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요즘 중국인을 사로 잡는 필살기 마케팅 비법

기사입력 : 2018년01월03일 14:00

최종수정 : 2018년01월04일 16:00

소비 업그레이드 부자 마케팅에 주목해야
팝업스토어, UGC 활용 등 첨단 감각 마케팅이 대세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29일 오후 5시0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황세원 기자] 요즘 중국에서는 “광고가 광고다우면 뜨지 못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이색 마케팅 경쟁이 한창이다. 중국인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정관념을 깬 ‘젊고’, ‘트렌디’한 마케팅 전략 없이 중국 시장에서 생존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 의견이다.

최근 중국 마케팅의 전반적인 상황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다양화’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에 이르기까지 채널을 가리지 않고 마케팅 경쟁이 벌어졌고, 팝업 스토어, 사용자 창작 콘텐츠(UGC) 등 여러 형식의 마케팅 수단이 동원됐다. 중국인을 사로잡는 ‘필살기’ 마케팅 비법을 소개한다.

◆ 새로운 체험 공간으로 변신, 오프라인매장 각광

2017년 중국 마케팅 업계 핫 키워드는 ‘팝업스토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팝업스토어란 짧은 기간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매장을 일컫는 말로, 브랜드 특징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고 입 소문 마케팅에 유리해 최근 전세계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중국에서도 ‘체험 공간’을 제공하며 소비자 이목을 사로 잡았다. 지난 7월 알리바바가 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淘寶造物節)에서 무인마트 타오카페(淘咖啡)를 선보였고, 중국판 네이버 지식인 ‘즈후(知乎)’가 베이징 싼리툰타이구(三裏屯太古)에서 체험관 부즈다오전쒀(不知道診所, 몰라요 진료소)를 열어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특히 즈후는 ‘몰라요 진료소’를 통해 평소 중국인들이 잘 몰랐던 질병 관련 지식을 공유하고 관련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지식 공유 플랫폼’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그 외 해외브랜드로는 네슬레가 팝업스토어 마케팅을 통해 기존 믹스커피 이미지에서 탈피하며 프리미엄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바 있다.

중국판 네이버 지식인 즈후의 '몰라요 진료소'

최근 중국에서 신소매ㆍ신유통 열풍이 고조되면서 체험 위주의 팝업스토어 마케팅 활용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게 업계 관측이다. 

중국 시장연구업체 Eventbrite에 따르면 중국 젊은 소비자 중 ‘체험’을 구매하는데 돈을 쓸 의향이 있다고 대답한 비중은 75%에 달했으며, 팝업스토어의 현장감과 즉각적인 체험에 흥미를 느낀다고 대답한 비중도 80% 이상이다. 2015년 이후 중국 팝업스토어는 매년 100% 이상 증가하고 있다.

◆ ‘이런 조합은 처음이지?’, 콜라보레이션 열풍

최근 중국 마케팅 업계에서는 다양한 업종간 예상치 못한 콜라보레이션 열풍이 소비자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2017년 현지 화장품 브랜드 바이췌링(百雀羚)과 중국 고궁(故宮) 문화 주얼리 수석 디자이너가 중국 전통미를 살린 주얼리 제품을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중국 공유 자전거 ofo는 자전거 벨에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미니언즈의 눈을 그려 넣어 대히트를 쳤다.

그 외에도 미국의 유명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가 중국 지식 플랫폼 즈후(知乎), 푸드 콘텐츠 플랫폼 황샤오추(黃小櫥) 등과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맥주 철학 클래스’를 열어 소비자 참여를 이끌어냈다.

화장품 브랜드 바이췌링과 중국 고궁 문화 주얼리 수석 디자이너가 출시한 주얼리 제품

 

중국 공유 자전거 ofo와 미국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미니언즈의 콜라보레이션이 중국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중국에서 다양한 업종간 콜라보레이션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마케팅 자원이 급속도로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마케팅 업체 Trio Isobar의 천민위안(陳民轅) CEO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중국소비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마케팅 채널이 급증, 업체간 경쟁이 고조되면서 마케팅 자원이 빠르게 고갈됐다”면서 “다른 업종 기업과 협력하면 각자 보유한 자원을 활용하고 소비자를 공유할 수 있어 윈윈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국 마케팅 시장을 뜨겁게 달군 KFC와 모바일 게임 인양스(陰陽師)의 콜라보레이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양스는 KFC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 전지역 5000여개 KFC 매장을 게임 유저 확보의 새로운 채널로 활용했다. KFC도 모바일 게임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보다 많은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었다.

KFC와 모바일 게임 브랜드 인양스의 콜라보레이션은 중국 업계 대표적인 윈윈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 ‘나도 전문가’, UGC 마케팅 각광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user generated content)도 중국의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UGC는 사용자가 상업적 의도 없이 생산한 콘텐츠를 온라인에 공유한 것으로, 인터넷 등 정보통신 발전으로 일반인이 전문가 수준의 정보를 생산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최근에는 중국 뮤직플랫폼 왕이윈뮤직(網易雲音樂)이 UGC 콘텐츠 마케팅으로 대박을 쳤다. 왕이윈뮤직은 이용자가 남긴 평가나 의견 등을 발췌, 지하철 옥외 광고로 활용했는데 중국 젊은이들이 해당 지하철역을 찾아가 인증샷을 찍어 공유하는 등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들은 “전문가 평론 보다 일반 대중의 평가가 더 신뢰가 간다”, “그 어떤 화려한 광고 문구 보다 눈길이 간다” 등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왕이윈뮤직 UGC 활용 지하철 옥외 광고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물론 신선하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왕이윈뮤직이 UGC 활용 마케팅으로 히트를 친 이후, 지식플랫폼 즈후(知乎), 채팅 어플리케이션 모모(陌陌), 알리바바 신용평가업체 즈마신융(芝麻信用) 등이 유사한 마케팅을 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지 업계 전문가는 UGC 활용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광고 소재로써 UGC 콘텐츠 활용 효율성이 높아야 하고, 기업 자체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콘텐츠 생산 능력을 갖춰야 유리하다고 말한다.

중국 유력 매체 제몐(界面)은 업계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 “왕이윈뮤직은 대다수 젊은 세대가 지하철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점에 착안해 옥외 광고를 진행했다”며 ‘지하철’과 ‘음악’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왕이윈뮤직은 UGC 활용 마케팅을 하기 위해 별도의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 없었다”며 “이용자가 플랫폼에 남긴 평가나 의견 가운데 일부를 선별해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 ‘2초에 5천개씩 판다’, 1인미디어 마케팅 대세

중국의 인터넷 스타 왕훙(網紅) 마케팅도 갈수록 인기다. 왕훙은 2013년 초기만 해도 개인 위주 활동이 많았지만, 이후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가진 왕훙이 늘어나면서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올해 왕훙을 향한 기업들의 러브콜은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다. 다국적 기업 P&G가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전동 칫솔을 출시하면서 패션ㆍ뷰티 왕훙 선예파단(深夜發媸)과 리베이카(黎貝卡)를 기용했고,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도 왕훙 리베이카의 웨이신(微信,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한정판 모델을 판매했다.

현지 유력 매체 왕이차이징(網易材經)은 “단 몇십초 분량의 광고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십여분에 달하는 왕훙 영상은 굳이 챙겨 본다”며 “향후 왕훙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전문화ㆍ조직화되면서 왕훙 마케팅은 더욱 각광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훙의 우수한 콘텐츠 제작 능력과 자체 홍보 채널, 방대한 팬덤 등을 고려할 때 기존 마케팅 광고업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일부 현지 전문가의 의견이다.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가 중국 왕훙 웨이신 공식 계정을 통해 한정판 모델을 판매,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 글로벌 기업 자존심 버렸다, 현지 연예인 모셔가기 경쟁

과거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은 헐리웃 스타를 내세워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현지 연예인 기용을 통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 진출 30여년만에 사명을 현지풍으로 바꾼 맥도날드는 올해 엑소 전 멤버 크리스(吳亦凡, 우이판)를 전속 모델로 내세웠다. 맥도날드가 중국 시장에서 본토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이키도 중국 유명 보이그룹 TF보이즈(boys)의 리더 왕쥔카이(王俊凱)를 전면에 내세워 짭짤한 재미를 봤다. 나이키는 왕쥔카이 기용 이후 공식 웨이보 공유 횟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콧대 높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최근 중국 영화계 거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발굴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저우둥위(周冬雨)를 홍보 대사로 임명했다. LVMH 산하 명품 브랜드는 자오리잉(趙麗穎), 구리나자(古力娜紮) 등 중국 톱배우를 잇달아 모델로 내세우며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 맥도날드는 중국 시장 광고 모델로 엑소 전 멤버 크리스를 내세웠다. 맥도날드가 중국 시장에서 본토 연예인을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중국 소비자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유행하는 트렌드나 사회적 현상을 면밀히 관찰ㆍ분석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올해 기업들은 중국 전역을 강타한 ‘힙합’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 다수의 성공 사례를 남겼다.

중국 국민 메신저 웨이신(微信, 위챗), 알리바바 결제 플랫폼 즈푸바오(支付寶, 알리페이) 등 업종별 공룡 기업이 잇달아 CM송으로 힙합음악을 활용했고, 글로벌 여성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가 이례적으로 중국 신예 남성 래퍼 PG ONE을 립스틱 광고 모델로 발탁해 업계 신선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2017년 중국 광고업계에는 힙합 열풍이 분 가운데, 에스티로더가 중국 신예 남성 래퍼 PG ONE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 업계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