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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7-4) 국방 제1차관의 불편한 속내

기사입력 : 2019년03월29일 16:16

최종수정 : 2019년03월29일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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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관계 빛과 그림자...옐친 정부, 한국과 방산협력 적극 기대
군수담당 국방부1차관 "극비시설도 보여줬는데 성과없다" 불만
푸틴 정부 군수산업 대대적 육성...한-러 방산협력 무산 아쉬움

[서울=뉴스핌] 김흥식 객원논설위원 = 소련해체 이후 옐친 정부는 국가예산의 상당부분을 빨아들이는 군수산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핵심은 군수공장의 ‘민영화 프로그램’이었다. 한 마디로 각자가 스스로 돈벌이에 나서 예산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92년 3월 모스크바 근교의 우주과학도시 '고로독 즈베즈드이'(별의 도시) 내 가가린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한 한국과학기술관계자들과 필자가 공군장성인 우주비행센터 소장과 담화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옐친정부, 군수공장 민영화 추진...한국에 극비시설도 공개하며 협력기대  

예산삭감으로 군수산업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게 되었고 이로 인해 공장·연구소 폐쇄 등 운영이 마비된 곳도 적지 않았다. 과학기술자들에 대한 급여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였다. 미국보다 우위를 자랑하던 기술로 쏘아올린 우주정거장 ‘미르’의 우주인을 지구로 다시 복귀시킬 비용을 부담하지 못해 예정대로 돌아오지 못하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한국에 눈을 돌리고 투자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기 시작했다. 필자 생각에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수교대가로 3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키로 한 한국의 국력에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던 것 같다.

한국의 국방부와 방산 관련 고위 관계자들의 모스크바행이 빈번해졌다. 우리로서는 러시아제 무기와 장비로 무장한 북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러시아의 우수한 군사기술을 그것도 싼값에 도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러시아 측은 한국의 자금투자와 러시아의 우수기술이 접합하면 세계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표시하면서 이례적으로 최첨단 군수공장들을 거리낌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러시아 군수산업 최고책임자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걸었던 기대와 실망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가가린 우주비행센터 소장인 공군장성과 한국 과학기술관련 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92년 3월). 러시아측은 우주비행훈련 등 우주과학분야에서 합작하자고 제의했다. [사진=뉴스핌DB]

◆한밤에 전격 성사된 군수산업 담당 코코신 국방부 제1차관과 인터뷰   

귀임을 1년 정도 앞두고 한.러 간 진행중이던 방위산업협력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를 집중 취재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그라초프 국방장관이나 군수산업 최고 책임자와의 인터뷰를 추진하기로 했다. 대사관 무관부를 통해 러시아 국방부에 인터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너 달이 지나서야 러시아 국방부는 무관부를 통해 일단 질문요지를 보내라는 연락이 왔다. 군사협력 강화와 방산분야 합작 가능성을 묻는 10여개의 질문을 적어 보냈다.

언제나 그렇듯 가타부타 소식도 없이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94년 2월 눈이 펑펑 내리던 어느 날 저녁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의 전화가 왔다. 지금 즉시 국방부 본청사 OO 출입문으로 오되 통역은 대동하지 말고 혼자오라는 거였다.

만나게 될 사람은 안드레이 코코신 국방 제1차관이며 그라초프 장관은 프랑스 방문 중이라 불가능하다는 전언과 함께 찰칵 끊겼다. 이런 식의 일방적 통보는 늘상 있는 일이었다.

다소 기분이 상했지만 바로 국방부 청사로 갔다. 국방부는 시내 중심가 유명한 아르바트 거리 입구에 위치한 육중한 석조건물의 본청사과 주변의 몇 개 부속건물로 구성돼 있다.

겨울철이라 이미 캄캄한 밤이고 청사 주변에 눈도 수북히 쌓여 있었다. 일러준 출입문에서 신사복 차림을 한 러시아인의 안내를 받았다. 안내자는 러시아어로 간단한 인사만 하고는 내내 침묵을 지켰다. 통역을 대동하지 않은데 대한 걱정이 앞섰다.

거대한 1층 홀 안에 필자를 태우기 위한 귀빈용 엘리베이터가 대기중이었는데 미모의 여군이 굳은 표정으로 부동자세를 취하며 인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집무실로 들어가는 건물 내부 모퉁이마다 경비병들이 힘찬 구호와 함께 절도 있게 경례를 하는 바람에 긴장되기도 했다.

코코신 차관 집무실로 들어가는 대기실에는 대장, 중장급 고위장성들이 다소곳이 앉아 면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곧장 집무실로 들어갔다. 인사를 나누는데 30대 후반 정도의 새파란 젊은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필자를 안내한 러시아인이 갑자기 유창한 한국말로 통역을 맡게 된 국방부 외사국 소속 예고로프 소령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는 바람에 또 한번 놀랐다. (인터뷰가 끝난 후 자신을 김일성대학을 졸업했으며 남북한을 담당하는 실무장교라고 밝혔다.)

러시아 전승기념일인 '승리의 날'(5월 9일)을 앞두고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실시된 군사 퍼레이드 리허설에서 포착된 S-400 트라이엄프(Triumph)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사진=로이터 뉴스핌]

◆코코신 "한국에 최첨단시설 보여주고 합작요청...2년간 실적없다" 불만  

명석한 두뇌와 대단한 언변을 갖춘 코코신 제1차관의 자신만만해 하는 모습은 영악스러운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옐친이 등용한 대표적인 ‘앙팡 테리블’의 한 명으로, 민간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방차관에 오른 인물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장관 밑에 2명의 제1차관이 있는데 한 명은 작전을 책임지는 총참모장이 겸직하고 다른 한 명인 코코신은 군수산업, 보급, 후생 등 작전과 인사를 제외한 제반업무를 담당한다. 그 외에 당시 지상군, 공군, 해군, 방공군, 전략로켓군 등 각군 사령관이 차관 직을 겸직하는데 대개 현역 대장급으로 보임된다.

아버지 벌 나이의 기라성 같은 장성들이 대기실에서 얌전하게 면담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코코신의 대단한 위상을 보는 것 같았다. 특히 그가 총괄하는 군수산업부문은 생필품 등 경공업 부문을 제외한 모든 주요 기간산업 공장들을 아우르고 있어서 사실상 러시아의 핵심적 산업을 관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시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러 관계 발전의 기대감과 중요성을 역설하더니 갑자기 한국 측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실망했다며 작심하듯 퍼붓기 시작했다. 한국이 러시아를 과소평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그의 말로는 수교 이래 모스크바를 방문한 한국 정치인, 군 및 방산 고위관리, 경제인 등에게 러시아가 자랑하는 첨단 기계공장, 미사일과 탱크 제조등 각종 방산공장, 우주센터, 최첨단 연구소 등을 속속들이 보여주고 기술이전 등 합작의 이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어떤 외국인에게도 공개한 적이 없는 극비 시설이 대부분이었다는 주장도 했다.

특히 방산분야 첨단시설을 둘러본 한국 전문가들이 금방이라도 파트너로서 합작 할 수도 있는 것처럼 큰 소리쳤지만 지난 2년여 동안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며 불편한 속내를 표출했다. 수교 초기의 밀월을 구가하던 한.러 관계에 경고음이 들리는 듯 했다. 코코신의 정치적 비중으로 볼 때 이번 인터뷰는 충분히 계산되고 준비된 연출이 분명해 보였다.

연합뉴스의 매체 성격을 미리 파악했을 게 분명한 코코신은 자신의 발언이 한국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길 바랐던 것 같다. 인터뷰 기사는 상세히 작성, 송고했다. 코코신 차관의 불만을 전해들은 무관부 관계자는 러시아 입장에 수긍할 만한 점이 있다고 시인하고 한국에의 기대감이 식어가는 러시아를 다독일 필요가 있다는 말을 했다.

러시아 S-400 Triumph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사진= 로이터 뉴스핌]

◆푸틴정부 군수산업 대대적 육성...한-러 방산협력 무산 아쉬움 

한국이 차관상환을 독촉하면서 상환을 위해 러시아제 첨단 무기를 제공해 일괄타결하자는 러시아 측 제의를 거부한데 대해 러사아 정부는 상당히 섭섭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어쨌든 이 때문인지 한국을 대하는 러시아의 태도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군사교류 부문에서는 외형적으로 큰 진전을 보였지만 협력의 실질인 방산협력부문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한국과의 방산협력 무산에 실망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들어선 2001년 이후 체제정비와 국내정치 안정을 이루면서 군수산업을 국가 주요산업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단. 수년만에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무기수출국으로 오르면서 군수산업 강대국으로 부활한 것이다.

푸틴은 특히 대외방산협력을 대통령이 직접 관장하며 첨단방위산업 기술의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러시아 방위산업 수준은 약 220여개의 핵심 설계국을 포함해 4500여개의 연구기관과 400만명 수준의 연구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소련 해체 전후해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던 러시아 방산업체들과의 협력을 어느 정도 유지했더라면 하는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당시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 동맹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정무적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한편 코코신은 제1국방차관 직을 물러난 후 97년 군 개혁을 감독하는 국방감찰총감으로 활약했으며 뒤이어 옐친의 두터운 신임으로 막강한 국가안보위원회 서기로 취임, 외무. 내무. 국방. 정보기구 등을 총괄하는 직무를 수행했다.(코코신 다음으로 푸틴 대통령이 국가안보위 서기직을 맡았다)

이어 국가두마(하원) CIS담당 위원장 및 두마 부의장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했으나 푸틴 대통령과는 불편한 관계인지 더 이상의 공직은 맡지 않고 있다. 옐친계 핵심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기피대상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모스크바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톱 클래스의 국제안보문제 전문가로 활동중이다.

[모스크바 러시아 로이터=뉴스핌] 황숙혜 기자 = 4기 임기 막을 올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크렘린궁에서 공식 취임식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있다.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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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화랑담배] 제2회 광복군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1940년 9월 17일 중국 중경 가릉호텔에서 성대한 행사가 열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창설식이었다. 미국 한인 동포들이 보내온 돈 4만원으로 조직한 군대였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20억 원 정도 된다. 총사령관 이청천 장군, 참모장 이범석 장군, 제1지대장 이준식, 제2지대장 고운기, 제3지대장 김학규, 제5지대장에 나월환을 임명했다. 지대장은 지금의 사단장에 해당한다. 모두 봉오동 전투, 청산리 전투를 비롯하여 남북 만주에서 전개된 항일무장투쟁에 직접 참여하여 활동한 독립군 출신이었다. 한국광복군 훈련반 제1기 졸업사진. [사진= 독립기념관] 임시정부 주석 김구는 포고문을 통해 "국내외 동포들에게 알립니다. 1940년 9월 17일부로 대한민국 광복군을 창설하였습니다. 광복군은 1907년 8월 1일 일제가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한 날이 바로 광복군 창설일임을 선언합니다. 광복군은 구 한국군의 후신으로 33년간에 걸친 의병과 독립군의 항일무장투쟁을 계승한 전통 무장 조직입니다"라고 했다. 대한제국 국군-의병-독립군의 군맥(軍脈)과 군혼(軍魂)을 분명하게 잇고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부대 편성은 소대, 중대, 대대, 연대, 여단, 사단 6단으로 편성하였다. 총 3개 사단을 조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원이 적은 상황에서 우선 지대를 만들고, 각 지대를 구대와 분대로 연계한 전투부대를 구성했다. 임시정부에서 1940년 9월 19일 중국 국민당 정부에 통보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직원 명단'에 의하면, 부대 규모가 총사령부와 4개 단위부대, 여기에다 조선혁명군 부대까지 포함하여 5000여 명이었다. 임시정부에서는 1941년 12월 연합국의 일원으로 일본에 선전포고했다. 1942년에는 미국 측에 "미국이 제주도를 해방 시켜 주면, 중경에 있는 임시정부를 제주도로 옮긴 후, 광복군이 미군과 함께 한반도 상륙작전을 전개하겠다."라고 제안하였다. 이 제안은 실제로 미국 OSS 부대(지금의 CIA)와 1945년 4월부터 8월까지 강도 높은 국내 진공 작전을 준비했다. 주요 훈련은 3개월 기간에 고공낙하, 암살법(권총에 특수장치를 하여 소리 없이 암살하는 방법), 통신(암호의 작성 및 해독법, 무전기 조작 및 수리), 교란 행동, 정보수집, 폭파 등 이었다. 일과는 07:00∼12:00 오전 훈련, 13:00∼18:00 오후 훈련, 19:00∼22:00 야간 훈련이었다. 주요 임무는 대한민국으로 낙하산과 잠수함으로 침투하여 미 공군 공습에 필요한 지형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일본군 군사시설 탐지 및 파괴 지하 유격대를 조직하여 연합군 상륙작전 시 제2선에서 연결하는 작전이었다. 마침내 1945년 8월 7일 모든 훈련을 마치고 국내진공작전 출정식을 개최했다. 개시일은 8월 10일이었다. 출정식 때 장준하 경기도 공작 반장은 "나는 조국광복을 위해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내가 나의 죽음을 지불하면, 내 능력껏 그 대가가 조국을 위해서 결제될 것입니다. 나의 각오는 한 장의 정수표입니다. 발생인은 장준하, 결제인은 조국입니다"라는 유서까지 작성했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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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시바' 누구?...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 사임을 공식화하면서, 일본 정국의 관심은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로 쏠리고 있다. 집권당 총재가 곧 총리직을 맡는 일본 정치 구조상 이번 총재 선거는 사실상 다음 총리를 뽑는 절차다. 자민당은 조만간 새로운 총재 선거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2024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경합했던 주요 인사들이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국 운영이 소수 여당이라는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차기 총재가 야당과 어떻게 연대할지, 어떤 연립 구도를 짤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권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로 다카이치가 23%, 고이즈미가 22%를 기록했다. 나란히 1, 2위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고이즈미가 32%로, 다카이치(17%)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는 2024년 총재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에게 역전패했다. 고이즈미 역시 의원 표에서 선두에 올랐지만 당원 표에서 밀리며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당내 기반과 대중적 인지도를 겸비해 차기 선거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주자들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981년생(44세)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2009년 중의원 첫 당선 이후 줄곧 '포스트 아베',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다. 환경상, 농림수산상을 거쳤으며 개혁 성향과 젊은 이미지로 지지층을 넓혔다. 2024년 총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농림수산상으로 복귀해 쌀 유통 개혁 등 농정 개혁에 매진했다. 대중적 인지도와 '고이즈미 브랜드'라는 정치 자산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1961년생(64세)으로 보수 강경파로 분류되는 여성 정치인이다. 2021년 총재 선거에 첫 도전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3위를 기록했다. 2024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원 72표, 당원 109표)를 얻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역전 당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웠던 의원 그룹이 주된 지지 기반이다. 이시바 정권에서 당직 제안을 거절하며 독자 노선을 유지해 왔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야시·모테기 등 잠룡도 주목 고이즈미와 다카이치 두 선두 주자 외에 잠룡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옛 기시다파 일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시바 정권의 2인자로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은 당내 경험과 풍부한 인맥을 강점으로 삼고, 아소 다로 전 부총리와 교류를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5선 의원으로, 동기 의원들과 옛 니카이파의 지원을 받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총재 선거 이후에도 정국 '안갯속'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를 합산하는 방식이 원칙이지만, 긴급 시에는 국회의원과 지방 지부 대표만 투표하는 '양원 의원 총회' 방식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 경우 의원 표의 비중이 커져 파벌 역학이 중요해진다. 차기 총재가 선출되더라도 곧바로 정권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일본 헌법상 총리는 국회에서 지명되는데, 자민·공명 양당은 현재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상태다. 따라서 야당이 단일 후보를 세워 결집할 경우,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당 총재가 총리에 오르더라도, 예산안·세제 개혁 법안 등 국정 운영은 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차기 총재는 곧바로 '연립 확대'나 '정책 연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고,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어떤 야당과 손을 잡을지가 핵심 화두가 된다. 결국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단순히 차기 지도자를 뽑는 절차를 넘어, 일본 정치가 다당제 속에서 어떤 연립 구도를 구축할지 시험대가 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goldendog@newspim.com 2025-09-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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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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