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공장 디자인센터 별도 분리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한국지엠(GM)이 신설법인 설립 수순에 들어간다. 오는 11월 말까지 신설법인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하고, 조직구성까지 마쳐 12월 1일 신설법인을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한국GM은 19일 오후 2시 서울 모처에서 열린 ‘별도 법인 분리’ 관련 임시주주총회에서 연구개발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과 디자인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신설법인은 내달 초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설법인 이름은 ‘GM 테크니컬 코리아’다.
한국GM 관계자는 “GM 본사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중형급 SUV 차세대 디자인 및 차량 개발 업무를 가져오기 위해선 법인 분리가 필수”라며 “법인을 분리해야 신속한 의사 결정과 업무 효율화가 가능하고, 신규 개발 물량을 확보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설법인은 한국GM이 아닌 GM 본사의 관리를 받게 된다. 연구개발(R&D) 부문을 떼어낸 한국GM은 자동차와 부품의 생산, 정비 및 판매사업 등을 담당하게 된다. R&D신설법인은 현재 한국GM 부평공장에 있는 디자인센터를 별도 분리하는 형태로 설립된다.
미국 GM본사가 지난 2005년 설립한 한국GM 디자인센터는 GM의 해외시장 진출에 큰 역할을 해 왔다. 현재 해외 인기 전기차 모델인 볼트EV를 포함해 스파크와 트랙스 등 경차 및 준중형급 이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한국GM 디자인센터에서 개발한 차종 중 하나다.
여기에 글로벌 GM이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외 자산을 매각하면서 한국GM의 연구개발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GM 본사가 있는 북미를 제외한 해외사업장에서 한국GM에서 개발·생산하는 차종이 해외사업을 이끄는 전진기지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GM이 개발하는 차종은 점차 중대형 SUV로 확대돼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GM이 내수판매보다는 수출에서 주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점도 글로벌 GM의 위상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GM의 전체 판매량인 24만6386대 가운데 14만7831대(60%)가 북미와 동남아 등지 수출 물량이었다.
즉 글로벌 지엠 내에서 한국GM은 단순 내수판매가 아닌 해외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곳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글로벌 GM의 핵심 사업장인 중국에서도 연구개발 분야는 별도 법인인 상하이 페이텍(PATAC)이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GM 측은 연구개발-생산 분야 이원화는 글로벌 GM의 해외사업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회사 육성 차원에서 별도 법인을 설립해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라면서 “법인 을 분리하니까 철수 위험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GM 노조는 총파업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현재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 역시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신청과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 '총파업'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노조는 중노위가 오는 22일께 조정중단 결정을 내리는 대로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사진=한국지엠] |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