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수천억원대 분식 회계와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가 4년 간의 재판 끝에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 전 대표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채용비리와 일부 횡령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분식회계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무죄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1억8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임의 사용해 횡령한 점과 부당채용 관련 15명의 지원자 중 14명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은 유죄로 인정된다"면서도 "분식회계와 관련해서는 일부는 회계기준에 위반된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고, 일부는 반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공모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공개채용 제도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거나 이전의 잘못된 관행을 바꿀 수 있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일부 지원자의 청탁을 용인했다"며 "KAI의 법인자금으로 구입한 상당한 양의 상품권을 전달받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죄의 전력이 없고, 부당채용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개인적 이익을 취한 바 없는 점, 이미 이 사건으로 1년여 구금생활을 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채용비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임원 이모 씨와 또 다른 이모 씨에게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이, 정모 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나머지 4명 피고인은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앞서 하 전 대표는 2013년 5월부터 지난 7월까지 KAI 사장으로 연임하면서 분식회계, 납품가 부풀리기, 부정채용 등 경영비리 전반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2017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하 전 대표는 2013년에서 2017년 초까지 자재 출고 조작, 손실충당금 미반영 등을 통해 매출 5358억원과 단기순이익 465억원을 과대 계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계분식된 재무제표를 통해 6514억원과 6000억원의 회사채, 1조9400억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도 있다.
또 하 전 사장이 KAI 본부장 및 부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환율조작을 통해 회사 돈 10억4100만원을 빼돌리거나 카드깡 등으로 회사 돈을 현금화해 사용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도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어야 하는 지원자 15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도 적용됐다.
선고가 끝난 뒤 하 전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상당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재판장님께서 법대로, 진실에 충실하게 봐주신 것 같다"며 "저희 회사가 그런 회사가 아닌데 그동안 과하게 얘기된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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