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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불의 30년전 퍼포먼스…예술로 이 시대 여성을 말하는 법

기사입력 : 2021년03월05일 17:09

최종수정 : 2021년03월05일 17:09

서울시립미술관, '이불-시작' 3월 2일부터 5월 16일까지 개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는 여성의 사정을 예술로 승화한 이불 작가의 작품이 강한 울린을 선사한다. 지난해 67년 만에 낙태죄가 폐지되기 전까지 수많은 여성들의 외침이 있었고 미술 작가 이불은 예술가다운 퍼포먼스와 메시지를 던지며 이 사회의 분위기 전환에 한몫을 담당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작가 이불의 개인전 '이불-시작'을 지난 2일 개막해 오는 5월 1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에서 개최한다. 이는 세계적인 작가 이불의 초기 활동 시기였던 1987년부터 10여년간 집중적으로 발표된 '소프트 조각'과 '퍼포먼스 기록'에 관한 전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불, ' 수난유감―내가 이 세상에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인 줄 아느냐?', 1990, 서울과 도쿄에서 12일간 퍼포먼스, 《제2회 일·한 행위예술제》. [사진=작가 제공] 2021.03.05 89hklee@newspim.com

이번 전시는 작가가 초기 10년간 이룬 '퍼포먼스 기록'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최초로 공개되는 드로잉 50여점과 이번 전시를 계기로 재제작한 참여형 조각 1점, 퍼포먼스 비디오와 사진기록 70여점, 조각과 오브제 10여점이 소개된다.

이불의 활동 초기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로 국내 사회는 대중문화의 호황기와 국제화의 물결, 그리고 새로운 세기를 기대하는 희망이 상충되는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었다. 1964년생인 이불 작가는 한국 사회의 정치 변혁과 급속한 사업화, 후기 식민주의 근대화를 목도하며 자랐다.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후로 동료 작가들과 소그룹 '뮤지엄'을결성해 작품 활동을 벌이면서 전위 계열의 행위예술가들과 더불어 전시장과 극장 거리 등에서 퍼포먼스를 하며 기존 미술 범주에 속하지 않는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불 작가는 남달랐다. 기존의 조각 전통을 탈피하기 위해 소프트한 재료로 만든 조각을 몸에 맞게 입고 퍼포먼스를 펼쳤고, 1990년부터 약 5년간 셀 수 없이 많은 전시와 행위 예술 축제에 참여하며 전시와 퍼포먼스를 병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불, '수난유감―내가 이 세상에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인 줄 아느냐?', 1990, 서울과 도쿄에서 12일간 퍼포먼스, 《제2회 일·한 행위예술제》. [사진=작가 제공] 2021.03.05 89hklee@newspim.com

그의 초기 활동을 설명할 때 빼놓을 없는 작품이 '낙태'(1989)와 '수난유감-내가 이 세상에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인 줄 아느냐?'(1990)이다. '낙태'는 1989년 동승아트센터에서 작가가 전라 상태로 직접 천장에 거꾸려 매달려 목에 채워진 쇠사슬을 곡갱이로 끊어내 퍼포먼스로 여성의 낙태의 고통을 가감없이 표현해 충격을 안겼다. 여성 신체의 문제를 극대화하고 여성 신체에 대한 남성이 갖는 환상적인 이미지를 자처하면서도 '낙태'를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여성의 사실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수난 유감-내가 이 세상에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인 줄 아느냐'는 소프트한 재료로 만든 조각품을 작가가 입고 진행한 퍼포먼스로 남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작가의 저항과 절규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무수한 팔다리가 뻗어나온, 마치 괴물을 연상시키는 조각에서 여성의 호소가 느껴진다. 이불의 몸을 빌려 움직이는 조각은 시선을 뽐내며 살아 숨쉬듯 춤춘다. 작가는 이 작품을 1990년 서울과 도쿄 거리에서 12일간 진행한 '제2회 일·한 행위예술제'에서 선보였다.

이와 같은 이불 작가 퍼포먼스에 대한 기록은 개인전서 비디오와 사진,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불, '히드라', 1996/2021,
천 위에 사진 인화, 공기 펌프, 1000cm(높이)x약700cm(지름) [사진=서울시립미술관] 2021.03.05 89hklee@newspim.com

전시장 로비에는 1996년 처음 소개한 풍선 모뉴먼트 '히드라'를 2021년 버전으로 제작해 선보인다. 이 작품에는 부채춤 인형, 왕비, 여신, 게이샤, 무속인, 여자 레슬러 등 복합적인 여성 이미지로 분한 작가의 초상이 인쇄돼 있고 구조물에서 사방으로 연결된 펌프를 관객이 직접 밟아 바람을 불어넣어 풍선을 일으켜 세우는 참여적 조각이다. 관객의 반응이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통하는 이불 작가의 작업을 통해 관람객도 예술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게 됐다.

한편 여성의 내면과 힘을 보여주는 예술적 발산 이후 이불 작가는 문화 정치적인 기제들을 비판적으로 전유하는 구체적인 주제 의식으로 발전시켜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구축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 삼성미술관, 아트선재센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일본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 도쿄 모리미술관, 홍콩 M+미술관,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미국 휴스턴미술관,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미니애폴리스 워커아트센터,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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