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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납치로 알아보는 현 사회의 문제들…연극 '지구를 지켜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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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수정 기자] 인간과 외계인이 함께 산다면? 그 외계인이 재벌 3세라면? '수저론' '아동학대' '학교폭력' '노동인권' 등 다양한 사회 문제가 인간과 외계인의 대립을 통해 색다르게, 그러나 날카롭게 풍자된다.

9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연극 '지구를 지켜라'(연출 이지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윤소호, 허규, 박영수, 샤이니 키, 정욱진, 강영석, 육현욱, 안두호, 최문정, 김윤지가 참석했다.

'지구를 지켜라'는 동명영화 '지구를 지켜라'(2003)을 원작으로, 지난 2016년 초연한 바 있다. 외계인이라는 공상과학(SF) 소재를 바탕으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갖고 있는 병구와 상처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 강만식 사장이 주인공.

세상의 모든 부조리와 인간의 불행은 외계인의 소행이며 외계인에 의해 지구는 곧 멸망한다고 믿는 병구가 안드로메다 PK-45 행성의 지구 총사령관으로 만식을 찾아내 납치하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참여한 샤이니 키는 극중 병구 역을 맡는다. 병구는 뛰어난 두뇌를 가졌지만 그가 처한 환경 때문에 능력을 펼치지 못하는 안타까운 청춘을 대변한다. 키는 "원작 영화의 굉장한 팬이기도 하고 초연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해서 다시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키는 "'지구를 지켜라'는 작품 안에 여러가지 사회 문제를 투영하고 있다. 직접적이고 단편적인 내용을 담기보다 만식과 병구의 대화를 통해, 또 작품의 여기저기에 녹이고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재연에서는 만식의 연령이 낮아진다. 앞서 초연에서 만식은 성공한 중년의 사업가였다면 이번에는 재벌 3세로 더 어려지고 더 안하무인 캐릭터로 탄생됐다.

만식 역을 맡은 윤소호는 "재벌 3세와 가난한 청년이 어떤 식으로 대립하는지 중점을 뒀다"며 "초연과 다르게 만식의 입장보다 전지적 시점에서 보는 관점이 많이 생겼다.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각들이 보는 재미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구와 만식의 캐릭터가 더욱 명확해지고 더 다양한 현 사회의 문제를 담게 되면서, 극중 두 사람의 대립과 갈등 역시 더욱 강화됐다. 또 만식의 입을 통해 더욱 적나라한 사회 풍자가 이뤄진다.

만식을 연기한 또다른 배우 허규는 "연기를 하면서 같은 하늘 아래 너무 상반된 환경에 처한 사람이 있구나, 서로를 절대 이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현대 사회의 악, 나쁜 표본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대한 비열하고 얍삽한 모습을 연기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또 병구의 불행한 과거를 통해 여러 문제도 드러난다. 연극에서는 병구의 뒤틀린 의식 흐름에 따라 시공간을 오가는 신속하고 감각적인 진행으로 펼쳐진다. 여기서 멀티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멀티맨은 추형사를 비롯해 과거 병구의 학교 선생님, 공장 사장 등 10가지가 넘는 캐릭터를 소화한다.

멀티맨을 처음 소화하는 안두호는 "극과 극의 윤활제 역할"이라고 소개하면서 "여러 인물 중 병구를 학대하는 세 명의 인물들이 있는데 가장 임팩트가 크다고 생각해 더 잘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연극 '지구를 지켜라'에서는 영화와 다르게 병구와 순이의 관계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담겨 보는 재미를 더했다. 또 '외계인'에 대한 정의와 묘사도 현재 우리에게 친숙한 실제 인물, 오브제 등을 통해 영화와는 14년의 시차를 가졌지만 새로운 동시대성을 찾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한편,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오는 10일부터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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