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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4년 뒤 방위비 1조 5000억원…국방비 증가율과 방위비 연동 적절한가

2022~2025년 방위비, 국방비 증가율 따라 연 6% 인상
박원곤 "실망스러워" vs 민정훈 "돈보다 동맹의 가치를 생각해야"

  • 기사입력 : 2021년03월11일 06:02
  • 최종수정 : 2021년03월11일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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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미 양국이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1년 넘게 진통을 겪은 이후, 바이든 행정부 출범 46일 만의 성과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대면회의를 갖고 '6년 계약·13.9% 인상'안에 합의했다. 13.9%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포함한 것이다.

외교부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왼쪽)가 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나 웰튼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9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21.3.7. [사진=외교부]

'다년 계약·13% 인상'안은 외교가에서 '타결만 된다면 한국이 만족할 만한 결과'로 평가받아 왔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다년 계약을 하다가 트럼프 행정부 들어 1년 계약으로 바뀌었는데, 매년 협상을 하면서 갈등이 표출되는 모양새가 된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가량의 대폭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방위비를 둘러싼 한미 간 갈등 국면이 더 이어지지 않고 신속히 타결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기존 SMA의 틀 안에서 신속하게 타결이 된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우리가 트럼프 행정부 때 제시했던 범위 내에서 원하는 다년계약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양쪽 다 만족할 만한 안이 도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2021.03.10 suyoung0710@newspim.com

◆ 박원곤 "트럼프 요구한 50% 인상 금액에 맞춰질 것" vs 민정훈 "동맹 안정성 위한 비용으로 생각해야"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이번 협상 결과의 핵심은 2021년을 포함해 2025년까지 5년간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과 연동시켰다는 것이다. 예컨대 2021년 국방비 증가율이 6%라면, 2022년도 방위비 분담금을 6%만큼 올리는 것이다.

지난해 국방부가 발표한 '2021~2025 국방중기계획 연도별 재원'에 따르면 국방비는 2021년 56.5조원, 2022년 59.8조원, 2023년 63.6조원, 2025년 67.6조원으로 예상된다. 연도별 예상 증가율은 각각 6.9%, 5.8%, 6.4%, 6.3%다.

이 국방비 증가율을 방위비 인상에 적용시켜 보면, 예상되는 방위비는 2022년 1조 2467억원, 2023년 1조 3330억원, 2024년 1조 4109억원, 2025년 1조 5005억원이다. 4년 뒤에는 방위비 1조 5000억원 시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다년 계약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자, 오바마 행정부 때 적용됐던 '4% 룰'이 이번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이 나왔다. 이는 연간 물가상승률에 준해 방위비를 인상하는 것으로, 그 상한선을 4%로 정한 것이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연간 약 6% 상승이 예상되는 국방비 증가율과 방위비 인상률을 연동시키기로 합의했다. 이 때문에 '실망스럽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일부 나오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단 모두에 실망스럽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말로만 동맹을 복원하겠다고 하고 실제로는 동맹을 배려한 것 같지 않다. 협상단도 조금 더 버텼으면 우리 쪽에 더 유리한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이런 추세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했던 '50% 인상' 금액에 맞춰져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4년 간 동맹을 때리며 미국 국내적으로 '동맹국의 비용분담'에 관해 문제 제기를 했는데, 그래서 미국민 다수도 '동맹국으로부터 적정한 비용을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한미군 규모에 비해 1조 5000억원이라는 금액이 적정한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미국이 추진 중인 해외 주둔미군 배치 유동성 강화 전략에 따라 주한미군 숫자가 현 수준인 2만 8500명 이하로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다.

박 교수는 "2만 8500명이라는 것도 가변적 숫자다. 주한미군이 축소될 가능성은 있어도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며 "그런 것을 고려하면 계약 기간을 2년 정도로 한 뒤, 주한미군 규모 조정 상황을 봐서 소요충족형으로 가는 것을 논의해보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요충족형은 현재 총액제와 달리, 항목별로 필요한 금액을 책정해서 하는 계약을 말한다.

반면 방위비 인상을 한미동맹의 강화, 동맹 안정성을 위한 비용 지불로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정훈 교수는 "이번 협상의 상징성은 돈보다 동맹간 신뢰회복, 가치동맹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때 4년간 방위비 문제로 동맹 운영이 어려웠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비 증가율과 방위비 인상률 연동의 적절성 지적에 대해 "과거처럼 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하려고 하면 시작부터 미국과 협상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국방예산 증가율과 (방위비 인상률이) 연동되는 것이 과거에 비해 높은 수치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트럼프 행정부 때 협상 교착됐던 것 등을 고려하면 나름 최선의 결과로 본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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