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새정부가 ‘비정규직 제로(0)’를 선언하면서 저축은행들도 이에 발을 맞추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1위인 SBI 저축은행은 이사회에서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기로 하고, 실무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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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
2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14일에 열린 이사회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전환대상 범위 등은 현재 실무단계에서 논의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비정규직 비중은 9%로 4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SBI 관계자는 “금융업이 국가의 정책방향과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비정규직을 전환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며 “어느 범위까지 전환대상으로 할 지는 논의중이지만 정부 기조에 최대한 호응할 것”이라 전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비정규직 직원의 전환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31일 사내 비정규직 인력 7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전체 비정규직 직원 73명 중 정년 이후 재고용된 인력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전환한 셈이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비정규직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 비정규직 비율이 23.4%(219명)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OK저축은행은 비정규직 직원의 30% 가량을 올해 안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비정규직 직원들의 80% 가량이 2년 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전환율을 80%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HK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도 사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저축은행들의 정규직 전환 결정이 뒤를 이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외치는 만큼 저축은행업권도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요청하고 있는 만큼, 업권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여기엔 저축은행업권의 비정규직 비율이 다소 높다는 점도 한몫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금융인력 기초통계분석 및 수급전망’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권의 비정규직 비율은 18.1%이다. 금융업계 평균(9%)에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업계에서 저축은행업계 전체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금융업종 자체가 비정규직 비율이 낮은 데다, 일부 대형저축은행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보니 전체의 비율이 올라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권의 특성이나 환경을 고려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정규직 전환의 영향으로 향후 신규채용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며 “업권의 특성이나 환경을 감안해서 비정규직 전환을 고려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