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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중국인 아닌 홍콩인", 시위 물결타고 '홍콩 자의식'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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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홍콩 정책에 대한 반감 커져
일국양제 시한 2047년 후 홍콩 미래 우려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2006년 12월 서울 모 대학의 한국어학당 교실. 수업 첫날 자기소개 시간, 외국인 학생들의 국적을 묻는 선생님의 질문에 한 학생이 "홍콩 사람입니다"라고 답했다. 그의 대답에 같은 교실에 있던 여러 명의 중국인 학생들이 일제히 따가운 눈초리로 '홍콩 학생'을 흘겨봤다.

얼마 전 한 중국인 유학생에게 전해 들은 일화다. 일국양제(一國兩制)라는 특수한 제도 아래 중국에 속해 있는 홍콩 사람들의 정체성에 대한 홍콩 현지인과 중국 본토인의 다른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중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날로 격화되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을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규정하는 홍콩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대학이 올해 6월 홍콩 거주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적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는 이 같은 현상을 구체적 데이터로 증명했다. 설문 조사 결과 18~29세 응답자 중 69.7%가 정체성을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반면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답한 비율은 0.3%로 1997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홍콩대학은 설문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연령이 비교적 높은 계층에서는 중국 본토를 조국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다소 높지만, 그래도 절반 가까운 홍콩 거주자들이 자신을 '홍콩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30세 이상 응답자 가운데서도 '홍콩인'으로 정체성을 밝힌 응답자의 비율이 49%에 달했다. 자신을 중국인으로 인식한다고 답한 응답자들 상당수는 부모가 중국 본토 출신이거나 출생지가 본토인 경우가 많았다. 

중국 본토인과 '홍콩인'을 구별지으려는 홍콩 사람들의 심리는 원래 과거 본토보다 번영했던 홍콩에 대한 자긍심으로 인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베이징 정부에 대한 반감이 이러한 현상을 더욱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산 혁명'과 이번 범죄인 인도조약 사태를 통해 홍콩 젊은이들의 중국 공산당에 대한 실망과 환멸감이 높아지면서 홍콩인의 자의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지난 2014년 당시 23세의 나이로 '우산 혁명'을 주도했던 조슈아 웡(Joshua Wong)은 최근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베이징이 두렵다. 우리는 홍콩의 입법위원(국회의원)이 쫓겨나고, 우리의 출판 언론인이 잡혀가는 것을 목격했다. 외국 기자들도 홍콩에서 쫓겨났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인권탄압을 경험하고 있고,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안소니 다피드란(Antony Dapiran)도 VOA와 인터뷰에서 "베이징이 홍콩 젊은이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은, 우산 혁명 이후 베이징의 홍콩 젊은이들에 대한 감시와 탄압이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 같은 모습은 홍콩 젊은이들에게 환멸을 불러일으켰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산 혁명 이후에도 베이징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홍콩 젊은이들이 뽑은 입법위원이 의회에서 축출됐고, 홍콩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홍콩중지당(香港眾志黨)이 특히 위협을 받고 있다. 홍콩 젊은이들은 중국 공산당이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홍콩중지당은 우산혁명의 주도 인물 중 하나인 네이선 로가 대표로 있는 반중(反中) 정당이다. 네이선 로는 역대 최연소 의원으로 선출됐다.

2014년 발생한 '우산 혁명'은 이러한 홍콩인들의 불안감과 반발심이 폭발한 사건이다. 중국 공산당이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반중 인사를 후보에서 배제하고, 친중 인사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하자 홍콩 대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이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홍콩 금융 중심가를 점거한 시위대는 경찰의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아내며 홍콩 민주화 사수에 나섰고, 이로 인해 '우산 혁명'이라는 명칭이 붙게 됐다.

불과 5년 뒤인 올해 6월 중국이 범죄인 인도조약 시행을 강행하자, 이것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데 악용되는 것을 우려한 홍콩인들이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번 시위도 홍콩의 대학생과 젊은 계층이 주도하고 있다.

'베이징'의 일관된 강경 태도에 홍콩 미래에 대한 홍콩 젊은이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특히 '홍콩반환 협정'의 시효가 끝나는 2047년 이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홍콩반환협정의 실질 효력에 대한 중국의 입장 표명은 이 같은 우려가 근거 없는 기우가 아님을 보여줬다.

1984년 영국과 중국이 홍콩 주권 반환을 위해 체결한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에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1997년부터 50년간 홍콩의 현행 체계를 유지하며, 일국양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당시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을 맞아 영국의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2047년까지 홍콩에 보장된 권리와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중국 정부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중국의 루캉(陸康) 외교부 대변인은 홍콩반환협정이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역사적 문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영국은 홍콩을 지배하거나 감독할 힘이 없으며, 이를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슈아 웡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현재 홍콩의 시위는 2047년 이후 홍콩의 미래와 관련된 것이다. 세계는 홍콩 사태가 이미 '범죄인 인도조약', '캐리람(홍콩 행정장관)', 민주주의의 차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홍콩의 현재 사태는 2047년 이후 홍콩의 미래 그리고 우리 청년 세대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라고 전 세계에 홍콩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홍콩의 젊은이들은 이미 중국 공산당을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민주주의가 아닌) 권위주의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변호사이자 홍콩 역사 저술 작가인 안소니 다피드란은 "갈수록 많은 홍콩 젊은이들이 자신을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홍콩과 중국 본토의 분리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홍콩 사태의 원인이 베이징의 '불통'에 있음을 지적했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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