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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스토리텔링? 왜 그 어려운 걸 하나요(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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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언론사들 '몰입 저널리즘' 실험 참관기
'맨땅 헤딩'해 도출한 성과와 교훈, 간단치 않네

[뉴욕·워싱턴=뉴스핌 김사헌 기자] 뉴욕 맨해튼 거리는 사람 혼을 쏙 빼는 힘을 가졌다. 귀를 찢는 트럭 경적과 경찰 소방차 사이렌, 지하에서 뿜어나오는 수증기, 주춤하며 주변을 살피랴 치면 훠이 밀고 달려드는 사람 행렬. 안 가본 사람에게 말로 풀기 참 힘들다. 새로운 이야기 전달법(스토리텔링 기법)이 필요한가 보다.

글로벌 유수의 언론사들이 시간과 돈 들여서 왜 이런 어려운 작품을 만드는 건지 궁금했다. 거기에 디지털 미디어의 미래가 있다고 하니 더욱 그랬다. 현장에 가서 미래를 여는 현재진행형 실험실을 엿봤다. 앞서 360도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한 독방 체험, 팔루자 전투 현장, 난민촌 현장 영상에 대해 들었다. 

뉴지엄(Newseum)에서 베를린 장벽을 소재로 한 VR/AR/MR 컨텐츠를 경험하는 기자 <사진=뉴스핌>

지난 추석 서울과 지방 언론사 몇 군데서 모인 7명의 기자가 찾은 뉴욕과 워싱턴의 으리번쩍하고 출입도 통제되는 고층빌딩의 세계 유수 언론 본사 편집국. 부럽고 주눅도 들었지만 더욱 놀란 건 무슨 첨단 게임 세계에서나 쓰는 용어와 영상에 대해 얘기한다는 거다. 압도적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체험, 몰입(immersive) 콘텐츠,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에다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참여까지. 어려웠다.

새벽부터 인공지능(AI) 작곡과 음성인식, 홀로렌즈 같은 첨보는 부담스러운 것들과 함께 먹은 퍽퍽한 호텔 조식이 귀로 들어가는지 코로 마신 건지 모르다보니 막 푸념이 나왔다. "대체 얘네들 실험 얘길 왜 듣고 있어야 하는 건데..." 연수를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체감하지 못해 끝내 미루던 참관기를 마감에 밀려 쓰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에서야 이들이 왜 이런 어려운 이야기를 풀어놓는지 어렴풋한 이유를 몇 가지 찾았다.

◆ 디지털 미디어 미래는 '현재진행형' 실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한 ‘KPF 디플로마-디지털 미디어의 미래’ 교육에 참여한 뉴스핌 기자는 지난 10월1일부터 12일까지 뉴욕 맨해튼의 뉴욕타임스(Newyork Times)와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AP통신과 허핑턴포스트 라이엇(Huffington Post_Ryot), 유튜브 스튜디오(Youtube Studio)를 거쳐 워싱턴D.C.의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와 뉴지엄(Newsium)을 차례로 방문했다. 온라인뉴스협회(ONA)가 주최하는 연례 컨퍼런스 'ONA 17'에서는 3000여명의 전 세계 기자들과 함께 언론의 미래에 대해 탐구했고,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지역방송사 KQED, 쿼츠(Quartz) 지사, 서부 탐사저널리즘 중심인 CIR(The Center for Investigative Reporting)까지 방문, 그들의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대해 경청했다.

이 과정에서 짬짬이 디지털 미디어의 미래를 열고 있는 신생 기술업체들과 미디어네트워크 회사, 미디어스타트웝 액셀러레이터 등 실로 다양한 곳을 방문하고 체험했다. 지금 세어보니 비행기와 기차 등 이동시간을 뺀 7일 동안 고스란히 아침 점심 저녁 간담회를 포함해 총 27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미국 일본 브라질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온 글로벌 언론인 20명이 함께 했다. 바벨탑 언어장벽까지 겹쳐 몹시 힘들었지만, 서울 편집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긴장을 놓기 힘들 정도로 몰입이 되는 새로운 된 경험이었다.

대체 글로벌 최고 언론사들이 왜 생경한 VR 스토리텔링,비주얼 저널리즘, 데이터 시각화, 입체 몰입 저널리즘, 가상/증강현실 뉴스 만들기에 그토록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을까. 뒤늦은 정리 속에 답을 찾아 봤다.

2017년 10월2일 뉴욕타임스 본사에서 VR 실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기자들 <사진=뉴스핌 김사헌 기자>

지난달 2일 뉴욕 본사에서 만난 마셀르 홉킨스(Marcelle Hopkins) 뉴욕타임스(NYT) 몰입플랫폼 스토리텔링 담당 부이사는 "2015년 어린이가 전쟁에서 고통받는 모습을 VR로 제작하면서 팀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뉴욕타임스 뉴스룸은 실험 단계이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했다.

지금 NYT는 한 달에 한 편의 VR 스토리를 만들고, 하루에 한 개의 '데일리360' VR을 만든다. 현재까지 약 400편을 만들었는데 기자와 작가 사진작가 비디오그래픽 담당자 등 제작인력들이 이렇게 직접 만들면서 배우고 있단다. 이렇게 '맨 땅에 헤딩하면서(heading on the ground)' 얻은 결론은 "전쟁과 자연재해와 관련된 스토리텔링이 VR에 가장 적합하다"는 정도였다.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가는 장면, 피해 가족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손상된 집과 거리를 보여주는 것은 말로 하는 것보다 큰 충격과 감동을 줄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원월드트레이드센터(One World Trade Center)와 같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장소에서 잡아낸 시야(View)가 매우 성공적인 반응을 얻어냈다고 전했다.

홉킨스 씨는 NYT 뉴스룸에서는 분석 도구를 이용해서 누가 VR을 보는지, 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계속 확인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뉴스앱과 유튜브 등을 통한 시청자가 있으며, 주로 남성들이 많이 본다는 것도 귀띔했다.

그 다음 찾아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본사에서 만난 VR/AR 담당자는 무지막지만 VR 장비를 들고 아프리카 콩고에 가서 고릴라와 함께 하는 순간을 제작한 '매혹적인' 경험을 소개했다. 금융 경제 매체인 WSJ 기자에게는 그야말로 실험 그 자체일 수밖에 없지 싶었다. 조애너 스턴(Joanna Stern) 퍼스널 테크놀로지 칼럼니스트는 자신이 이렇게 비디오 부서를 맡게 된 경험과 함께 "넓은 사막에서 자동차 뒤에 자전거를 달고 고속으로 달리는 것을 찍기도 했지만, VR헤드셋이 없으면 시청자가 제대로 된 경험을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고 실험의 교훈을 털어놓았다.

AR 영상을 시연 중인 월스트리트저널(WSJ) 팀 <사진=뉴스핌 김사헌 기자>

현장에서는 WSJ 모바일앱에서 볼 수 있는 AR 콘텐츠가 소개됐는데, 캐시니 우주선의 우주탐험과 증권시장 현황을 입체로 확인할 수 있는 3D 지도(Map)가 압도적인 경험치를 제공했다. 저런 것은 우리도 해봐야겠다 생각했지만, 제대로 지원하는 헤드셋이 없이는 AR 비디오 자체를 볼 수 없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헤드셋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스턴 팀장은 말했다. 지금 시판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R 헤드셋인 '홀로렌즈'는 대당 400만원이 넘는다. HTC의 바이브 정도가 절충안이지만 저렴한만큼 한계가 있다.

스턴 기자는 다만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고 선택할 수 있는 AR 비디오는 시장 데이터 등 학습이나 설명이 필요한 스토리텔링에서는 압도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 AP "다이내믹 스토리텔링 가능한 몰입 3D 영상"

AP통신은 좀더 고차원의 성과를 보였다. 프란세스코 마르코니(Francesco Marconi) 인터랙티브 에디터는 3차원 입체로 가상현실을 찍을 수 있는 '매터포트(Matterport)' 2-3D 카메라로 찍었다는 "The Suite Life" 영상을 보여주었는데, '바로 이거야' 무릅을 탁치게 했다.

AP통신이 제작한 '더스위트라이프(The Suite Life)' 3D VR/AR 영상(이 사진을 누르면 해당 영상이 시연되는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사진=AP통신 관련 페이지>

하루 숙박료가 6000만원에 이르지만 최소 3박부터 예약 가능한 포시즌호텔 스위트룸과 싱가포르항공의 평균 1800만원짜리 스위트 좌석이 웹 화면에서 입체 가상현실로 쉽게 구현이 됐다. 고해상도로 어떤 공간이든 입체 스캔해서 이를 직접 안으로 들어가 경험할 수 있도록 재구성할 수 있었다.

이런 '볼류매트릭(volumetric)' 캡쳐 혹은 스캐닝 기술을 통해 이 같은 특급 시설을 어디서든 역동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경지까지 오른 것이 감탄을 자아냈다. 모바일 기기나 웹사이트, 특정앱 등 어떤 것이든 이 같은 입체 비디오를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단선적인 스토리를 역동적인 흐름으로 풀어내는 것이 가능했다.

AP통신에선 또 다른 성과도 엿보았다. 직접 과학자와의 좌담회에 독자가 참여하거나 뉴스에 참여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표시할 수 있게 하는 것에서 나아가 '콩디 나스트(Conde Nast)' 페이스북의 '블라인드 데이트(Blinde Date)' 시리즈와 같은 가상현실의 참여 가능성이 그것이다. 독자나 시청자가 과거처럼 선형적인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역동적으로 선택하고 참여하는 스토리텔링의 수용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마르코니 에디터는 "이제는 포토샵을 이용하지 않고 디지털 스캔으로 이미지를 재현하는 보다 다차원적인 이미지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게임 디자이너를 고용해 뉴스를 제작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몰입 미디어가 언론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下편으로 이어서)

 

[뉴욕·워싱턴/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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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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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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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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