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속사 대표 "오래된 사건으로 크게 엄중하지 않아"
법원 "언론 주목받는 사건…실체 파악된 것 전혀 없어"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고(故) 장자연 씨 사건과 관련해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당시 소속사 대표가 사건이 오래돼 엄중한 사안이 아니라며 심리를 빨리 끝내 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법원은 사건 실체가 파악된 것이 전혀 없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변민선 판사는 19일 오전 10시 30분 위증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의 4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사진=SBS] |
김 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오래된 사건이고, 크게 엄중하다고 볼 수 있는 그런 사안이 아니다"면서 "선처 가능성이 있다면 그 방법도 고려해 보려고 한다"며 재판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에 변 판사는 "현재 사건의 실체가 파악된 게 전혀 없다"고 사실상 변호인의 입장을 거절했다.
변 판사는 "피고인 측의 입장이 그렇다면 양형과 관련한 내용 등을 적극적으로 해주고,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를 해줘야 한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기록도, 증인신문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사건 중 하나"라며 "국민적 관심을 고려할 때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기소돼 9월과 10월 두 차례 공판이 진행됐지만 이후 기일 변경과 증인 불출석 등이 이어지며 심리가 지지부진했다. 변 판사는 이날 "증인 출석 여부도 확인이 안 되고 문제가 심각하다"며 "(심리를) 1년 더 가야 할 듯하다"고 예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2년 11월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장자연 씨에게 술접대를 강요한 사실, 조선일보 관계자와의 만남 등에 대해 허위로 증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전 의원은 '언론사 대표 술자리에 장자연 씨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조선일보 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김 씨는 해당 사건 재판에서 "장자연 씨나 소속 연기자들, 직원들, 비서 등을 폭행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2007년 10월 한 중식당에서 조선일보 관계자와 만난 사실에 대해선 "나중에 누구인지 이야기를 들었다", "이 사건 이후로 알았다"고 진술했다.
또 2008년 10월 28일 한 주점 모임에서 또 다른 조선일보 관계자와 만난 것과 관련해 "그날 우연히 본 것", "(그 자리에 나온다는 것을) 몰랐다" 등이라고 답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해 5월 '장자연 리스트 의혹' 사건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김 씨의 위증 혐의를 재조사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김 씨의 술접대·성접대 강요, 성매매 알선 등 의혹에 대해선 공소시효 만료나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재수사를 권고하지 못했다.
김 씨의 다음 재판은 10월 1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