, 개발이익으로 자연을 접하며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어 주민에게 환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진행 과정에 건축설계사와 조경가 등을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전문가가 사업을 총지휘하도록 주문했다. 덕분에 지역의 역사성과 접근성, 주변 환경과의 어우러짐 등의 조화를 이루며 민관 협력 사업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대유평공원과 111CM이다.

◆111CM,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다

염태영 시장(왼쪽 10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개관식에서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수원시] 2021.11.01 jungwoo@newspim.com

11월 1일 개관한 111CM은 옛 연초제조창 건물의 일부를 개조해 수원시민들에게 환원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공간의 이름은 주소에서 따왔다. 정자동 111번지에서 모두가 하나 되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희망을 담아 커뮤니티(ComMunity)에서 C와 M을 조합해 만들었다.

111CM은 단정하게 조성된 공원 안쪽으로 자리 잡은 회색빛 낡은 건물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건축물은 파이고 긁힌 흔적이 곳곳에 남아 세월이 느껴지는 오래된 기둥들이 6m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배치돼 있다. 대량생산을 위해 계획된 균일한 규격의 거대 프레임을 그대로 활용했다. 콘크리트가 노출된 9m 높이의 천장은 그 자체로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구현하고, 벽에는 통유리를 주로 활용해 내외부 공간이 시각적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입구는 당시 담배공장 노동자들이 사용했던 세면장 자리로, 현대적으로 재창조해 역사성과 특색을 더했다.

내부 공간은 2개 동과 가운데 야외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자칫 삭막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외관이지만 어디에서든 장벽 없이 진입할 수 있어 오히려 개방감이 크다. 내부에서 어느 방향을 바라보더라도 공원과 푸른 하늘이 눈에 들어와 탁 트인 시야가 펼쳐지는 것 또한 장점이다. 계단을 따라 지붕을 올라가면 2층 야외데크가 마련돼 있어 도심 한가운데서 한가로운 정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내부 중 A동에는 편의시설이자 휴게공간으로 베이커리카페가 입점해 운영되고 있으며, B동은 시민들이 다양한 취미생활과 모임 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2333㎡ 규모의 B동 복합문화공간은 곳곳을 가변형으로 구성해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입구에 갤러리 공간을 지나 라운지와 커뮤니티, 창의예술실험실, 다목적실, 교육실 등이 마련돼 이들을 결합해 공간을 확장하거나 나눠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두 동 사이 야외 공간에는 대유평을 중심으로 한 1970년대 수원의 모습과 연초제조창의 역사를 보여주는 아카이브 영상 전시기기가 배치돼 있다.

앞으로 시민들은 111CM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누리게 된다. 우선 개관 기념으로 오픈한 전시를 통해 내년 1월 말까지 심영철, 이일, 이혜선, 이진희 등 네 작가의 작품 37점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인근 학교 학생 및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은 물론 개별 스튜디오 대관 등을 운영한다.

◆여유와 힐링을 선물하는 대유평공원

대유평공원 인근 공동주택 단지에서 111CM으로 연결되는 공간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수원시] 2021.11.06 jungwoo@newspim.com

111CM을 품고 있는 대유평공원은 공동주택, 대형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개발사업부지의 정중앙에 공원을 배치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누릴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2단계로 사업 구간을 나눠 총 11만3757㎡에 달하는 면적의 공원이 조성된다.

우선 111CM과 함께 지난 28일 사용승인을 받은 1단계 구간은 9만6천여㎡다. 대각선으로 흐르는 부지 모양을 따라 중심부에 나들마당, 생태연못, 생태계류 등이 조성돼 다채로운 공간 구성을 보여준다. 주변부에는 숲속놀이터, 왕벚꽃길, 물가쉼터, 전망데크 등이 재미를 더하고, 111CM과 연결되는 부분은 스테핑가든과 자작나무숲을 조성해 건축물과 외부 공원이 시공간적으로 단절되지 않고, 시각적으로도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원은 녹지가 끊어지지 않도록 도로 위로 둔덕을 조성하고 바람언덕과 지붕정원을 꾸몄다. 대형 공동주택단지와 연결되는 부분은 계수나무길과 야생화원으로 만들었다. 알찬 구성 가운데 여유공간도 곳곳에 배치해 넓은 공간을 더욱 활동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조경을 위해 교목 2999주, 관목 6만7960주, 지피 15만3600본 등이 식재됐다.

가장 큰 특징은 접근성이다. 주변 공동주택단지는 물론 인근 초등학교, 중학교 등은 물론 상가단지 등 어디에서나 누구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주안점을 뒀다.

향후 2단계 공원사업이 진행되면 북쪽에 위치한 서호천과 남쪽에 위치한 숙지공원을 연결하며 수원시내 도심의 녹지축을 연결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지역 주민들이 교통흐름에 방해받지 않고 공원길로 서호천부터 대유평공원을 거쳐 숙지공원까지 걸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jungw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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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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