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난민 수용 규모를 1만8000명으로 대폭 축소할 계획이라고 2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미 국무부는 10월부터 시작되는 2020 회계연도에 난민 수용 규모를 현재의 3만 명에서 1만8000명으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재의 난민 수용 규모는 1980년대 난민 정착 프로그램이 시행된 이후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이나 여기서 40%를 더 줄여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수용될 난민 중 최대 4000명은 미군을 지원한 이라크인에게 할당되며, 종교 박해를 당한 국가 출신 난민은 최대 5000명이 수용될 전망이다. 또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망명자들을 위한 자리는 1500명으로 제한됐다.
국무부는 "이 같은 난민 수용 계획은 미국 국민을 보호하고 봉사해야 하는 우리의 첫 번째 의무를 이행하면서 세계의 난민을 돕겠다는 미국의 지속적인 약속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무부가 난민 수용 계획을 발표한 뒤 시민 및 인권 단체들은 물론 내부 관료들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제투명성기구 미국지사의 라이언 메이스는 “난민 수용 규모를 줄이겠다는 것은 존엄과 평등, 공정 등을 추구해 온 미국 행정부가 그러한 가치 대신 증오와 분열, 편견을 조장하겠다는 시도”라면서 난민 수용 규모 축소가 오롯이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난민 수용 규모에 관한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간 협의를 거쳐야 하나, 최종 결정권은 백악관이 갖고 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