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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소동으로 시작된 日왕실의 폭풍…2019년 변화의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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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공주의 결혼 소동 후미히토 친왕가의 실체 드러나
2019년 나루히토 왕세자 즉위 후 왕실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다이조사이(大嘗祭)는 종교색이 짙다. 국비로 지출하기보다 덴노(天皇·일왕)의 내정비로 처리하는게 적당하다"

2018년 11월 30일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 친왕의 발언이 일본 주요 매체 1면을 장식했다. 정치적 발언이 금지된 일본 왕실에서 그 일원이 현실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문제는 1989년 현 덴노인 아키히토(明仁)의 즉위 때도 위헌 소송이 있었기에 관심을 받는 사안이기도 했다.

하지만 후미히토 친왕을 향한 일본 여론은 싸늘했다. 그가 내년에 즉위하는 나루히토(徳仁) 왕세자를 방해하려 한다는 비난도 따랐다. 실제로 해당 보도 기사의 댓글난은 “본인 집안 일이나 신경 쓰라”는 등 냉소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재미있는 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본 여론은 후미히토 친왕에게 매우 우호적이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난 2006년 아들 히사히토(悠仁)를 낳았다. 외동딸만 낳은 형과 달리 41년 만의 남자 왕족을 태어나게 한 후미히토에게 여론은 우호적이었고, 후미히토의 기세도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왜 갑자기 여론은 등을 돌렸을까. 우선 후미히토 일가의 장녀, 마코(真子) 공주의 결혼 소동을 살펴보자.

2018년 11월 30일 후미히토(왼쪽) 친왕이 53세 생일을 맞이해 다이사이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인 키코비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결혼 소동으로 ‘안하무인’ 후미히토 일가의 실체가 드러나다

2018년 2월 일본 궁내청은 11월에 예정됐던 마코 공주의 결혼을 2020년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덴노 일가의 결혼 날짜는 지진 등 천재지변이 일어날 때가 아니고서는 결코 미뤄지지 않기 때문에 전례 없는 일이었다.

물론 왕실로 따지자면 천재지변은 아니어도 충분히 재난에 가까운 일이 일어나긴 했다. 공주의 약혼 내정자인 고무로 게이(小室圭)의 어머니가 얽힌 금전 문제 때문이었다. 고무로 게이의 아버지는 그가 어린 시절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어머니는 다른 남성과 교제하면서 금전적인 지원을 받아 그 돈으로 아들의 학비와 생활비를 댔다고 한다. 하지만 헤어지게 되자 남성이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고, 어머니는 증여받은 것이라 주장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게다가 고무로 게이의 가족은 ‘신흥 종교’라 불리는, 한국으로 치면 사이비 취급을 받는 종교를 믿는다는 의혹도 있었다. 고무로 게이의 직업도 문제였다. 공주와 국제기독교대학(ICU) 동창인 그는 도쿄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면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비정규직 일자리란 뜻이었다.

일반적인 결혼에서 비정규직이 문제가 될 리는 없겠지만 왕실 여성의 혼처로는 문제가 있었다.

일본의 여성 왕족은 평민과 결혼하면 왕적을 이탈해 평민이 된다. 이는 국비로 지급받던 생활비를 더 이상 받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왕족으로서 평생을 살아오던 사람이 갑자기 서민 수준의 생활을 영위한다는 건 상상 이상의 문제다. 왕족 여성의 혼처는 대부분 중상류층 이상인 이유다.   

약혼 예정 발표 당시 마코 공주(우)와 고무로 게이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게다가 고무로 게이의 집안 문제는 일반인의 결혼에서도 심각하게 다뤄질만한 문제들이었다. 당연히 반대 여론이 높아졌다.

하지만 왕실 궁내청과 후미히토 친왕 일가의 행보는 정반대였다. 마코 공주는 고무로와의 결혼을 고집했고, 후미히토는 방임했다. 아니, 되레 고무로 게이에게 특혜를 붙여주기 시작했다.

결혼이 연기되고 미국 포덤대학 로스쿨로 유학을 떠나는 고무로에게 후미히토 일가는 고액의 경호원을 붙였고, 지금도 경호비를 지출하고 있다. 당연히 국민 세금으로 지출하는 돈이다.

또 후미히토 친왕 부부가 고무로를 왕실로 불렀을 때 취재진을 피한다는 이유로 동궁 정문을 통해 들어오도록 했다. 문제는 동궁 정문을 일반인이 지나가려면 덴노나 왕세자 부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후미히토는 나루히토 왕세자에게 허가도 받지 않고 이런 행동을 계속했다. 여론이 폭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여론이 등을 돌리자 그동안 애써 잠재워왔던 후미히토 일가의 비리가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후미히토 친왕이 2006년 아들을 낳은 이후 일본 국민들이 애써 눈감아왔던 문제들이 말이다.

◆ 특혜만 요구하는 후미히토 일가

후미히토 일가의 근본적인 원인은 그들의 '특권 의식'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후미히토 일가가 당연하듯 해온 특례입학이었다. 

우선 후미히토 본인부터가 낮은 성적임에도 특혜를 받아 가쿠슈인(学習院)대학에 입학했다. 후미히토가 입학한 해 커트라인이 후미히토에게 맞춰져 입학정원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로 취급받고 있다.

후미히토의 두 딸인 마코 공주와 카코 공주도 성적이 안좋은 건 마찬가지였다. 이들 역시 본인의 실력으로는 입학하지 못했을 대학을 특례로 들어갔다. 하지만 입학만 했을 뿐, 이후 출석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게다가 마코 공주는 박사학위까지 따겠다고 밝히면서 여론이 험악해지기도 했다.

뒤이어 막내아들인 히사히토도 특혜를 받아 명문 중학교에 입학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여론은 더욱 안좋아졌다. 사실 마코 공주의 결혼 소동이 일기 전에도, 인터넷에선 이들 삼남매를 '바보 삼남매'라고 조롱하는 글이 심심치 않을 정도였다. 

여기에 후미히토 부부가 히사히토 출생 이후 공공연하게 왕세자 부부를 깎아내렸던 점도 다시 재평가 받으면서 '안하무인' 비판에 불을 지폈다.

그간 극우세력들은 노골적으로 나루히토 왕세자를 깎아내리고 후미히토를 띄워왔다. 왕세자의 개혁적 성향이 강한만큼 그들의 입맛엔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극우 성향이 강한 궁내청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손을 잡고 왕세자를 깍아내리는 기사를 지속적으로 내는 한편, 왕실 행사에서도 후미히토를 돋보이게 하면서 왕실 서열을 흔들었따. 

지난 2013년 야마오리 데쓰오(山折哲雄)라는 종교학자가 월간지에 "황태자 전하 퇴위하십시오"을 올려 논란일 일으켰던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일본 분위기 상 일반인이 왕실과 관련된 극단적 주장을 펼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그 뒤에 후미히토와 궁내청이 있단 사실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그래도 당시엔 수십년만에 아들을 낳았다는 점 때문에 여론이 눈을 감았다. 하지만 후미히토 일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역시 안하무인이었다"는 평가로 이어지게 됐다. 

◆ 덴노의 생전양위 발표에 뒤통수 맞은 후미히토

이처럼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던 후미히토 친왕의 기세는 2016년에 가서야 한 풀 꺾인다. 바로 덴노의 생전양위 발표때문이다. 

그동안 덴노 부부는 후미히토 친왕의 안하무인 행동에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후미히토와 극우세력은 덴노 부부가 자신들을 용인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덴노는 생전 양위를 밝혔다. 이는 후미히토가 무슨 일을 하든 "왕위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것"이란 선언과도 같았다. 이는 곧 덴노 부부가 후미히토를 지지해서 하극상을 방임한 게 아니란 말이 된다. 하극상을 '굳이' 제지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왕위는 정해져있었단 뜻인 셈이다. 

다만 후미히토 친왕은 나루히토의 즉위 이후 '황사'가 돼 왕세자에 준하는 직위를 얻게 된다. 이때만 해도 후미히토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을 수도 있다. 왕세자에게 아들이 없는 이상 나루히토-후미히토-히사히토 순으로 왕위가 넘어갈 수 있는 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코 공주의 소동이 이 희망을 끊어버렸다. 일본 국민들의 반감은 "후미히토 일가에서 덴노가 나오는 꼴을 볼 수 없다"는 여론으로까지 이어진 상태라, 후미히토 뿐만 아니라 히사히토에게도 반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나루히토 왕세자(좌)와 아이코 공주의 모습.[사진=로이터 뉴스핌]

게다가 히사히토가 누나들을 닮아 머리가 안 좋다는 소문도 히사히토 즉위에 대한 반감을 더욱 지폈다. 히사히토와 달리 왕세자의 외동딸 아이코(愛子) 공주가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아이코 공주는 중학교 입학 이후 줄곧 상위 1% 안에 드는 성적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러니 "아키히토 덴노가 이번에 한해 유례없는 생전 퇴위를 한 것처럼, 아이코 공주에 한해서 여성 덴노를 허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왕세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했던 2000년대 초반에도, 일본 정치계에선 아이코 공주의 덴노 즉위가 심도있게 논의된 적이 있었다. 당시 여론조사를 보면 60%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여기에 아이코 공주에겐 '왕실 최고의 두뇌'라는 평가까지 따라붙은 상황이며, 왕세자 일가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으로 변했다. 아이코 공주의 즉위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게 된 것이다.

후미히토 친왕이 왕세자에 준하는 '황사'가 된다지만 이는 전례가 없는 불안정한 지위다. 일본 왕실전범에서 덴노의 승계는 '덴노의 자식'에게만 가능하다고 못박고 있다. 반면 여성 덴노는 역사상 10명이나 존재했다. 후미히토의 즉위보다 아이코 공주의 즉위가 더 현실성있다는 뜻이다. 

나루히토 왕세자와 마사코 왕세자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여론을 역전시킨 왕세자 일가, 왕실은 바뀔 것인가

일본 왕실에서 덴노는 곧 법이다. 아키히토 덴노의 사례만 봐도, 덴노가 마음만 먹으면 전례없던 생전 양위가 진행될 수 있다.

때문에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는 2019년 5월 1일부터 일본 왕실에선 개혁이 진행될 거란 전망이 대세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일본 왕실에서 진보적 스탠스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오랜 기간 왕세자 일가를 노골적으로 천대했던 궁내청이 개혁 대상에 오르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또한 여론이 왕세자 일가에 우호적으로 변했다는 점도 왕세자의 개혁의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간 궁내청과 극우세력의 헐뜯기,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점으로 마사코 왕세자비는 마음의 병을 얻고 장기간 요양을 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왕위가 확정된 뒤로는, 세 가족이 서로를 의지하며 힘든 시간을 버텨냈다는 점, 어려운 와중에도 품행이 바르고 똑똑한 자녀를 길렀다는 점에서 일본 국민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기세등등했던 차남가의 몰락과 왕세자의 즉위, 예고된 개혁. 일본 왕실은 2019년 5월 이후 변화의 바람에 휩쓸릴 것이다. 변화의 흐름이 어느 쪽으로 향할 것인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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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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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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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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