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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라벨라오페라단 창단 10주년 기념 모차르트 오페라 '돈 지오반니'

기사입력 : 2017년11월22일 15:38

최종수정 : 2017년11월22일 15:38

오페라에서 음악과 연출의 상관관계는 어떤 상호성을 띄고 있을까? 객관적 관점에서 연출가에게 무대는 작품이 지닌 예술적 의미의 장이고 성악가의 무대는 음악의 예술성이 살아 숨 쉬는 장이다. 그러나 이런 엄격한 분류에 앞서 무대는 스코어에 잠재된 작곡가의 예술성이 살아나는 장인 게 우선이다. 즉 작곡가의 음악미가 살아 호흡하는 예술의 장이다. 지난 11월 18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모차르트의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오페라 '돈 지오반니'의 공연이 있었다. 스태프에는 예술총감독에 이강호, 정선영 연출과 경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이끈 양진모 지휘자, 메트 오페라합창단이 함께 했다.

캐스트는 돈 지오반니에 우경식, 돈 안나 박하나, 돈 옥타비오 이현재, 돈 엘비라 김신혜, 레포렐로 양석진, 마제또 오세원, 체를리노 한은혜, 기사장에는 이준석이었다.

이번 오페라의 가장 큰 특징은 연출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이미지를 우리의 정서로 바꿔서 드러냈고 대본도 연주는 악보대로 이태리어로 했다. 그러나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우리 정서를 살리기 위해 우리말로 각색해서 이해를 도왔다. 무대도 우리의 삶이 듬뿍 담긴 기와지붕을 상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즉 음악은 원작에서 하나도 손상이 없으면서도 우리의 삶이 녹아 흐르게 했고 여기에는 대본에서 오는 이해도 우리식으로 높였다는 점이다. 즉, 정서의 이상과 현실을 하나의 장에서 담고 있는 획기적인 기획을 선보인 것이다. 특히 지붕의 크고 작은 기와를 하나의 출입구를 활용하고 있는데 적어도 평자가의 시각은 돈 지오반니의 악행의 구렁텅이로 보니 이해가 쉬웠다.

돈 지오반니가 죽고 착하게 살자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라벨라오페라단>

이날 오페라의 또 다른 특징은 이제는 라벨라 오페라단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성악가 전체의 고르고 균형감 있는 음악미를 선보이고 있는 점이다. 그 균형감은 돈 지오반니에서 합창단원에 이르기까지 음악적으로는 비등한 일체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무대는 상대적으로 주인공들의 역할의 심도가 더욱 강화되기 전에는 쉽게 눈에 띠지 않는다는 아쉬움은 있다.

메트 오페라합창단원들의 음악적 균형감을 보면 쉽게 라벨라 오페라의 특징이 드러난다. 그들은 오페라합창단이기 이전에 콘서트 합창단의 잘 정리되고 틀 잡힌 균형감을 보여 주고 있다. 오페라 합창의 특징이 그러하듯 질적인 앙상블보다는 자유스러움을 지닌 포괄적인 앙상블이 우선하는데 이들의 일사불란한 조화로움은 전형적인 독일 오페라합창단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성악의 잘 잡힌 음악적 균형감은 체를리나와 마제또를 봐도 쉽게 드러난다. 이들의 위상은 조연적 주연이지만 그들이 내는 잘 잡힌 음악적인 미감은 선뜻 이들의 위상을 주연으로 실감하게 한다. 이 오페라에는 주인공 돈 지오반니를 중심으로 7명의 주연급이 등장한다. 이들 모두가 잘 짜여진(그들의 음악을 보면 이렇게 표현해야 한다) 음악을 바탕으로 최상의 균형 잡힌 미감을 들려준다. 때문에 누가 호흡이나 발음이 어때서 무엇이 어땠다! 라는 등의 지적은 불필요한 객담이 되게 한다. 이런 현상은 물론 유럽에선 당연한 일상이지만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현상으로 우리가 오페라, 아니 음악계가 음악문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필히 거쳐야 하는 관문이고 난제다. 그걸 라벨라 오페라단이 선두에서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돈 지오반니가 체를리나를 유혹하고 있다. <사진=라벨라오페라단>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연출은 작품의 예술적 관점도 중요하지만 성악들의 음악적 시간이 활성화되도록 마련되어야 한다. 연주가들의 음악적 시간, 즉 연주 시간은 무대의 특성상 시간 속에서 발전적 미감을 지니게 되어 있다. 긴장이 주를 이루는 무대의 시작 시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연주력도 살아나고 관객들과의 호흡도 익숙해지며 이때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세련미가 연주 시간의 함수다.

그러나 이날의 기와지붕이 무대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성악가들, 특히 주연들은 기와에서 어렵게 옮겨 다니다 보니 음악미의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물론 음악적 시간은 인위적인 시간이 아니고 연주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무르익는 시간이다. 그 시간은 무대의 자유로움과 익숙함에서 유래하는데 걸음 거리에 그 자유로움이 제약을 받다보니 세련미로 발전을 못했다. 그것은 무대의 첫 시간에서 나타난 긴장감에서 오는 음악미의 시간성이 긴장은 벗어났지만 보편성으로 바뀌면서 전 시간을 통해 유지된 것이다. 즉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손에 익는다는 시간이 바로 시간함수인데 그 시간함수가 보편적이 된 것이다. 그것은 연출에서 비롯됐다. 좋은 의미로는 시간 속에서 발전적인 모습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시간함수의 계기가 일반화 되었다는 뜻이다. 만약 무대를 한 번 쯤 바꿨다면 하는 아쉬움은 그래서 남는다.

그러나 이번의 돈 지오반니가 보여준 가장 큰 소득은 우리가 문화선진국의 문턱에서 허덕이는 원인에 대한 개선점을 정착의 의미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요한 획을 그은 시간이었다.

문일근(음악평론가)

[뉴스핌 베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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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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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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