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일제히 아시안게임 생중계 서비스 시작
SK브로드밴드 '옥수수' 분할 앞두고 덩치 키우기 집중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SK브로드밴드(사장 이형희)가 자사 모바일 영상 플랫폼 '옥수수' 덩치 키우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 6월 러시아월드컵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존재감을 높인 옥수수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모바일 스포츠 시청자를 공격적으로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점쳐지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옥수수의 분할에 앞서 모바일 전문 플랫폼으로서의 옥수수 덩치 키우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KT의 '올레tv 모바일'. LG유플러스의 'U+ 비디오포털' 등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T '올레tv'가 아시안게임 생중계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사진=KT] |
지난 6월에 열린 러시아월드컵에서 기존 스포츠 생중계 분야의 강자였던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가 비용을 이유로 중계권을 포기한 틈을 타 '푹, '옥수수' 등 모바일 인터넷TV(OTT) 업체들이 유저 풀을 대폭 확대한 바 있다. 선점효과가 큰 모바일 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후발 주자들이 유저풀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는 수단으로서 스포츠 생중계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시작한 것.
이에 SK텔레콤을 비롯해 KT와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모두 이번 아시안게임 모바일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KT는 아시안게임 중계 영상을 한 곳에 모은 '아시아게임 특집관'을 중심으로 모바일 고화질 생중계를 제공한다. KT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무료 가입이 가능하며 별도 이용료 없이 생중계 시청 및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이용자들이 통신사 제한없이 'U+ 비디오포털'을 통해 실시간 중계와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텔레콤의 미디어 부문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 영상 플랫폼 '옥수수'다. 옥수수는 지난 러시아월드컵 당시 역대 최고 트래픽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평소의 4~5배 수준의 트래픽 기록과 월간 최장 시청시간 등 기록을 월드컵 기간동안 달성했다.
이에 아시안게임 생중계 서비스도 지난 15일 아시안게임 축구 경기(바레인전)부터 시작했다. 다음달 2일 폐막식까지 통신사 상관없이 모든 이용자에게 무료로 중계 영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이벤트도 실시한다. 대한민국이 출전하는 주요 경기를 시청하면서 경기와 관련된 된 퀴즈를 맞추면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다.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하이라이트 및 명장면 등 영상 클립을 가장 오랜시간 시청한 고객을 1등부터 200등까지 선정해 상품도 제공한다.
옥수수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의 분할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 트래픽, 유저 수 등 플래폼 덩치를 극대화시켜 분할 뒤 모바일 전문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세를 극대화시키기 위함이다.
옥수수가 아시안게임 생중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옥수수 앱 화면 캡쳐] |
옥수수 가입자는 지난 2분기 914만명으로 매분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월 순방문자수 역시 626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3% 성장했다. 일정 수준의 규모를 확보한 뒤 분할할 경우, SK텔레콤 입장에선 동영상 전문 플랫폼인 옥수수의 분할에 따른 실익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시장으로의 사업 확대도 가능해지고, SK텔레콤 통신 서비스와 다양한 방식의 연계도 가능하다.
SK텔레콤측은 옥수수 분할과 관련헤 지난 13일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으나 업계에서는 옥수수 사업 분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업체들이 영상 전문 플랫폼을 독립 서비스로 키우려하는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주는 요소다.
네이버는 동영상 콘텐츠에 역량을 대거 집중하겠다는 사업 플랜을 밝힌 뒤, 영화 VOD와 웹소설 사업 등을 맡아 온 'N스토어' 사업부문을 독립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콘텐츠 유통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영상 제작돠 유통을 아우르는 전문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포털 등 모바일 영상 기존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생태계에서 살아남으려면 플랫폼으로서의 전문성을 갖춰야한다. 그러려면 모회사에서 따로 떼어내 독립적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될 것"이라며 "현재 서비스 중인 공중파 방송 송신 및 스포츠 생중계의 범위를 넘어서 자체 제작 및 유저 제작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영상을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의 형태로 나아가는 것이 최근 추세"라고 말했다.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