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정치

속보

더보기

"난 중국인 아닌 홍콩인", 시위 물결타고 '홍콩 자의식' 고조

기사입력 : 2019년08월21일 14:17

최종수정 : 2019년08월21일 14:51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중국 정부의 홍콩 정책에 대한 반감 커져
일국양제 시한 2047년 후 홍콩 미래 우려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2006년 12월 서울 모 대학의 한국어학당 교실. 수업 첫날 자기소개 시간, 외국인 학생들의 국적을 묻는 선생님의 질문에 한 학생이 "홍콩 사람입니다"라고 답했다. 그의 대답에 같은 교실에 있던 여러 명의 중국인 학생들이 일제히 따가운 눈초리로 '홍콩 학생'을 흘겨봤다.

얼마 전 한 중국인 유학생에게 전해 들은 일화다. 일국양제(一國兩制)라는 특수한 제도 아래 중국에 속해 있는 홍콩 사람들의 정체성에 대한 홍콩 현지인과 중국 본토인의 다른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중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날로 격화되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을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규정하는 홍콩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대학이 올해 6월 홍콩 거주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적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는 이 같은 현상을 구체적 데이터로 증명했다. 설문 조사 결과 18~29세 응답자 중 69.7%가 정체성을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반면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답한 비율은 0.3%로 1997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홍콩대학은 설문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연령이 비교적 높은 계층에서는 중국 본토를 조국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다소 높지만, 그래도 절반 가까운 홍콩 거주자들이 자신을 '홍콩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30세 이상 응답자 가운데서도 '홍콩인'으로 정체성을 밝힌 응답자의 비율이 49%에 달했다. 자신을 중국인으로 인식한다고 답한 응답자들 상당수는 부모가 중국 본토 출신이거나 출생지가 본토인 경우가 많았다. 

중국 본토인과 '홍콩인'을 구별지으려는 홍콩 사람들의 심리는 원래 과거 본토보다 번영했던 홍콩에 대한 자긍심으로 인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베이징 정부에 대한 반감이 이러한 현상을 더욱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산 혁명'과 이번 범죄인 인도조약 사태를 통해 홍콩 젊은이들의 중국 공산당에 대한 실망과 환멸감이 높아지면서 홍콩인의 자의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지난 2014년 당시 23세의 나이로 '우산 혁명'을 주도했던 조슈아 웡(Joshua Wong)은 최근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베이징이 두렵다. 우리는 홍콩의 입법위원(국회의원)이 쫓겨나고, 우리의 출판 언론인이 잡혀가는 것을 목격했다. 외국 기자들도 홍콩에서 쫓겨났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인권탄압을 경험하고 있고,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안소니 다피드란(Antony Dapiran)도 VOA와 인터뷰에서 "베이징이 홍콩 젊은이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은, 우산 혁명 이후 베이징의 홍콩 젊은이들에 대한 감시와 탄압이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 같은 모습은 홍콩 젊은이들에게 환멸을 불러일으켰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산 혁명 이후에도 베이징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홍콩 젊은이들이 뽑은 입법위원이 의회에서 축출됐고, 홍콩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홍콩중지당(香港眾志黨)이 특히 위협을 받고 있다. 홍콩 젊은이들은 중국 공산당이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홍콩중지당은 우산혁명의 주도 인물 중 하나인 네이선 로가 대표로 있는 반중(反中) 정당이다. 네이선 로는 역대 최연소 의원으로 선출됐다.

2014년 발생한 '우산 혁명'은 이러한 홍콩인들의 불안감과 반발심이 폭발한 사건이다. 중국 공산당이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반중 인사를 후보에서 배제하고, 친중 인사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하자 홍콩 대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이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홍콩 금융 중심가를 점거한 시위대는 경찰의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아내며 홍콩 민주화 사수에 나섰고, 이로 인해 '우산 혁명'이라는 명칭이 붙게 됐다.

불과 5년 뒤인 올해 6월 중국이 범죄인 인도조약 시행을 강행하자, 이것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데 악용되는 것을 우려한 홍콩인들이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번 시위도 홍콩의 대학생과 젊은 계층이 주도하고 있다.

'베이징'의 일관된 강경 태도에 홍콩 미래에 대한 홍콩 젊은이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특히 '홍콩반환 협정'의 시효가 끝나는 2047년 이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홍콩반환협정의 실질 효력에 대한 중국의 입장 표명은 이 같은 우려가 근거 없는 기우가 아님을 보여줬다.

1984년 영국과 중국이 홍콩 주권 반환을 위해 체결한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에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1997년부터 50년간 홍콩의 현행 체계를 유지하며, 일국양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당시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을 맞아 영국의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2047년까지 홍콩에 보장된 권리와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중국 정부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중국의 루캉(陸康) 외교부 대변인은 홍콩반환협정이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역사적 문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영국은 홍콩을 지배하거나 감독할 힘이 없으며, 이를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슈아 웡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현재 홍콩의 시위는 2047년 이후 홍콩의 미래와 관련된 것이다. 세계는 홍콩 사태가 이미 '범죄인 인도조약', '캐리람(홍콩 행정장관)', 민주주의의 차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홍콩의 현재 사태는 2047년 이후 홍콩의 미래 그리고 우리 청년 세대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라고 전 세계에 홍콩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홍콩의 젊은이들은 이미 중국 공산당을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민주주의가 아닌) 권위주의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변호사이자 홍콩 역사 저술 작가인 안소니 다피드란은 "갈수록 많은 홍콩 젊은이들이 자신을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홍콩과 중국 본토의 분리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홍콩 사태의 원인이 베이징의 '불통'에 있음을 지적했다.

js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사진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