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늘며 차입금도 늘어나..."이마트 미래 먹거리"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신세계조선호텔이 잇달아 4개 호텔을 개점하며 국내 호텔업계에서 덩치를 키운다.
신세계조선호텔 지분 99.9%를 보유한 이마트는 호텔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나, 다년간 적자가 누적된 상황은 쉽게 탈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독립 30여년 만에 폭발적 개점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은 다음달 25일 부산 해운대에 특급호텔인 '그랜드 조선 부산' 오픈을 앞두고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그랜드 조선은 신세계조선호텔의 자체 브랜드 호텔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그랜드 조선 부산을 포함해 내년 상반기까지 총 4개 호텔 오픈을 준비중이다. ▲하반기 중 서울 명동에 비즈니스 호텔인 '포포인츠바이쉐라톤 명동'을 문 열 계획이며 ▲12월에는 구 켄싱턴 호텔 자리에 '그랜드 조선 제주'를 오픈한다.
아직까지 브랜드가 베일에 가려진 개점 예정 호텔도 있다. ▲내년 상반기 중 서울 역삼 구 르네상스 호텔 자리에 개점 예정인 럭셔리 호텔이 그것이다. 이 호텔은 2018년부터 신세계조선호텔의 강남 진출로 큰 관심을 모았다. 초기에는 '웨스틴 조선 강남'으로 오픈할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최근 메리어트 그룹의 다른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호텔을 개점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웨스틴 조선 서울'로 국내서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왔으나, 운영 호텔은 총 4개(웨스틴 조선 부산, 포포인츠바이쉐라톤 남산, 레스케이프)가 전부였다.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이 국내에서 비즈니스 호텔 등을 공격적으로 오픈한 것과는 딴판이다.
그간 호텔사업은 신세계그룹의 변두리에 있었으나, 정용진 부회장이 호텔업을 직접적으로 담당하기 시작하며 중장기 로드맵이 달라졌다. 2011년 이마트가 신세계로부터 분사한 이후인 지난 2013년 신세계조선호텔은 이마트법인에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정 부회장이 호텔업을 이마트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는 재무관련 업무를 총괄하던 한채양 부사장을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로 내려보내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저가는 초저가로, 럭셔리는 최상의 럭셔리로 이끌어가야 산업에 미래가 있다는 게 정 부회장의 스탠스"라며 "호텔업은 마트 산업의 부족분을 보완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만년적자'에 재무건전성 악화...코로나19 어려움 속 극복 가능성은?
이마트의 지원 속에서 신세계조선호텔의 적자 탈피가 가능할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수년간 적자 상태가 이어져 왔으며 지난해 2000억원 이상의 차입금 증가로 재무건전성도 좋지 않은 상태다. 4개 호텔 개점으로 매출 볼륨이 늘어나도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장기간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왔다. 매출 규모는 2000억원에서 5000억원 사이로 변동 폭이 크며 영업손실은 수 년째 지속됐다. 지난해에는 레스케이프 개점 이후 여파로 영업손실(124억원)이 63.6%까지 확대됐다.
새 호텔 개점을 앞두고 차입금도 단기간 크게 늘어난 상태다. 총차입금은 2018년 말 1099억원에서 지난해 말 3627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45.6%에서 548.6%로 확대됐다. 매년 37% 수준의 차입금 의존도가 지속돼 왔으나 지난해에는 72%로 크게 늘었다.
신규 호텔 개점으로 매출은 늘어나겠지만 임차료 등 고정비 증가로 영업이익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웨스틴 조선 서울, 부산 외에는 모두 위탁운영 방식으로 호텔을 운영한다.
부산과 제주의 특급호텔 경쟁이 심화된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최근 롯데호텔도 해운대에 '시그니엘 부산'을 개점했다. 정세록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신세계조선호텔은 코로나19 이후 영업환경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국내 호텔 객실 공급 경쟁이 심화된 환경, 신규 임차운영 호텔 사업 확대로 인한 고정비 부담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높다"며 "이익창출력 회복 시기가 가변적"이라고 평가했다.
신세계그룹은 호텔업이 단기적 수익을 위한 사업이 아닌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할 것이란 입장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호텔업 특성상 오픈 준비 사업장이 많을 땐 인력 등 투자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고객과의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 등을 장기적인 가치를 쌓아가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