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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을 끝내고 이제 영화를 즐겨달라"…'옥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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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변희봉,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셜, 감독 봉준호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옥자'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뉴스핌=장주연 기자] “논란은 끝내고 이제 영화를 즐겨달라.”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는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변희봉,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셜이 참석,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옥자의 하나뿐인 가족인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가 필사적으로 옥자를 찾아 나서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날 봉준호 감독은 영화 속 주인공 ‘옥자’에 대해 “매너티라는 동물이 있는데 순하고 억울하게 생겼다. 옥자는 매너티에 돼지, 하마, 코끼리를 모두 섞어서 표현했다. 다만 슈퍼 돼지를 선택한 건 식품 산업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면서 돼지만큼 음식을 떠올리는 동물이 없다. 근데 사실 돼지는 똑똑하고 청결한 동물이다. 돼지만의 아름다움과 자존심이 있는데 우리는 대부분 음식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두 가지 측면, 이중적인 슬픔을 보여주기에 돼지만큼 좋은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옥자’ 이후 페스코 베지테리언(육류는 먹지 않지만 물고기와 동물의 알, 유제품은 먹는 채식주의자)이 됐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양은 줄었지만, 여전히 남들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 닭, 소고기를 먹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시나리오 쓸 때 거대한 도살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모던한 현대적 공장이라는 자부심이 있는데 그래서 더 섬뜩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옥자’는 비건(동물성 제품의 섭취는 일절 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이 되라고 강요하는 영화가 아니다. 인류는 수천 년간 육식을 해왔다. 자연의 흐름에 벌어지는 건 문제 될 게 없다. 다만 대량생산하듯이 동물들을 편입시켜 가혹하고 잔인한 환경 속에서 파이프라인 일부분으로 만든 건 문제다. 그건 새롭게 생겨난 양상으로 돈을 위한 거다. 거기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감독 봉준호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옥자'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이를 연기한 배우들이 직접 입을 열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는 미란도(틸다 스윈튼)의 그림자 프랭크 도슨을 연기한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그는 캐릭터는 물론 영화에도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는 “이런 캐릭터를 정말 사랑한다. 증인이면서도 다른 사람을 교묘하게 조정한다”며 “전 ‘옥자’가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한 러브스토리뿐만 아니라 인간 조건을 다루고 우리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우리도 이 체계에 책임이 있다. 왜냐면 우리도 그중 일부이기 때문이다. 저는 영화를 통해서 제 인생도 돌아봤다. 우리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팀 동료와 미자의 통역을 담당한 비밀동물보호단체 이인자 케이는 ‘워킹데드’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은 스티븐 연이 열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스티븐 연은 “케이는 제게 굉장히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전 실제 케이의 삶을 사고 있다. 영화 제작 현장에서 지금도 마찬가지다. 외로운 문화의 경계에 있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이방인일지 모른다. 아마 모든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겪고 있을 거다. 이 경험이 굉장히 독특한데 ‘옥자를’ 통해서 가장 개성 있고 독특한 방식으로 전달됐다고 생각한다. 장벽에 부딪힐 때도 있지만, 세계는 발전되고 있고 향상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틸다 스윈튼은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두 얼굴의 CEO 미란도로 분했다. ‘설국열차’(2013)에 이어 또 한 번 봉준호 감독과 손을 잡은 그는 ‘옥자’의 출연 배우이자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틸다 스윈튼은 “고향에 온 기분이다. 이제 한국 영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인사하며 “난 ‘옥자’가성장 영화라고 본다. 영화가 암시하는 것, 두 생명체 옥자와 미자의 여정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건 성장해도 사랑, 가족의 기능, 서로를 향한 신뢰를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보존한다. 이 세상에서도 진정한 자아를 지켜나가면서도 무언가를 포기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당연히 봉준호 감독을 향한 신뢰와 애정도 잊지 않았다.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 감독님은 우상처럼 생각하는 영화 제작자다. 어떤 영화인들은 일반화시키려고 하는데 그는 그렇지 않다”며 봉준호 감독을 한마디로 “내 형제(Brother)”라고 정의했다.

감독 봉준호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옥자'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칸에 다녀온 소감은 미자 역의 안서현과 미자의 할아버지 희봉 역의 변희봉이 전했다. ‘옥자’는 지난달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이다.

안서현은 “모든 배우가 쉽게 갈 수 없는 자리에 세계적인 감독님, 배우들과 같이 손을 잡고 그 길을 걸었다는 게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앞으로 연기하면서도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생긴 거 같다”며 선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변희봉은 “사람이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생기는 거 같다. 세상에 변희봉이가 칸에 참석하고 별들의 잔치를 보고 왔다.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에 칸에서 많은 걸 보고 배우고 느끼고 돌아왔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위상을 똑똑히 보고 왔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끝으로 봉준호 감독은 “우리는 돈을 중시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거기에서 오는 피로가 있다. 옥자와 미자는 우리가 거기에 파괴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정리하며 “논란을 끝내고 이제 영화를 즐겨달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한편 봉준호 감독과 넷플릭스가 손잡고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6월29일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 동시에 개봉한다. 국내에서는 멀티플렉스 극장을 제외한 전국 100여개 극장에서도 볼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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