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성평등 임금공시제 실시
주요기관 남성 대비 여성임금 80% 못미쳐
근속기관 짧고 입사비중도 낮아, 개선시급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 산하 22개 투자출연기관의 성별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뿐 아니라 근속기간과 채용비율 모두 여성이 남성에 비해 크게 낮았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투자출연기관 성별격차를 줄이고 향후 민간기업 성평등임금공시를 추진, 전반적인 성평등 노동환경 구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성평등임금공시 토론회'를 개최하고 22개 투자출연기관의 현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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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는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성평등임금공시 토론회'를 개최하고 22개 투자출연기관의 성별임금격차 현황을 발표했다. 모두발언을 하는 문미란 여성가족정책실장. 2019.12.09 peterbreak22@newspim.com |
문미란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성평등임금공시는 서울시가 최초로 시행하는 정책으로 지자체 및 산하기관 뿐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자율적 참여를 유도해 성평등한 노동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성차별 노동을 성찰하고 성평등 노동정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남성보다 임금 20% 이상 적게 받는 여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성별임금격차는 CECD 기준 13.5%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전체 직원이 100명에 미치지 못하거나 여성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여성가족재단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20%를 상회했다. 이는 남성임금이 100일 경우 여성은 80에 불과한 임금을 받는다는 의미다.
직원별 상위 5개 기관을 살펴보면 서울교통공사 25.5%, 서울시설공단 22.59%, 서울의료원 13.49%, 서울주택도시공사 27.54%, 서울산업진흥원 37.35%로 나타났다. 규모별 주요 기관에서 여성임금이 남성 대비 62~86%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관별 여성비율과 근속기간은 더욱 심각하다(아래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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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서울시] |
공시대상 전체 노동자 중 여성 비율은 18%에 불과했으며 근속기간은 남성 대비 7.7%나 적었다. 일반기업에 비해 공정하고 평등한 근무환경을 가졌다는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에서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돈도 적게 받고 근속기간도 짧으며 입사장벽도 높은 셈이다.
◆ 근속기간, 직원비중도 낮아...대책마련 '시급'
낮은 여성비율과 짧은 근속기간은 남성보다 낮은 임금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전기택 한국여성정책연구의원은 "여성의 수가 적고 근속기간이 적으면 평균 임금도 낮을 수밖에 없다"며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직 차원에서 여성의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장 직원이 많고 채용비리 논란이 있었던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총인원 1만5640명 중 여성비중은 8.7%에 불과하고 평균근속기간은 175.1개월로 남성평균 231.3개월 대비 56.2개월 적다.
여성의 수가 적고 근속기간이 짧다보니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중도 낮아졌다. 서울시교통공사 1급 중 여성은 없으며 2~5급별 여성비중은 2.3%~6%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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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는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성평등임금공시 토론회'를 개최하고 22개 투자출연기관의 성별임금격차 현황을 발표했다. 2019.12.09 peterbreak22@newspim.com |
손영주 서울여성노동자회장은 "여성이 비중이 적은 곳일수록 성별임금격차 폭이 크고 여성평균근속기간은 짧다. 이는 성별임극격차가 성차별의 총합이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기관별 개선계획을 수립하고 하반기에는 이행여부를 확인한다. 이에 매년 기관별 임금정보를 분석, 실제 개선성과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윤희천 여성정책담당관은 "향후 서울시 민간위탁기관 대상으로 셩평등임금공시제를 확대하고 다른 지자체 참여도 유도하겠다. 서울시가 모범적으로 나선다면 민간부문의 자발적인 성평등 노동환경 정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