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주 열기에 합병 앞둔 스팩 주가↑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산타랠리'가 이어지면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주가 주목받고 있다. 올 한 해 제약·바이오 주가가 크게 상승하며 관련주와 합병을 앞둔 스팩주가 숨겨진 저평가주로 부각되면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보8호스팩은 전 거래일 대비 16.03% 오른 42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8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2000원 대였던 주가는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올랐다.
교보8호스팩은 의료용 바이오 소재기업 원바이오젠과 내달 22일 합병을 앞두고 있다. 원바이오젠은 습윤 밴드·드레싱제 전문 기업이다. 상처를 보호하거나 오염을 방지하고 삼출액의 흡수·출혈, 체액 손실을 막아주는 창상피복재 의료용 소재 사업을 주로 영위한다. 또 IT 융복합 의료기기, 유착방지막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원바이오젠 주가는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을 앞두고 3만 원대까지 오른 상태다. 스팩과 원바이오젠의 합병비율은 약 1대 10.1605이며, 합병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2월 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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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8호스팩(위)과 대신밸런스제6호스팩(아래)의 최근 3주간 주가 변동 현황. 2020.12.22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
최근 스팩주 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컸던 종목은 대신밸런스제6호스팩이다. 지난 달 초까지 3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최근 1만 원대까지 뛰어올랐다. 이날 주가는 전날 상한가 상승분을 13.80% 반납하며 9870원에 마감했다.
대신밸런스제6호스팩은 원료의약품 제조사 국전약품과 합병 예정이다. 국전약품은 급성췌장염 치료제 및 혈액 항응고제로 쓰이는 나파모스타트 원료 생산 제약사로, 니파모스타트 기반 코로나19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국전약품은 최근 대신밸런스제6호스팩과 합병을 마무리하고 오는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이들 스팩주에 옮겨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제약바이오 관련주가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 미래 성장 기업과 합병하는 스팩주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스팩주의 공모가는 주당 2000원 수준이다. 최근 급등한 제약바이오주와 비교하면 가격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우량 기업과 합병에 성공할 경우 주가 상승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스팩주 매집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교보8호스팩의 경우 이달 들어 전체 거래량의 92.01%가 개미들 손에서 오갔다. 1088만여주를 매수하고, 1030만여주를 매도해 총 57만여주를 사들였다.
대신밸런스제6호스팩 역시 같은 기간 전체 거래량의 97.12% 비중을 개인 투자자들이 차지했다. 전체 거래량에서 기관(0.32%)과 외국인(2.41%) 비중은 미미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제약주 매집 대상이 되다'는 내용의 보고서에서 "시장 유동성은 많고 개인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성장주는 제한적"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국내 주식들이 급등한 상황에서 미래 성장주로 평가받는 제약주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