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기준 대폭 강화 움직임 …IFRS17 도입 앞두고 전략 바꿔
[뉴스핌=김은빈 기자] 중소형 보험사들이 점유율 대신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생명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인하한 데 이어, 일부 보험사는 인수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중소형 보험사들이 생존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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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 이형석 기자 leehs@ |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이번 달부터 하이패스II 운전자보험의 인수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우선 전체 가입자 대상으로 자부상과 골절진단비의 가입금액을 축소했다. 화물운전자나 보험설계사 등 기존에 손해율이 안좋았던 직업군에 대해서도 부상시 가입금액을 낮췄다.
아울러 사망과 연계된 의무가입금액도 상향시켰다. 같은 보장을 위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하는 사망보험금의 총량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MG손해보험 측은 “상품의 언더라이팅 기준을 변경하는 건 통상적인 일”이라며 “특별한 이유라기보단 손해율 관리를 위해 평상시 해오던 조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수기준을 강화했다는 건 점유율을 포기해서라도 수익성을 잡겠다는 뜻”이라며 “미래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절판마케팅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IFRS17 도입을 앞둔 영향으로 해석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이럴 경우 보험사의 보험부채가 증가하면서 지급여력비율(RBC)은 내려간다. 이에 보험사들이 수익성 강화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118.69%다.
다른 중소사들도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 화재는 지난해 7월에 출시된 '메리츠 The 알뜰한 건강보험'의 보험료를 올렸다. 위험률을 재조정하면서 보험료가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일부터 유니버셜종신보험 무배당 상품의 예정이율을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낮췄다. 예정이율은 보험료 산정 기준의 하나로,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서 보험금 지급때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말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려가면 보험료는 5~10% 상승한다.
한 보험 설계사는 “대형사들도 올해부터 EEV등을 통해서 수익성이 좋은 보장성 상품 판매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소형사들의 경우에는 수익성 강화 움직임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며 “일부 중소형 손보사는 대리점에 걸어주는 프로모션을 월초단위가 아니라 개별로 걸어주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보험사들이 생존을 위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영향으로 보험 소비자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보험사가 예정이율 인하 등을 통해서 수익성을 강화하면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가게 된다”며 “보험료를 통해 수익성을 올리기보다는, 사업비 부담을 줄이는 등의 노력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