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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맞은 창원조각비엔날레, 조각의 혁신과 미래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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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경상남도 창원하면 우리에게 더없이 소중하고, 위대한 조각가 우성 김종영(1915~1982)이 떠오른다. 창원에서 태어나 자란 뒤 일본 유학을 거쳐 서울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김종영은 한국 추상조각의 새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작가다. 그가 동양과 서양의 미학을 꿰뚫으며 조각가로서 설파한 '불각(인위적으로 깎지 않는다)의 미'란 개념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김종영은 대상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을 뛰어넘어 사물의 본성이 스스로 드러나도록, 그 생명력이 온전히 구현되도록 힘쓰며 보석처럼 빛나는 걸작들을 남겼다.

김종영의 뒤를 이어 '대칭의 미감'을 파워풀하면서도 독창적으로 구현한 문신(1923~1995)이 창원 출신이다. 좌우가 아름답게 대칭을 이루는 문신의 조각은 한국 뿐 아니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호평을 받은바 있다.

뿐만 아니라 창원 진해 마산 일대에서는 박종배 박석원 김영원 등 한국 현대조각을 이끄는 주요 작가들이 다수 배출됐다. 또 오늘날에도 많은 후배 조각가들이 이 같은 전통을 잇기 위해 작업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무릇 창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의 도시이다. 이에 창원시는 조각 거장들의 예술혼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을 개최했고, 2012년부터 조각을 특화한 '창원조각비엔날레'를 2년 마다 열어왔다. 올해로 5회째에 접어든 '2020창원조각비엔날레'가 창원시 성산아트홀과 용지공원 일대에서 지난 9월17일 개막됐다.

[창원=뉴스핌] 이영란 기자= 시몬 데커 <버블 껌 인 창원>2020. 레진. 지름 168cm. 동그란 핑크빛 풍선껌 형상을 사람 키 보다 크게 제작해 창원시 용지공원에 설치했다. 관람객에게 초현실적인 낯선 만남을 선사하는 위트 넘치는 조각. [사진= 창원조각비엔날레] art29@newspim.com

금년으로 10주년 맞아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자기성찰적 주제인 '비조각-가볍거나 유연하거나'를 채택했다. 조각 내부의 담론을 파고들며 본질로 걸어들어간 셈이다. 다른 대규모 비엔날레들이 정치사회적 담론인 경계, 평화, 분단, 민족주의 등을 다루고 있는 것과 달리, 미학 내부의 담론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이루고 있다.

올해 창원조각비엔날레를 기획하고 진행을 총괄한 김성호 총감독은 "조각 내부의 담론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해 자기부정적 개념인 비(非)조각'을 메인 주제로 채택했다. 비조각은 '조각이 아닌 무엇'을 뜻하지만 자연 에너지 예술 등을 품는 '다양한 조각'을 지칭한다. 여기에 '가볍거나, 유연하거나'를 서브 주제로 선정해 딱딱하고 무겁고, 불변하는 조각이 아니라 부드럽고 가벼우며 변화하는 조각을 탐색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현대조각의 통시적 변화과정과 현재의 상황, 앞으로의 과제와 미래를 점검하는 비엔날레를 목표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일까. 용지공원의 본전시1(야외전시)과 성산아트홀의 본전시2(실내전시), 2개의 특별전으로 이뤄진 2020창원조각비엔날레는 조각의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파격적이면서도 새로운 발상의 조각, 조각인 듯 조각 아닌 작품들을 다수 목도할 수 있다. 아, 이런 것도 조각 작품, 조각 오브제가 될 수 있구나 하고 다시금 조각의 여러 결을 곱씹어보게 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조각과 설치작업의 경계에 놓인 작업들, 결과가 아닌 과정에 방점을 찍은 작품들이 다수를 이뤄 조각 개념의 역설과 확장을 생각해보게 했다. 아울러 빛과 물, 흙과 바람까지도 조각의 매체로 얼마든지 수렴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년도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역대 어느 비엔날레보다 많은 34개국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34개국에서 86팀 94명의 작가들이 참가해 세계 곳곳에서 시도되는 현대조각의 기기묘묘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대륙의 5개국 작가들이 최초로 참여해 이채로왔다. 해외 커미셔너 기용, 지역 큐레이터와의 협력시스템 등도 올 비엔날레의 새로운 시도였다. 아울러 한국작가 52명 중 창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7명이 포함돼 어느 때 보다 비중이 높았다.

본전시 중 용지공원 일원에는 '비조각으로부터'라는 제목 아래 14점의 조각이 야외에 설치됐다. 포정사 앞에 놓인 룩셈부르크 작가 시몬 데커의 핑크빛 조각 '버블 껌 인 창원'은 어린 시절 누구나 불어봤을 풍선껌을 거대한 형태로 재현한 작품이다. 먼발치에서 보면 곧 터질 것같은 연약한 풍선껌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합성수지(레진)로 사람 키보다 크게 만든 단단한 구형 조각이다. 재기발랄한 작업을 선보인 작가는 고정적인 것, 완성된 것이 아닌 가변적인 것, 역설적인 것을 추구하며 '때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보지 그래?'라고 속삭이고 있다. 유머와 위트가 있고, 유기적이며 신축성을 느끼게 하는 데커의 조각은 미래 조각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 작가 오상훈, 스기하라 유타가 협력해 제작한 '라이트하우스'는 어둠이 내린 용지공원에서 또렷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높이 4.8m의 알루미늄 소재의 이 파빌리온은 내부에 장착된 빛과 파빌리온의 구조적 형태가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시각각 달라지는 공감각적 체험을 하게 만든다. 빛과 바람, 소리와 풀냄새까지도 조각이란 매스와 어우러지며 색다른 경험을 유도하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성산아트홀 1,2층에서 열리는 본전시2는 프롤로그 섹션으로 시작된다. 백남준이 93대의 TV브라운관을 3단으로 쌓아올려 만든 '창원의 봄'은 영상 음악 미술이 어우러지며 비조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모나코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미셸 블레이지의 '부케 파이널3'는 프롤로그 섹션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커다란 쓰레기통 위로 비누거품 같은 거품줄기가 솟구치며 거품산을 이룬다. 물질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며 불가측성을 실험해온 작가는 이 '거품 부케'를 통해 2020창원조각비엔날레가 추구하는 반어법적인 비조각을 똑부러지게 웅변하고 있다.

본전시2 중 스텝 4에 포함된 카리나 스미글라-보빈스키(폴란드)의 공간 설치작품 'ADA'는 코로나19 시대를 거울처럼 비춘다. 'ADA'는 헬륨가스가 가득 찬 비닐 구(球)가 직사각형의 너른 공간을 둥둥 떠다니는 작품이다. 비닐 구에는 검은 목탄이 촉수처럼 촘촘히 꽂혀 있는데 움직일 때마다 사방에 검은 점과 선의 흔적을 퍼뜨린다. 설치 당시에는 눈(雪)처럼 새하얗던 사각의 공간은 시간이 흐를수록 검은 공간이 되어간다. 마치 순식간에 무한대로 증식하며 암울한 구름을 드리우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은유하는 듯해 섬뜩하다. 어디로 번질지 모르는 바이러스처럼 이 목탄 구 또한 예측불가능한 존재다. 미술작품이 때론 의표를 찌른다는 점을 보여주는 뜻밖의 작업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미셸 블레이지, ‹부케 파이널3›, 2020. 플라스틱박스, 거품, 6×6×5.05m 커다란 플라스틱통에서 흰 거품이 계속 생성되며 마치 부케꽃처럼 다가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예측불가능한 생성과 소멸을 선보이는 비정형의 부드러운 조각이다. [사진=창원조각비엔날레] art29@newspim.com

출품작 중에는 창원이라는 지역에 기반한 작업, 창원의 스토리와 역사성을 담은 작품이 여럿 눈에 띄었다. 본전시 중 '프롤로그 에필로그' 파트에 포함된 쿠바 출신 작가 글렌다 리온의 '잃어버린 시간II'가 그 예다. 작가는 창원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는 용지공원에서 흙을 파내 비엔날레가 열리는 성산아트홀 실내에 삼각뿔처럼 쌓아놓았다. 그리곤 흙더미 위에 모래시계를 올려놓아 흙이라는 물질에 담긴 시간의 의미를 반추하게 했다. 흙을 파내느라 생긴 용지공원의 구덩이는 구덩이대로, 실내의 흙 설치작품은 또 그대로 전시토록 했는데 실내외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작업은 흙이 간직한 창원의 역사와 시간, 삶의 궤적을 조용히 함축한다. 비조각의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울서 작업하는 작가 연기백의 '가리봉 133'도 창원의 스토리가 담겨 관심을 모은다. 작가는 이번 비엔날레 참여를 앞두고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창원의 적산가옥과 1970~80년대 주택을 돌아봤다. 그리곤 관계자의 허락을 받아 낡은 도배지를 뜯어냈다. 주택이 사회적 틀을 의미한다면, 벽지는 거주했던 이들의 '삶의 막'이라고 여기는 작가는 거주자의 체취가 담긴 벽지를 뜯어와 전시장에 장막처럼 늘어뜨림으로써 창원에 살았던 이름 모를 이들의 시간과 숨결을 전해주고 있다. 개인공간을 묵묵히 지켜왔던 벽지는 작가의 선택에 의해 전시장으로 옮겨져 예술품으로 변모해 흐르는 시간과 개인의 내밀했던 스토리를 바람결을 타고 살며시 읊조린다.

창원과 통합된 진해시에서 낳고 자란 조경재는 어린 시절 살았던 여좌동 집을 재구성해 비엔날레 전시장에 설치했다. 자신이 태어나 초등학생 시절까지 거주했던 고향집을 비슷한 재질의 목재로 제작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그 공간을 돌아보도록 한 것. '여좌본부'란 타이틀의 작품은 검붉은 계단과 작은 방들이 공간 속 개인사를 상상하게 만든다.

이밖에 권순학, 안카 레스니악, 류정민, 신예진, 김연, 김채린, 권용주, 리홍보 등 국내외 작가들의 다채롭고 신선한 작업들이 본전시2를 장식하고 있다. 단지 흠이라면 10주년을 맞아 너무 많은 작품을 비좁은 전시장에 꽉 들어차도록 설치했다는 점. 출품작간 여백이 부족해 감상을 일부 방해해 아쉬웠다. '역대 최대'를 향해 의욕을 보인 것이 오히려 비엔날레의 완성도를 2%쯤 떨어뜨리고 말았다.

한편 올해 창원조각비엔날레는 버려진 공간을 재생해 꾸민 특별전이 흥미로왔다. 성산아트홀 지하의 유휴공간인 옛 웨딩홀(성산아트홀 뷔페)을 전시장으로 리모델링해 두개의 특별전을 꾸민 것. 결혼식장과 주방, 홀로 이뤄진 옛 뷔페 식당은 최소한의 벽면 파티션과 안전 보강을 통해 낡은 것 그대로의 흔적을 지닌 채 현대미술을 품어 묘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이승택 한국의 비조각'과 13팀의 젊은 미디어 아티스트가 참여한 '아시아 청년 미디어조각'이란 특별전이 이 공간에서 개막됐다. 특히 우리나라 실험조각의 개척자였던 이승택 작가의 회고전은 인상적이었다. 이승택은 1980년 자신의 조각을 '비조각'이라 천명하며 새끼줄 어망 헝겊 머리털 돌멩이 부표 같은 비조각적인 오브제들로 개념적 조각과 설치적 조각을 끈질기게 선보였다. 그의 대표작 등 60여점이 내걸려 한국 실험조각의 변천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이번 비엔날레의 이론적, 실증적 디딤돌 역할까지 튼실히 하고 있었다.

[창원=뉴스핌] 이영란 기자= 최정화 <딸기II>2019, 패브릭, 송풍기. 높이 5m. 펌프 작동으로 공기가 주입되고 빠지는 키네틱 조각. 작가는 '과일 여행 프로젝트'라는 타이틀로 수박 복숭아 오렌지 석류 조각을 비엔날레 기간 중 매주 교체하며 총 9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경남도립미술관과의 협업 전시. [사진=창원조각비엔날레] art29@newspim.com

이승택 특별전을 큐레이팅한 김숙경 수석 큐레이터는 "이승택의 작업은 수십년이 지난 오늘에 다시 봐도 혁신적이다. '매어진 돌' '나무 종이' '꺼꾸로, 비미술' 등 일련의 작업은 한국의 현대 실험조각의 발화점이 된 작품으로, 대단히 의미심장하고 정곡을 찌른다"고 했다.

2020창원조각비엔날레는 개막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온라인 전시를 통해 어렵사리 개막했다. VR 영상으로 출품작들을 일일이 촬영한 뒤 홍보대사(배우 진선규)의 해설을 곁들인 이 영상은 오프라인 전시가 한달여 불허되자 2만4천건의 누적조회수를 기록하며 반향을 일으켰다. 10월 5일부터는 실내 공간도 일부 관람이 허용되고, 커뮤니티프로그램, 테마별 전시투어, 키즈프로그램 등의 이벤트가 시행되자 주당 1만 여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반응이 확산됐다.
특히 각자의 걱정거리를 교환하는 '걱정 교환소'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키즈 뮤지엄'은 창원시민들로부터 호응이 매우 뜨거웠다. 올해 창원조각비엔날레의 폐막은 11월 1일. 마지막 주말에는 관람객이 더욱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호 총감독은 "이번 2020창원조각비엔날레는 조각의 확장과 향후 과제 등을 성찰하면서 우리의 사고를 유연하게 함과 동시에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독려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온라인 전시와 오프라인 전시를 병행하느라 두배 이상의 공력이 들었는데 향후 비엔날레는 온-오프라인 전시 병행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내다봤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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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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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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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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