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편의 대가로 3억원 수수…수사도중 잠적해 8년 도피
지인 명의로 병원 진료·차명 통장 등 사용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잠적 8년 만에 붙잡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최규호(72) 전 전북도교육감이 징역 10년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긴선수 대법관)는 31일 오전 10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사기, 국민건강보험법 및 주민등록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전 교육감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0년에 추징금 3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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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대법원 sunjay@newspim.com |
최 전 교육감은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도교육청 부지인 김제자영고 실습장을 골프장이 매입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3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수사를 받던 중 돌연 잠적했다.
최 전 교육감은 이후 도주 8년 2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6일 인천 한 식당에서 검찰 수사관에 붙잡혔다.
검찰 수사 결과 그는 도피 중 동생인 최규성(69) 전 농어촌공사 사장의 도움으로 차명 통장과 체크카드를 쓰며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인 등 3명 명의로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1026회 병원 진료를 받아 2130만원 상당의 요양급여 비용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최 전 교육감에게 징역 10년에 추징금 3억원을 선고하며 "고위공직자로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없이 도피했고 범행에 책임질 생각 없이 공소시효 만료만 기다리며 8년 넘는 장기간의 여유로운 도피생활을 했다"고 비판했다.
대법도 이같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은 그러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 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 전 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 없이 형을 확정 받았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