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뫼비우스 단상] 눈1

기사입력 : 2017년06월23일 11:47

최종수정 : 2017년06월23일 11:47

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동물과 식물의 차이가 무엇일까?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눈의 유무이다. 즉 동물에는 눈이 있고 식물에는 없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말이다.
다윈도 주장한 바 동물과 식물의 공통 조상이 있다고도 한다. 그 둘로 분화되기 이전의 생명체가 지구에 존재했다는 것이다. 생명의 나무라는 도형엔 그것을 바탕으로 그 둘이 갈라지는 모양이 그려져 있다.
그것이 맞다면 동물과 식물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고 볼 수도 있다. DNA의 상당 비율이 같다고 연구되어 있고 신진대사의 구조도 흡사하다. 공통 조상으로부터 식물은 눈이 필요 없는 방향으로 진화되었을 것이며 동물도 처음에는 눈이 없었다고 한다.

살의 일부가 눈으로 진화되었다는 연구도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 과정엔 현대 과학으로도 풀기 어려운 뭔가가 있었을 것이다.
동물이 이동을 선택한 바 생존을 위해선 눈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먹이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눈은 포식자로부터 도망가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짝짓기를 위해서도 그렇다. 인간도 동물의 일종이기에 다른 동물들처럼 생물적인 눈을 지니고 있다. 아득한 옛날 수렵을 위해서거나 포식자로부터 도망치거나 짝짓기를 위해서도 눈은 두리번거려졌을 것이다.

그러한 눈은 빛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보인다 내지 본다라는 것에 대해 역사적으로 다양한 해석들이 있어 왔다. 빛이 사물이나 풍경에 투사되어 흡수되는 것을 빼고 반사된다. 그것이 망막을 통해 시신경에 전달되고 뇌에 의해 인지된다. 보인다 내지 본다라는 간단한 동사 안에 그런 원리와 과정이 작동된다는 것이 현재의 지식일 것이다.
물론 빛이 먼저이다. 빛과 다른 것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명체가 태어나고 살덩어리인 동물로도 분화되고 필요에 따라 눈이 생겨났을 것 같다.
지난번의 에세이들에서 살펴 본 극장이나 사진, 영화, 광고는 모두 빛과 어둠을 활용한 것이며 눈 즉 시각과의 관계가 깊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불상이다. 이마에 제 3의 눈이 그려져 있다.
만약 이마에도 눈이 있는 인간이 태어나면 괴물로 취급될 것이다. 그러나 저런 형상화로서 신앙의 대상이자 형이상학의 상징이 되어 있다. 의미가 부여되면 괴물이 괴물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지혜나 광명을 의미한다고 보면 무난할 것이다.
시기를 정확히 따지는 것은 어렵겠지만 생물적인 눈 위주의 인간에게 눈에 대한 새로운 관념이 생겨난 것이다. 마음의 세계와도 이어진다.

보인다. 본다. 이 말들이 의미하는 층위가 인간에게 적어도 하나만은 아닌 것이다. 대강 크게 두가지로 단순화될 수 있을 것이다. ‘보이는 세계가 보인다’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보인다’로.
앞 문장은 앞에서 말한 과학적인 해석으로 풀릴 것이다. 그러나 뒷 문장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세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것을 보는 것은 진실의 발견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보이지 않는 세계가 허상이라면 그것을 보는 것은 오류일 것이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진실과 오류는 인류사에서 장구하게 있어 왔다. 종교, 인문, 예술 등등의 세계들과 관계된다. 동서고금을 통해 이루 말할 수 없는 담론들이 생성되어 왔다.
현대 사회는 거칠게 말하면 보이는 세계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압도한다고 볼 수 있다. 추방했다고도 볼 수 있다. 생각과 표현 방식은 사람들의 세계관에 따라 다를 것이며 물론 이것 역시 단순하지 않다. 합리적 유물론적 바탕 위에 서 있는 과학만이 과학이 아니고 그에 대립되는 뉴에이지가 있고 그에 기반된 뉴에이지 과학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합리적 유물론적 과학이 주류이며 그에 따라 보이지 않는 세계는 크게 소외되고 있는 양상이다(양자 역학, 암흑 에너지 등등을 보이지 않는 세계라고 정의한다면 물론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여기선 필자가 임의로 정한 방식에 의하기로 하자). 보이지 않는 세계 또한 다양하지만 종교와 인문, 예술의 세계로 대강 대별된다면 그 각각의 세계와 과학과의 관계 역시 복잡하고 다채롭다.
그 모두를 일일이 세부적으로 파고들 성격의 글이 이 글은 아니다. 다만 보이지 않는 세계들이 보이는 세계의 허구적 폭력에 의해 위축되었다면 신장시키고 확장시켜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라면 말이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세계가 소외 극복이 되어 열려 나간다면 그것을 보는 눈은 생물적 차원 이상의 다른 성격을 띨 것이다. 혜안이나 심안, 영안 등등의 이름을 부여받을텐데 그것이 타당하다면 그런 관념들의 실제적인 주체가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현재의 학문들은 그런 방향으로는 별로 특화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사는 문명의 특징이기도 하다.

인간의 눈은 아득한 시절엔 동물과 거의 비슷하게 먹거리나 죽음 모면, 짝짓기 같은 일차적이며 본능적인 것에 기울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심미적, 감성적, 이성적, 종교적 등등의 영역들로도 심화, 확장되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눈은 그처럼 일차적인 것과 이차적인 것이 어우러져 있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과학적인 눈이라고 불릴만한 위상 역시 지니고 있다. 그런 다층적인 눈으로 우리는 사물을 바라보고 사진이나 영화 감상도 한다. 광고를 즐겨 보기도 하고 눈꼴 사납게 보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도 찾고 교회나 절에도 나가고 슬프면 눈에 눈물이 고이기도 하는 것이다.
육안, 혜안, 심안, 영안 등등 눈에 대한 명칭들이 다양한 것은 기나긴 인류 역사를 통해 눈에 대한 지식과 통찰이 발전하고 풍요로와진 덕이다.
그 중 어떤 이름들은 다른 이름에 의해 소외되고 추방되기도 한다. 특히 이 시대가 그런 면이 심하다. 시대의 흐름이지만 그것을 시대 정신이라고 말하는 것은 넌센스이다. 시대 정신이란 것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며 꿰뚫을 수도 있는 것이다.
눈을 둘러싼 다양한 층위의 담론들을 소박하게나마 훑어 보았다. 정보화 사회로 깊숙히 들어선 지금 우리의 감각기관 중에 가장 강력하게 부각되는 것이 눈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명훈(소설 ‘작약도’ 저자)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가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