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투자담당자 불러모아 설명회 개최
은행도 한국판 뉴딜 맞춰 자체 벤처투자 중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정부 부처 곳곳에서 투자 요청이 쏟아지면서 은행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잦은 금융지원과 정책펀드 동원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와중에 손실이 예상되는 정책펀드 출자요청까지 받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지난 21일 출범한 스마트대한민국펀드 투자 요청을 받은 은행 대부분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기부는 펀드 출범 전 5대 은행 관계자들을 모아 스마트대한민국펀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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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7.20 pangbin@newspim.com |
은행권에서는 총 펀드 자본을 고려했을 때, 은행당 200억원씩은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마트대한민국 펀드는 총 160조원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비대면·바이오·그린뉴딜 분야 중소법인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올해 중기부·복지부·환경부가 함께 4380억원을 출자하고, 금융권을 비롯한 민간에서 6000억원 내외를 모집해 총 1조원 이상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이 투자를 꺼리는 배경에는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자리한다. 벤처기업 대상 투자가 일단 공공성을 기반으로 하는데다가 M&A나 상장을 통해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다소 리스크를 감수하고 임하는 투자사업이다.
또한 올해 초 내부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통해 이미 포트폴리오를 짜둔 상황에서 추가 투자는 은행으로 하여금 비용적 부담이 된다. 이미 은행 자체적으로 스타트업 여신지원, 직간접 지분투자를 하고 있어 사실상 지원 대상이 동일한 정책펀드에 중복 지출을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경우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혁신기업 여신지원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7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작년 자체 모펀드 1000억원을 조성해 벤처기업 투자에 나섰다. 하나은행 역시 그룹 VC기관인 하나벤처스를 통해 중소법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벤처기업에 28조원을 지원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권 역시 수익성 관리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 -1.3%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 -3.3%로 악화됐다. 더욱이 코로나 금융지원 확대에 따른 대손충당금 확보, 사모펀드 배상 건으로 하반기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는 스마트대한민국펀드 자금을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으로 은행 문을 다시 두드릴 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간에 펀드 운용 상황을 보고 자금투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으로서는 투자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