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동산 건설

속보

더보기

SH·건설사의 외관디자인 공모제 공공아파트, 주거·편의 '뒷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문주·담벽 없고 일부세대 북향…맞통풍 어렵고 일조권 침해 우려
건설사 "당선 위해 실험적 설계"…SH공사 "외부 심사위원들 선정"
송도자이크리스탈, 조망권 집중…"SH, 디자인 위해 입주편의 간과"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울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에 분양한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의 설계구조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 평면에 혁신적 디자인(?)을 도입한 결과 북향, 일조권 침해 등 생활에 불편한 요소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아파트 외관과 커뮤니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정작 입주민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업계에서는 설계공모를 진행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디자인의 '혁신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입주민의 '주거편의'라는 본질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단지배치도 [자료=제일건설] 2021.02.24 sungsoo@newspim.com

◆ 문주·담벽 없고 일부세대 북향…맞통풍 어렵고 일조권 침해 우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예비 청약자들은 '고덕강일 제일풍경채'(강일지구 1블록),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강일지구 5블록)의 아파트 도면(평면도)을 보고 우려 섞인 의견을 내놓았다.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된 설계를 도입하다 보니 입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다.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문주와 담벽이 없다. 총 780가구 중 28가구(약 3.6%)가 북향이며 6가구는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때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없다. 또한 커뮤니티 시설을 외부인들도 이용할 수 있게끔 돼 있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일부 저층 세대가 맞통풍이 잘 안 되고 일조권 침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단지들은 모두 SH공사가 진행한 일반분양 현상설계공모에서 당선된 설계를 반영했다. 설계공모 지침서에는 "도시의 획일적인 경관과 단조로움을 피하고 주동형식의 다양화 계획(예: 탑상형, 판상형, 혼합형)을 도입"하라고 적혀 있다.

특히 세부채점표에 ▲창의적 형태의 단지배치 ▲창의적 디자인 및 형태의 주동계획 제시 ▲배면 및 측면계획의 디자인적 독창성 ▲창의적인 소셜·스마트 시티 기획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다. 설계에 '창의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자료=제일건설] 2021.02.19 sungsoo@newspim.com

◆ 건설사 "당선 위해 설계"…SH공사 "외부 심사위원들 선정"

아파트 설계를 맡은 건설사와 설계공모를 진행한 SH공사는 입주민 주거편의가 크게 훼손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우선 건설사들은 공모에 당선되기 위해 설계에 여러 요소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획일적인 아파트 설계는 당선 가능성이 낮았다"며 "일반적인 판상형 정남향 대신 여러 실험적 요소를 도입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민들 거주가 크게 불편해지는 설계였다면 심사과정에서 우리 회사 작품이 떨어졌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SH공사가 공모한 컨셉에 맞춰서 설계하다 보니 옛날 성냥갑 아파트와는 다른 구조를 취하게 됐다"며 "일부 저층부나 코너쪽 세대들이 맞통풍 구조가 안 나오도록 설계될 수밖에 없었지만 일조권은 최대한 침해받지 않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반면 SH공사는 입주민들 불편을 초래할 만한 지침을 준 적이 없고 외부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준 설계안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H공사가 게시한 설계공모 지침서에는 "일조가 가능하고 통풍이 원활한 건축물을 배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한 세부채점표에는 ▲각 주동 및 커뮤니티 시설의 채광 및 경관확보의 적정성 ▲단지주변 도시적 환경을 고려한 도시맥락적 연계계획의 적정성 등이 포함돼있다. 이를 반영해서 외부 심사위원들이 심사한 결과 높은 점수를 준 설계안이 채택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심사위원들의 작품심사 의견서에는 두 아파트의 설계에 대해 우려하는 대목이 있었다.

고덕강일 제일풍경채에 대해서는 "저층부 실제 생활권의 불편함(환경, 프라이버시 등)은 앞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며 "일부 유닛의 조망이나 채광이 좋지 않은 부분은 설계를 진행해 나가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담장형 마을의 경우 북동향의 긴 장변(長邊, 변이 길다는 뜻)으로 이뤄져 있다"며 "향후 설계시 조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에 대해서는 "학교, 한강쪽 풍경을 간과했다"며 "또한 지하 공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송도자이크리스탈, 조망권 집중…"SH, 디자인 위해 입주편의 간과"

특히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일부 고분양가 논란도 있다. 작년 강일지구에 공급된 아파트들보다 분양가가 9~35% 가량 높아서다. 

작년 6월 '고덕강일8단지, 14단지'는 3.3㎡당 평균 1800만~1900만원에 분양했다. 작년 12월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3.3㎡당 분양가가 2230만원이다.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3.3㎡ 평균 분양가가 2429만원으로 이보다 높다. 

또한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전용면적 101㎡가 모두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고덕강일8단지, 14단지 전 가구 분양가가 9억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 대출이 가능했던 것과 다른 점이다.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전용 101㎡ 분양가는 9억5640만~9억866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비(전용 101㎡ 기준 282만~1173만원), 유상옵션 비용을 포함하면 10억원에 가깝다. 이처럼 적잖은 분양가를 부담한 입주민들은 정작 '혁신적인' 아파트 설계로 주거의 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 조감도 [자료=GS건설] 2021.01.12 sungsoo@newspim.com

일각에서는 지난달 송도에서 분양한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과 대조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은 민영 아파트로 전 타입(일부 저층세대 제외)에서 서해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바다를 접한 전면의 동 뿐만 아니라 후면부에 위치한 동도 바다조망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향, 조망권 등 입주민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 상품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SH공사가 디자인의 '혁신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입주민들의 '주거편의성'이라는 본질적인 부분을 다소 놓쳤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SH공사의 설계공모 당선작을 보면 일률적인 성냥갑 아파트를 탈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디자인에 신경을 쓰다보면 아파트 설계구조가 변경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SH공사가 디자인 쪽에 전문성이 높지 않은데 민간 건설사가 공사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민관이 합동 작업하는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있었을 수도 있고 이를 절충한 결과물이 현재의 설계도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아파트에 커뮤니티 형성을 중시하는 서울시 정책도 단지설계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가족의 개별공간' 성격이 강한 아파트 단지에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 이웃관계 회복, 공동체 의식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 문주, 담장이 없고 커뮤니티 시설을 외부인에게 개방하면 단지 자체의 폐쇄성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관리비를 내는 입주민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여지가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정부 주도로 진행한 아파트 단지의 설계나 디자인을 보면 일반 아파트 입주민들 문화와 어긋나는 경향이 종종 있었다"며 "SH공사가 과도하게 컨셉을 추구해서 다소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주거정책을 수립하는 서울시에도 일부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