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이재용 항소심] 삼성 총수는 다 안다? "모르는 소리"

기사입력 : 2017년09월22일 13:40

최종수정 : 2017년09월22일 16:54

<1> 전자 사장만 12명, 일일이 보고 물리적 어려워
'제왕적 오너' 사회 편견...실제 경영시스템 달라

[ 뉴스핌=황세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준비기일(28일)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 유죄를 선고하면서 승마 지원 관련해 몰랐을리 없다고 밝혔다. 여론은 이 부회장측의 '모르쇠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재계와 삼성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는 "삼성의 경영시스템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지적이다. '제왕적 총수'라는 사회적 편견과 실제 삼성의 경영시스템 사이의 괴리가 1심 판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형석 기자 leehs@

삼성은 총수가 모든 것을 거머쥐고 조직을 일사분란하게 통솔하는 이미지로 비춰져 왔다. 지난 2014년 삼성 엔지니어 출신인 한 일본인이 블룸버그와 인터뷰하면서 "삼성은 종교이고 이건희 회장은 신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삼성전자는 권오현(DS), 신종균(IM), 윤부근(CE) 등 3인 대표이사가 사업부문을 나눠 총괄하면서 자율경영을 하고 있다. 또 각 사업부문에 속한 사장만 12명이다. 총수가 각 사장들에게 하루 30분씩 1개씩의 보고만 받아도 6시간이 필요해 대외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는 구조다.

때문에 삼성의 총수는 사업간의 균형을 조절하고 글로벌 IT 업계와 교류하는 역할에 주력하고 회사의 자금집행 등 구체적인 것은 대부분 위임하는 경영 방식을 이미 오래전부터 유지하고 있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한 화학계열사 CEO로부터 '흑자전환'에 대해 보고 받으면서 "사장이 지금 왜 그걸 나에게 보고하나? 당장의 실적은 당신들이 알아서 하는 거고. 사장이면 지금 회사의 주력 사업이 3년 뒤에도 유지될 수 있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보고하라"고 호통친 일화는 삼성 안팎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3억달러(한화 약 3400억원)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를 통해 새롭게 조성했다. 이것은 손영권 SSIC 사장 선에서 결정이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전무시절 CCO(Chief Customer Officer)를 첫 보직으로 받았다. 경쟁자이자 협력관계인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스킨십이 주 임무였다. 그는 실제 주요 거래선인 애플과 AT&T 경영책임자들을 현지에서 직접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과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지만 반도체 분야에서는 애플이 최대 고객사다. 스티브 잡스 사망시 이 부회장은 추도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총수는 미국을  한바퀴 돌고 와 큰 그림을 얘기하면 그것으로 역할을 다 한것이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논의하고 실행하는 것은 각 사업 조직의 몫"이라며 "몇월 며칠 삼성의 아무개 사장이 얼마를 결제했다는 것은 총수뿐만 아니라 사업부문장도 잘 모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더욱이 이 부회장은 '실용주의' 경영 철학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경영진들의 중요한 보고를 받을 때도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를 통해 '그렇게 하세요'라고 짤막하게 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1심 재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미전실의 의사결정과 과정에 대해 보고하거나 결재받은 일 없고 예의상 알려주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22일 보고서를 통해 대기업들의 경쟁력 저하요인으로 '느린 의사결정 속도'를 꼽았다. 느린 의사결정은 관행을 되풀이하는 관료주의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삼성은 이미 '마하경영'을 통해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왔다. 이 부회장은 이를 더 업그레이드 했다. 삼성은 올해 3월부터 스타트업 방식의 '컬쳐혁신'에 나섰다. 직원들 간에 직급 없이 '00님'이라고만 호칭하며 회의 시간은 1시간 이내, 회식과 야근 없이 정시 퇴근 등을 시행했다. 

그러나 부정적 여론 속에 1심 유죄 선고를 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218일째 구속수감생활 중이다. 2심 재판부가 '몰랐다'는 주장을 어떻게 판단할지 재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힘 대선후보 김문수 56.53% 득표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당직자들과 손을 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5.05.03 photo@newspim.com   2025-05-03 17:28
사진
李 파기환송심 서울고법 재판장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낸 지 하루 만에 이 후보의 파기환송심을 맡을 재판부와 첫 공판기일이 정해졌다. 서울고법은 2일 오후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에 배당했다. 또 이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소환장 및 기일통지 발송에 이어, 집행관 송달을 촉탁했다. 집행관 송달은 우편송달이 되지 않을 때 진행하는 특별송달이다.  서울고법의 선거사건 전담 재판부는 형사2부, 6부, 7부 3곳인데 이 후보의 기존 항소심 재판부인 형사6부는 배당 대상에서 제외됐고 6부의 대리 재판부인 형사7부에 배당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 이재권 재판장, '민주당 돈봉투' 등 사건 맡아 해당 재판부는 '민주당 돈봉투' 사건으로 기소된 이성만 전 의원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 씨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이밖에 폐수 불법 배출 혐의를 받는 HD현대오일뱅크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관련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혐의를 받는 이규원 조국혁신당 전략위원장(전 부부장 검사) 사건도 맡고 있다. 해당 재판부는 이재권(사법연수원 23기) 부장판사와 박주영(33기)·송미경(35기) 고법판사로 구성됐다. 재판장은 이 부장판사가, 주심은 송 고법판사가 맡는다. 이 부장판사는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제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다. 1997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서울행정법원 판사, 제주지법 부장판사,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이 부장판사는 2005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2006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판사, 2021~2024년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용훈·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인 2010년~2012년에는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로도 근무했다. 박 고법판사는 서울과학고등학교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서부지법 판사, 수원지법 판사, 부산지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했고 올해 2월 서울고법에 부임했다. 송 고법판사는 부산서여자고등학교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2006년 서울중앙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남부지법 판사, 부산지법 판사, 인천지법 판사 등을 거쳐 2022년 2월부터 서울고법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인 2019년~2022년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 첫 파기환송심 15일...李 불복 뒤 재상고 가능성 커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은 오는 15일 오후 2시로 지정됐다. 이날 사건이 배당된 지 약 한 시간 만에 재판부가 기일을 지정하면서 이 후보 사건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 후보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할 것으로 보여 오는 6월 3일 대선 전 최종 판결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법 전합은 전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로 한 발언,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의 압박 내지는 협박이 있었다고 한 발언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에 해당해 허위사실공표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를 하위직이라서 몰랐다는 발언과 함께 골프 발언을 듣는 일반 선거인으로서는 출장은 같이 갔지만 함께 간 해외줄장 기간에 골프를 치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며 "그런데 피고인은 김씨 등과 함께 간 출장 기간에 골프를 친 것이 사실이므로 이 발언은교유행위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이 사건 의무조항을 들어 용도지역 변경을 압박했다'는 취지의 발언과 '국토부가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르지 않으면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사실의 공표이지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거나 추상적인 의견 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결은 기속력이 있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은 이를 뒤집을 만한 중대한 증거가 새롭게 제시되지 않는 이상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이 후보에 대한 추가 양형 심리를 거쳐 유죄를 선고하게 된다. 이 후보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은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shl22@newspim.com 2025-05-02 18:5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