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례대표 1번...사실상 '당선 안정권'
게임질병코드 논란·게임법 개정안 등 과제 '산적'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1번 후보가 '대리 게임' 논란에도 후보직을 유지하게 됐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따가운 시선은 류 후보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지만, 프로젝트 폐지에 따른 고용불안·장시간 노동에 맞지 않는 포괄임금제 폐지·게임 질병 코드 이슈 등 업계의 고민을 21대 국회서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의당은 지난 15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류 후보 재신임 의사를 밝혔다. 청년 노동자들과 IT업체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해달라는 의도에서다. 류 후보는 대학 시절 e스포츠 동아리를 만들고, 국내 중견 게임사에 취직했다. 이후 민주노총 화학섬유노조 선진홍보부장으로 활동하며 게임계 노조 설립을 도왔다. 현재 류 후보는 정의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의당 비례대표 1번 류호정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민생위기 극복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3.16 leehs@newspim.com |
지난 20대 총선 결과에 비춰보면 류 후보는 '당선 안정권'에 있다. 정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정당득표율 7.2%를 기록하며 비례대표 4석을 확보했다. 21대 정의당 총선 득표율은 예상할 수 없지만, 보통 각 당이 신중하게 고른 비례 1번은 무난히 국회에 입성해왔다.
류 후보는 16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게임이 좋아 게임 회사에 취직했고, 부당한 처우와 열악한 노동조건에 맞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면서 "게임산업의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노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은 류호정이 얻어낸 자리가 아니라 당원과 시민들이 만들어준 것"이라며 "'전태일 3법' 국회통과로 모든 노동자들이 차별 없이 다치지 않고 일하게 만들 것이다. 포괄임금제 폐지 제도화로 공짜노동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IT노동자들이 없어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게임 산업은 매년 기록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동안 뚜렷한 대변자를 찾기 힘들었다. 20대 국회선 '대한민국 게임 포럼'을 중심으로 각종 규제 완화가 추진되면서 활력을 찾았지만, 일부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한다면 마주칠 이슈는 산적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른 '게임 질병 코드' 논란이 국내서 거셀 전망이다. 게임이 질병인지를 놓고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입김 싸움도 여전하다.
또 올해 초 문체부가 공개한 '게임산업법 일부개정안(가칭 게임사업법)'도 연내 처리를 목표로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게임 업계 '진흥'이 아닌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있어 국회 처리 과정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의 야경. 2020.03.16 pangbin@newspim.com |
아울러 최근 모바일·온라인 게임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게임사의 갑작스런 프로젝트 폐지에 피해를 입는 노동자들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류 후보가 지적한 것처럼 게임·IT업계의 이 같은 고용불안 문제 사례는 지난해에도 수차례 발생했으며 게임 업계 신규 입사 지원자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윤리적인 문제로 업계 여론은 좋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게임 업계를 모르는 후보가 아니니 당선된다면 업계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영향력을 끼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류 후보는 2014년 이화여대 e스포츠 동아리 활동 당시 자신의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아이디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게임 등급을 대신 올리도록 했다. 국회는 지난 2017년 6월 대리게임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게임산업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고, 지난해 6월부터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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