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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검찰개혁 선봉에 선 백혜련...“아쉬워도 한 발짝부터 개혁”

기사입력 : 2019년05월30일 06:03

최종수정 : 2019년05월30일 14:16

사개특위 與 간사로 개혁법안 합의안 대표발의
검찰 출신 백 의원, 검찰개혁 목표로 정계 입문
“패스트트랙은 시작, 한국당 논의 참여해야”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웃음소리가 호탕한 국회의원. 검찰개혁 방향을 설명하며 진지한 표정을 짓다가도 앞으로의 비전을 이야기하며 수차례 미소를 머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여당 간사를 맡아 ‘공수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 가운데 검찰청법 개정안도 백 의원의 이름으로 올랐다.

지난달 29일 개혁법안들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되기까지 근심에 찼던 그의 표정은 이제 한결 누그러진 듯 보였다.

“검찰개혁 방향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도 각각 불만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각 조직의 논리에서는 정답이 나올 수 없습니다. 합의된 개혁법안과 한 발짝의 진전도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백 의원은 가까스로 완성된 개혁법안을 ‘어느 정도 합리적인 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처음 발의했던 안에서 조금 후퇴한 부분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합당한 안이 마련된 것”이라며 “수십년간 이뤄진 시스템을 한 번에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한 걸음의 개혁이 근본적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한 “조직의 인력도 지금의 시스템에 맞춰있는 것이지, 우리가 바라던 개혁의 목표에 맞게 준비된 것이 아니다”면서 “현재의 검경 시스템과 조직·인력 등을 고려해 순차적 단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 외치며 정계 입문한 검찰通

‘검찰개혁’은 20대 국회에 입성한 백 의원의 최대 과제였다. 검찰 출신인 백 의원은 “검찰 내에서 자체적으로 개혁할 수 없다면 국회에서 바꿀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치권 입문 계기도 정치화된 검찰 권력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수원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백 의원은 11년 만에 사직서를 던졌다. 검찰 내부 통신망을 통해 사직의 변도 남겼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검찰의 모습은 국민들이 볼 때 결코 정의롭게 보여지지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고 있다고 보여지지도 않았다”며 “검사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적도 많았다”고 고백했다.

백 의원은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 검사생활을 할 때는 검찰이 민주화되는 과정에 놓여 즐겁게 일을 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걸 느꼈다. 예전과 같이 정치권력에 줄을 대고 알아서 기는 문화가 팽배해졌다. 검사 생활에 회의를 느꼈다”고 부연했다.

국회의원으로서 이뤄야 할 꿈도 자연히 ‘검찰개혁’이 됐다. 백 의원은 “결국 20대 국회에서 저의 과제는 최소한 검찰개혁”이라며 “이번에 패스트트랙에 오른 수사권조정 법안과 공수처 법안을 꼭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검경수사권·공수처’ 법안 태운 패스트트랙 출발

검경수사권 조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의 힘을 빼는 대표적인 법안이다.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사실상 폐지된다. 그동안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던 수직적인 관계를 협력관계로 조정한다는 취지다.

그동안 수사권·기소권을 독점하던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은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이에 검찰의 수사권을 일부 경찰에 떼어주고 상호 견제하는 장치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정보경찰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수사권 조정은 ‘경찰권력 비대화’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백 의원은 “경찰 규모 전체로 봤을 때 비대해지는 면은 있지만 수사권 조정의 문제는 아니다"며 "당정청이 정보경찰의 권한을 규정하고, 사법경찰·행정경찰을 분리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대로만 되면 경찰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기소권 문제로 막판 진통을 겪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도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백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수처안은 판·검사, 경찰 경무관급(지방청 차장) 이상에 대해 ‘제한적 기소권’을 부여하는 반면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공수처가 기소권을 행사하기에 앞서 ‘기소 심사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2건의 공수처안이 모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며 여야는 하나의 합의안을 위해 다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백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내부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협상에 임하며 권 의원안이 나오게 된 것”이라며 “나름 양보하며 협상안을 마련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이런 결과가 나와 안타까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국회 사개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이 지난달 29일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을 위한 사개특위 회의를 앞두고 회의실 앞을 점거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19.04.29 zunii@newspim.com

◆패스트트랙 ‘끝 아닌 시작’... 백혜련 “한국당, 합리적 안 내놓으면 받겠다”

패스트트랙 열차는 이미 출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지난달 말 지정된 패스트트랙 법안들은 최장 330일 이내, 늦어도 내년 3월 말이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된다.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백 의원은 “출발한 열차를 멈출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합의안에 의견을 내놓지 않으면 그냥 그대로 표결에 가는 것”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백 의원은 그러면서도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 제기를 하고 가능하면 합의를 이뤄 통과시키는 것이 국민이나 국회 입장에서 좋을 것”이라며 “합리적인 방안은 충분히 받을 자세와 마음가짐이 돼있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비상설 특별위원회인 사개특위 시한이 오는 6월30일로 다가온 만큼 연장 여부가 ‘새로운 시작’을 알릴 가능성도 커졌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은 해당 상임위에서 최장 180일까지 논의될 수 있다. 사개특위가 없어지면 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로 자동 회부돼 새로운 사람들이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백 의원은 “법사위에서 새로 시작하면 합의를 이루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 아는 사개특위 내에서 해당 법안들을 논의하는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초심을 잃지 말자!'는 문구가 적힌 탁상시계를 들어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2019.05.27 zunii@newspim.com

◆1년 남은 20대 국회 과제는... “초심·약속 잊지 않는 정치인 되겠다”

패스트트랙과 함께 닻을 올린 검찰개혁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매듭지을 마지막 난제가 됐다. 시한은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검찰개혁을 바라보며 달려온 지난 3년을 백 의원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할까. 그는 “나름 열심히 하며 성과도 있었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20대 국회 법사위에서 법안 발의도 제일 많았고 법안 통과율도 가장 높았다”고 자부했다.

입법 후 가장 반응이 좋았던 법안으로는 ‘검사징계법’을 꼽았다. 백 의원은 “일명 ‘먹튀 사표 방지법’으로 문제가 있을 때 사표를 내고 나가면 징계를 받지 않는 것을 방지하는 법안이다. 돈 봉투 사건의 이영렬 지검장에게 처음으로 적용이 됐다. 백 의원은 "국민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남은 과제는 여성 성폭력 문제와 관련된 법안들이다. 백 의원은 “관련 법안들을 총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진행 속도가 굉장히 늦다”고 말했다. 그는 “형량도 낮고 실질적으로 보호조치가 안되는 것들이 많아 국민적 요구는 커지는 상황”이라며 “국회가 올스톱하며 법안이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준비한 개혁법안을 마무리하면 정치인 백혜련의 이상은 어디로 향할까. 백 의원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늘 ‘초심’이라는 단어를 새긴다. 초심을 지키는 정치인,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각종 서류와 명함 등이 널브러진 백 의원의 업무용 책상 위로 ‘초심을 잃지 말라’며 동문들이 제작해준 탁상시계가 반짝이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5.27 kilroy023@newspim.com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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