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설치 예산 236억 원보다 1.5배 많은 560억 원
재정 부담 63빌딩보다 높은 주탑이 문제…안전에 취약
[안동=뉴스핌] 이민 기자 = 경북 안동시가 3대 문화권사업의 활성화 해법으로 야심차게 추진 중인 '세계 최장 보행현수교 설치계획'이 안전성 검토문제로 보류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동시가 도산면에 추진중인 보행현수교 이미지[사진=뉴스핌DB] 2021.02.16 lm8008@newspim.com |
16일 시에 따르면 길이 750m인 보행현수교는 올해 말 완공 예정인 3대 문화권사업의 활성화와 도산권역 순환형 관광탐방로 구축을 위해 도산면 동부리와 예안면 부포리를 이어 지역의 랜드마크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월 예산 14억 5000여만 원으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하지만 이 용역에서 당초 사업금액 236억 원보다 1.5배 많은 560억 원으로 증액되면서 사업 진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문제는 현수교를 만들면서 도산서원 등 인근 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활용할 예정이던 다리 주탑의 높이가 210m인 것. 설계를 하면서 주탑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일정 규모의 안전시설 설치와 이를 지탱하는 수중의 다리 기초공사금액이 많아졌다는 것이 안동시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재정 부담이 커진 시는 지난해 8월 설계용역을 중단시키고 당초 완공 계획도 1년을 더 미루어 2023년으로 변경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안동시 담당자는 "오는 3월 중 공기 연장도 있어 기재부와 협의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63빌딩 높이와 비슷하고 세계적으로 최고 높다 보니 설계안전성 검토를 더 해야 한다는 일부 교수들의 자문도 있어 270억 원 규모의 대안설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시는 보행현수교 설치계획이 변경된 사실을 그동안 시의회에는 보고도 없다가 오는 23일 의원간담회를 통해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시의회 의원들은 이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눈치다.
이재갑 의원은 "그동안 세계 최장·최고 높이의 전망대와 다리라서 안전에 대한 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예산문제로 중단된 것은 몰랐다"며 "그동안 쉬쉬한 이유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의회 보고가 6개월 가까이 늦은 이유와 관련해 매년 수십억 원의 운영비 적자가 예상되는 3대문화권사업에 예산이 불어나면서 불투명한 사업과 천문학적인 혈세 낭비라는 우려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는 사업 초기부터 안동 도심에서 거리가 멀고 외딴곳이라는 위치적 결함과 관광객 유입 요인이 될 만한 마땅한 콘텐츠가 부족해 막대한 운영비 적자 논란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지난해 5월 3대 문화권사업 인근에 약 700억 원 규모의 길이 980m 도산대교 설치와 보행현수교를 포함한 도산권역 메가스케일 관광벨트 구축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이경란 안동시의원[사진=뉴스핌DB] 2021.02.16 lm8008@newspim.com |
이에 대해 이경란 의원은 "의회가 현수교에 대해 부정적인 데다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말을 못 한 것 같다"며 "핵심이 될 만한 랜드마크 사업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한 집행부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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