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도자기로 만든 대숲…그러나 이것은 도자기가 아니다

기사입력 : 2017년09월15일 18:20

최종수정 : 2017년09월15일 18:20

싱그런 파초가 그려진 이승희의 도자회화 ‘TAO17060301’.100×126cm <사진=박여숙화랑>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세계 최대의 도자기 도시인 중국 장시성 징더전(景德鎭)에서 작업하는 아티스트 이승희(59)가 서울과 제주 두곳에서 개인전을 연다.
도톰하게 융기된 도자 회화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승희는 박여숙화랑 초대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의 박여숙화랑에서 전시를 개막했다.

제주 전시(~11월12일)에 이승희는 '타오-이것은 도자기가 아니다'라는 타이틀로 청화백자 회화 14점을 출품했다. 제주보다 사흘 늦게 개막한 서울 전시(~10월14일)는 '타오- 비트윈 디멘션'이란 제목으로 순백자 회화 10점과 청화백자 회화 17점, 대나무 설치작품으로 구성됐다. 서울과 제주 전시의 공통제목인 '타오'(TAO, 道)는 끝없는 인내심을 요하는 작가의 작업과정과 맞닿아 있다.

이승희는 도자기판을 캔버스 삼아 작업한다. 사각의 도자기판에 한국의 전통 청화백자와 순백자를 형상화하는데, 하루에 꼭 한 번만 ‘흙물 붓질’을 해야 한다. 조바심을 꾹꾹 누르고 하루에 한차례, 모두 70~80회쯤 반복적으로 붓질을 해야 비로소 한 폭의 도자기 회화가 완성된다. 만약 조급한 마음에 흙물이 미쳐 마르기 전에 덧칠을 하면 화면이 들떠서 결국 모두 긁어내야 한다. 작품 한 점을 완성하는데 석달이 소요되는 셈이다. 이 같은 지난한 작업과정이 도(道)를 닦는 수련의 과정과 다를 바 없어 작품명과 전시명에 ‘타오(道)’를 붙인 것이다.

이승희의 도자기 회화는 고요하다. 백자 달항아리, 청화백자 등 뛰어난 미감을 지닌 우리의 옛 도자기들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업은 차분하면서도 묘한 울림을 준다. 마음을 다스리며 붓질을 한 작가의 심상이 켜켜이 쌓인 결과다.

이승희가 도자기로 만든 대나무 설치작품 'TAO'. <사진=박여숙화랑>

이번 서울 전시에는 도자기로 만든 대나무 설치작품이 눈길을 끈다. 높이 4m의 도자기 탑으로 만든 대숲은 강인함과 연약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 더없이 딱딱한 소재지만 가장 깨지기 쉬운 도자기로 대숲을 표현해 아이러니하면서도 신선하다. 작가는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알랭 드 보통 특별전(‘아름다움과 행복’)에도 대규모 대나무 설치미술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알랭 드 보통은 “이승희는 가장 잘 부서지고 유연성 없는 재료(도자기)로 대나무를 재현했다. 그럼으로써 자연의 유연한 나무에 대한 기억과 인간이 만든 경직된 도자기 사이에 매혹적인 긴장을 창조한다”고 평했다.

이승희는 지난해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의 유명 도자기 브랜드인 베르나르도재단이 연 '한국 현대도자전'에 초대받기도 했다. 폴란드의 크라쿠프 뮤지엄은 이승희의 도자 회화에 주목하고, 작품을 컬렉션한 바 있다. 올들어 작가는 영국 런던 빅토리아&알버트 뮤지엄의 ‘현대 한국도자기전’에도 초대받아 작품을 출품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