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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지리산서 예술인재 키운다…자연주의 융합학교 '지리산아트팜' 4월 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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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한국의 명산 지리산이 있고,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이 있으며, 아름다운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있는 곳 경상남도 하동. 하동의 지리산 자락에 새로운 예술인재와 전문가를 키우는 복합예술학교가 4월 개교한다.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자연주의 현대예술 전문학교'라는 기치를 내건 '한국조형예술원(KIAD) 지리산아트팜 캠퍼스'(학장 김성수 교수)가 오는 4월 2일 개교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이 학교도 당초 예정했던 3월 개교가 한달 연기됐다.

글로벌 문화예술계를 누빌 자연주의 예술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KIAD 지리산아트팜 캠퍼스는 지난 2010년 한국조형예술원(KIAD)과 하동군이 협정을 맺으며 그 싹을 틔웠다. 이 융·복합 예술학교는 국립공원 1호 지리산국립공원을 등에 업고, 앞으로는 탁 트인 한려해상국립공원이 펼쳐지며, 옆으로는 생태하천 섬진강이 흐르는, 산과 강 바다가 한데 모인 하동군 적량면 구재봉 기슭에 터를 잡았다. 지리산아트팜 캠퍼스에는 예술학교를 필두로 미술관(갤러리), 아트스테이(레지던스), 숲속 갤러리, 야외극장, 아트빌리지가 조성됐다. 최근 학교 인허가를 마치고 꼭 10년 만에 첫 수강생을 받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하동 지리산 자락에 조성된 한국조형예술원(KIAD) 지리산아트팜 캠퍼스. [사진=KIAD] 2020.3.19 art29@newspim.com

한국조형예술원(KIAD)의 분교인 지리산아트팜 캠퍼스는 석사학위 과정(5학기)을 비롯해, 비학위 전문과정(1~3학기), 실용전문학교 과정및 특별과정(3개월) 등 모두 3개의 과정으로 구성됐다. 이중 석사학위 과정은 융합조형&디자인을 전공할 수강생을 대상으로 하며, 미술학석사(MFA) 학위가 수여된다. 이 과정은 올 가을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4월 2일부터 강의가 시작될 전문작가를 육성하는 비학위 전문과정(콘서바토리)은 모두 4가지 코스가 개설됐다. 목조건축 전문가를 육성하는 목조건축디자인(2학기)전공, 가구작가 양성및 공방창업을 지도할 생태융합 가구조형디자인(3학기)과정이 있다. 또 융합예술비즈니스 전문가를 양성하는 융합아트비즈니스(2학기) 과정과 공공미술 행정가를 육성하는 퍼블릭아트 행정론(1학기) 과정이 있다. 3개월 코스의 실용전문학교 과정(특별과정)은 '목조주택 내손으로 짓기', '아름다운 목가구만들기' 코스가 개설돼 4월 2일부터 강의가 개시된다. 연극학교, 평생교육원 과정은 가을학기부터 시행한다.

지리산아트팜 캠퍼스의 모체가 된 한국조형예술원(KIAD)은 1997년 국내에 융복합 예술대학원이 없던 시절 아티스트이자 교육자인 가람 김성수 교수가 디자인대학원에 국내 최초로 조성한 예술전문 교육기관이다. 미국 뉴욕의 예술대학인 파슨스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뉴욕에서 활동했던 김 교수는 "주입식 교육으로는 창조적 역량을 지닌 글로벌 수준의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며 발표, 토론, 크리틱 중심의 스튜디오 방식의 학제를 개설해 학계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한국조형예술원(KIAD) 지리산아트팜 캠퍼스를 이끄는 김성수 학장[사진=KIAD) 2020.3.19 art29@newspim.com

김성수 학장은 2007년부터는 자연과 현장에서의 학습, 교감의 중요성을 깨닫고 "대도시 책상머리에서만 이뤄지는 교육과 실습만으론 참신하고 경쟁력있는 예술동량을 키우기 어렵다"는 판단에 자연주의 융합예술 전문교육기관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그리곤 마침내 지리산 구재봉 기슭에 자연감성에 최신의 web문화를 융합하고, 실천예술을 구현할 한국조형예술원 지리산아트팜을 만들었다. 이어 학제 구상을 거쳐 마침내 지리산아트팜 예술학교가 탄생하게 됐다.

김 학장은 "지난 2016년 영국의 햄스테드예술학교와 예술및 학제교류를 체결했다. 햄스테드의 분야별 최고 교수진을 지리산으로 초빙해 국제적 수준의 학습을 시도할 것"이라며 "우리의 예술DNA가 녹아든 조형철학과 감성가치관을 갖춘 예술리더와 작가를 영국으로 파견해 교차수업과 예술교류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의 디렉터 교수 등 여러 대학과 손잡고 스튜디오식 예술학습을 시행해온 김성수 학장은 "하동군(군수 윤상기)과의 협력으로 남도 원형문화가 살아숨쉬는 지리산 자락 7만2000㎡(2만2000평) 부지에 자연주의 현대예술을 위한 융·복합시설의 초석을 다졌고, 매년 '지리산국제환경예술제' 등을 개최하며 학교 설립을 추진해왔다"며 "그러나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정신적 자본(Mental Capital)을 창조하는 자연주의 현대예술의 융·복합공간이자 예술학교라는 혁신성 때문에 여러 난관에 부딪쳤는데 이렇게 개교를 하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전했다.

김 학장은 예술학교 개교에 앞서 적량면 부지에 미술관, 아트센터, 창작공간으로 이뤄진 아트팜 건물을 먼저 신축했다. 이어 2016년부터 세계적인 자연주의 현대미술 거장들을 레지던시 작가로 초대해 지리산아트팜에 머물게 하며 작업하도록 했다. 아티스트들은 40여 일간 체류하며 대지미술, 설치조각, 업사이클링 공공아트 작품을 제작하고, '지리산국제환경예술제'의 중심작가로 참여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미국의 자연주의 작가 제임스 설리번. [사진= KIAD] 2020.3.19 art29@newspim.com

2016년에는 세계 정상의 대지예술가인 영국의 크리스 드루리가 지리산에서 작업했고, 2017년에는 자연주의 현대미술의 거장인 프랑스의 에릭 사마크가 내한해 독특한 작품을 제작했다. 2018년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자연주의 작가인 제임스 설리번이 지리산 나뭇가지와 볏짚으로 조각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업사이클링 아티스트인 호주의 케비나-조 스미스가 레지던시 작가로 초대돼 아트팜 외벽에 강렬한 작품을 설치했다. 이들이 남긴 작품들로 지리산아트팜 숲 속 갤러리는 예술체험 여행을 즐기려는 국내외 예술팬들의 목표지로 꼽히게 됐다.

영국, 프랑스, 미국, 호주를 대표하는 자연주의 현대미술가들은 처음 '코리아, 그것도 남도의 하동'이란 지명에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지리산아트팜에 발을 딛는 순간 천혜의 땅 지리산과 섬진강, 남해 바다에 반해 창작의욕을 불태웠다. 떠날 때쯤이면 "지리산에 매년 올 순 없겠느냐"며 아쉬워 했다.

김 학장은 "지리산 기슭에 자연주의 현대예술을 위한 'Only One' 융·복합 문화공간을 만들고, 예술학교 인가를 얻어 캠퍼스를 개교한 것은 이제 공허하고 부박한 예술이 아니라, 대자연 속에서 보다 깊이 성찰하고, 작가정신이 투철한 미래의 예술인재와 전문가를 육성하고 싶어서다. 아울러 100세 시대를 위한 평생교육원, 연극학교, 농사학교, 스마트아트팜도 만들어 자연주의 현대예술을 지향하는 융합예술교육기관으로 일상의 예술을 실천하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하동군민과 아트팜이 배출한 작가, 해외작가가 서로 어우러져 협동작업을 시현하는 자연주의 융합예술 공동체를 만드는 게 최종 꿈"이라고 소망을 피력했다.

한국조형예술원(KIAD) 지리산아트팜 캠퍼스의 원서접수는 3월 28일까지 홈페이지 온라인 및 우편으로 진행되며, 추가접수는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자세한 모집요강은 입학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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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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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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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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