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대형 회화 '병풍'과 떠나는 시간여행 '조선, 병풍의 나라'

기사입력 : 2018년10월15일 11:16

최종수정 : 2018년10월15일 11:16

학계의 변화 반영, 미술관 전시 스펙트럼 확보 위한 전시 기획
역사·문화를 알 수 있는 역사적·미학적 가치를 지닌 병풍
10월3일~12월23일까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개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가리개나 배경의 역할을 하는 병풍이 주인공이 됐다. 금강산의 절경과 조선시대 궁중의 풍경, 민간의 생활 풍습 등을 조명할 수 있는 회화 작품으로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 병풍이 꽃을 피운 시대를 향유할 수 있는 여행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시작된다.

해상군선도10폭병풍, 홍백매도8폭병풍, 헌종가례진하도8폭병풍(위로부터) [사진=아모레퍼시픽미술관]

‘조선, 병풍의 나라’는 궁중의 병풍부터 민간에서 사용한 병풍, 그리고 궁중화원이 제작한 병풍과 화원이 아닌 작가가 제작한 병풍, 나아가 근대 병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제작되고 사용됐던 병풍을 다채로운 주제로 소개하고 있다. 

올해 5월 개막 전시로 기술과 현대미술의 만남을 관찰할 수 있는 ‘라파엘 로자노헤머: 디시전 포레스트’를 열었던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두 번째 전시에서 색을 바꿔 고미술전  ‘조선, 병풍의 나라’를 지난 3일 개최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고미술품과 현대미술품을 고루고루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의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최근 미술계와 학계에서 회화 연구 중 하나로 병풍 연구에 관심이 높아진 흐름을 반영해 이번 병풍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고종임인진연도8폭병풍 [사진=아모레퍼시픽미술관]

병풍은 전통 회화 중에서도 크기가 크고 보관이 까다롭기 때문에 병풍전을 준비하는 데 고려할 사항이 많다. ‘조선, 병풍의 나라’를 기획한 편지혜 큐레이터는 “‘병풍을 소개할 만한 전시장의 규모가 갖춰 있는가’도 전시 개최의 중요한 사항이다. 본 미술관은 병풍을 전시할 수 있는 충분한 크기의 전시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병풍은 (다루기에)민감한 유물이라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본 미술관에는 고미술품을 다룰 수 있는 경력 연구원이 있어 다른 기관으로부터 대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병풍 76점 중 30%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품, 나머지는 국내 10여 개 기관 및 개인 소장품으로 구성됐다. 편 큐레이터는 “다양한 기관에 소장되어 있는 병풍들을 한 자리에서 보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관람객이 이번 전시를 보고, 전통의 미감과 병풍이 담고 있는 재미 있는 스토리를 가져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서양식 제복을 입은 군인들(왼쪽), 덕수궁 중화전 2층 모습. 2018.10.05 89hklee@newspim.co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인 ‘태평성시도 8폭병풍’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최초로 외부에 대여한 작품이다. 대여 과정에 대해 편 큐레이터는 “대여 기관에서 전시의 내용을 검토한 후, 전시장의 환경(온도 및 습도)뿐만 아니라 작품을 다룰 수 있는 인력이 상주하는지 체크를 한다. 그 후에 최종적으로 부합하다고 판단이 되면 대여 절차를 진행한다”고 귀띔했다.

‘태평성시도 8폭병풍’은 18세기 말~19세기 초 그려진 작품으로 성 내외부 2100여 명의 인물들이 활동하는 장관을 그린 도시풍속화다. 상점이 길게 포진해 있고, 한켠에는 수레가 가득한 도로를 배경으로 결혼과 장원급제 행렬 등 전통시대 이상적 삶 등이 표현됐다. 또 각종 수공업과 상업 활동에 종사하는 인물이 그려졌다. 당시 도시상을 지향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금강산도 10폭 병풍 [사진=아모레퍼시픽미술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소장품인 ‘고종임인진연도 8폭병풍’도 눈길을 끈다. 이 병풍은 1902년 11월에 진행된 조선의 마지막 궁중 연향을 묘사한 그림이다. 덕수궁에서 열린 임인년의 연향은 순종이 고종의 망육순(51세)과 즉위 40주년을 송축하기 위해 잔치를 개최했다. 황실의 마지막 권위를 세우고자 한 마지막 시도이기도 했다. 초상화 외에는 왕의 얼굴을 그릴 수 없기 때문에 ‘일월오봉도’와 황금색 어좌로 왕의 권위를 표현했다.

그림에는 밤을 표시하는 호롱불과 유리등도 보인다. 시대상을 알 수 있는 대한제국 정전인 덕수궁 중화전과 서양식 제복을 입은 군인들,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태극기도 확인할 수 있다. 중화전은 원래 2층이나 1904년 화재로 소실됐는데, 이 병풍이 당시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사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황(병풍의 위아래 부분 비단이나 천으로 꾸민 부분)의 관리 상태도 좋아 표장 상황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편 큐레이터는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봉우리를 의인화한 표현(왼쪽), 마면봉은 말의 얼굴, 우두봉은 소의 얼굴로 그린 표현. 2018.10.05 89hklee@newspim.com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금강산도 10폭병풍’(서울역사박물관 소장품)은 일반회화에서 민화로 가는 과정이 엿보이는 흥미로운 그림이다. 겸재 정선(1676~1759) 시대에는 진경산수화가 주로 제작되다가 19세기부터 일반 회화에서 쇠퇴하고 민화에서 금강산을 계승해 많이 그렸다. 그래서 유머러스한 부분이 허용된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의 마면봉과 우두봉을 각각 말과 소의 형상으로, 봉우리도 사람처럼 표현했다. 이렇듯  ‘금강산도 10폭병풍’은 금강산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검은 비단에 금니로 기러기와 갈대를 그린 병풍 ‘금니노안도 6폭병풍’(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품)도 눈길을 끈다. 이는 20세기 초 평양을 거점으로 활동한 화가 석연 양기훈의 작품이다. 편 큐레이터는 “검은 비단에 그린 병풍은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라며 “양기훈은 궁중용 병풍을 납품했지만, 이 병풍이 궁중에도 사용됐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원래 10폭이었으나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그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화려한 금니의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금니노안도6폭병풍 [사진=아모레퍼시픽미술관]

주로 공간을 가리거나 분할하거나 장식, 혹은 전통가옥의 작은 출입문과 방의 구조에 따라 이동과 설치가 편리하도록 고안된 병풍은 조선 후기에 가장 성행했다고 미술관 관계자는 전했다. 그렇지만 19세기에 이어 20세기 초까지도 만들어졌다.

편지혜 큐레이터는 “조선시대 자체가 유교 통치이념으로 세워진 국가였기 때문에 각종 행사의 정례화 작업에 병풍을 시각적인 매체로 많이 썼다. 영조 시대 이후부터 활발하게 사용되기 시작됐다”며 “그런 문화가 민간에 스며들면서 20세기 초까지 민간에서 볼 수 있는 그림이자 일상 생활용품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병풍이지만, 일부 관람객은 ‘전통’과 ‘고미술’과 연결지어 대중에게는 ‘어렵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

편지혜 큐레이터는 “병풍은 전통 회화 중에서 가장 큰 작품이기 때문에 한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교감할 수 있는 매체”라며 “장쾌한 화면에 담긴 내용이 매우 다양하고 섬세하고 화려하게 그려진 것이 많아서 (관람객은) 충분히 아름다움과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시는 오는 12월23일까지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