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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미군기지 반환비용 1100억, 美 청구 사실상 어려워"

기사입력 : 2019년12월18일 06:07

최종수정 : 2019년12월18일 11:06

정부, 지난 11일 "美 협의 진전 보이면 비용 청구" 밝혀
내부적으로는 "협상해도 사실상 힘들다" 인식 있어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미국이 최근 반환한 4개 주한미군 기지의 오염정화 비용 1100억여 원을 미국에 청구하는 문제와 관련해 정부 내부적으로는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뉴스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18일 "미국과 정화비용 부담에 대해 협상을 해 보겠지만 사실상 힘들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임찬우 국무조정실 주한미군기지 이전지원단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정부합동브리핑에서 '정부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과 제200차 SOFA합동위를 열어, 장기간 반환이 지연되어온 원주, 부평, 동두천 지역 4개 폐쇄 미군기지를 즉시 반환받고, 용산기지 반환 협의 절차도 개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19.12.11 photo@newspim.com

앞서 정부는 지난 11일 캠프호비 쉐아 사격장(동두천), 캠프 이글‧캠프롱(원주), 캠프마켓(부평) 등 4개 미군기지를 미국으로부터 즉시 반환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각 2012년 10월, 2010년 10월, 2010년 10월, 2015년 2월 폐쇄된 상태다.

한‧미 양국은 이들 기지가 폐쇄된 2010년과 2011년부터 SOFA 규정에 따른 반환절차를 진행했지만, 오염정화 기준 및 정화 책임에 대해 양측 간 이견이 발생했고 이를 좁히지 못해 오랫동안 반환이 지연돼 왔다. 쉽게 말해 '미군이 기지 부지를 사용하며 발생한 오염이 누구 탓이며 누가 정화비용을 부담할 것이냐'에 대한 이견이다.

정부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오염정화비용 등 환수비용은 4개 폐쇄 기지를 통틀어 총 1100여억 원이다. 이 중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되는 등 오염정도가 가장 심하고 면적이 넓은 부평 캠프마켓의 A구역 정화에 773억원이 투입된다. 이외에 캠프마켓 B구역에 75억 원, 캠프롱에 200억 원, 동두천 캠프호비 쉐아 사격장에 72억 원, 원주 캠프 이글에 2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일단 이 비용 전액을 우리 정부가 부담해서 환경 정화 작업을 시작한 뒤 추후 협상 결과와 오염도 등에 따라 비용 중 일부를 미국으로부터 돌려받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미국은 그동안 이 문제에 호의적이지 않았지만, 최근 오염 확산 가능성과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과 지역사회의 고통 등에 동의하고 '빨리 반환할 필요가 있겠다'는 데 공감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는 분명히 (과거와 대비해서) 진전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환경정화책임 문제에 대해 이견이 있는 부분은 계속 협의를 할 것이고 협의가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인다면 그것을 SOFA 및 관련 문서 개정으로 반영시켜서 협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인천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의 모습. [사진=부평구청 제공] 2019.12.12 sun90@newspim.com

◆ 한‧미, 미군기지 오염 SOFA '키세' 조항 해당 여부 놓고 10년 간 이견 못 좁혀
    정부 관계자 "10년 동안 못 했는데 앞으로 되겠나"

정부는 미국이 과거에 비해선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후 협상을 통해 오염정화 비용을 미국에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 내부적으로는 협상을 진행하더라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이같은 인식은 4개 기지 반환 발표 약 한 달 전인 지난 11월 중순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가 발표한 보고서에도 잘 드러나 있다.

KIDA의 우정범‧권남연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미군기지 반환의 추진 배경과 향후 과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SOFA 체계 하에서 한·미간 협의를 통해 반환 대상 미군기지의 환경정화 책임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정부는 '미국 측에 환경정화 비용을 요구하는 것보다 반환지연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의 증가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지 조기 반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정화비용을 (우리가) 부담하는 게 (기지 반환이 미뤄져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보다는 적게 드는 게 당연하니 정부가 그렇게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정부는 오염정화 비용 1100억을 고스란히 떠안을 각오까지도 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택=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6월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에서 유엔사·주한미군사령부 본청을 개관하고 취재진에게 공개하고 있다.

정부가 이같은 판단을 한 데는 그간 미국이 보여 온 태도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한‧미 양국은 그간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의 '키세(KISE)' 조항을 놓고 팽팽히 대립해 왔다. 키세란 'known, imminent and substantial endangerment'의 약어로, '미군은 인간 건강에 대해 널리 알려진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오염을 저질렀을 경우에만 보상한다'는 의미다.

미국은 반환 기지의 오염이 키세에 해당할 만큼 급박하고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70여 년 간 미군 기지가 지속된 것에 따른 오염 영향이 있을 것이며, 따라서 미군기지 부지 오염이 키세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SOFA 4조에 명시된 '미국 군대가 주둔 시설 반환 시 원상회복이나 보상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내용을 근거로 '환경 정화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지금까지 다른 국가에 환경정화 책임을 인정하고 비용을 부담한 사례가 없다. 때문에 정부가 이같은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본다"며 "10년 동안도 이끌어내지 못한 합의를 앞으로 끌어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09.23.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정부 관계자 "협의 안 될 것이라고 해서 협상 안 할 순 없어…끝까지 해 볼 것"

그러나 정부는 협상이 어렵다고 판단되더라도 아직은 결과를 예단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협상을 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합의가 안 될 것이라고 해서 협상을 안 할 수는 없다"며 "그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협상을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렇게 회의적으로만 접근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미군기지 반환 사례들을 보면 (협상을 한다는) 조건조차 없는 상태로 반환을 받고 끝냈는데 우리는 그것보다는 나은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결론을 얻어내겠다고 약속을 드렸으니 끝까지 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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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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