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구내 식당이 '갑'…파리, 의외로 배달음식 천국
[뉴스핌=김성수 기자] "백성은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 1429년 조선 세종대왕이 편찬한 <농사직설>에 나온 말이다. 그만큼 먹는 것은 인간 생활에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최근 각종 먹방 동영상·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이 말의 의미는 6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혀 퇴색하지 않은 듯하다. 그렇다면 아침·점심·저녁 중 가장 소중한 식사시간은 언제일까?
아마도 점심시간이 아닐까 조심스레 점쳐본다. 출근 혹은 등교해서 오전 일정을 마친 후 처음으로 즐기는 꿀같은 휴식시간이니까 말이다. 3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세계 각 도시 사람들이 점심시간을 어떻게 즐기는지 정리해 봤다.
◆ 워싱턴은 술을 싫어해…샌프란시스코, 구내 식당이 '갑'
미국 워싱턴에서는 점심시간에 마티니나 와인 등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흔했지만 지금은 찾기 어렵다. 2007년 워싱턴 정계의 거물 로비스트였던 잭 아브라모프가 저지른 초대형 부정 스캔들 때문이다.
쉑쉑버거 <사진=블룸버그> |
샌프란시스코에는 특이하게도 공짜 음식이 많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IT 기업들의 구내식당이 그 어떤 곳보다 좋은 레스토랑이기 때문이다.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스트라이프 등이 대표적이다.
헐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LA)는 점심시간만 되면 각종 영화인들의 모임이 시작된다. 영화배우, 각본가를 비롯한 각종 엔터테인먼트 산업 프리랜서들이 브런치(아침 겸 점심)를 즐기기에 최고의 도시다.
특히 비버리힐스에 있는 스파고(Spago)와 더그릴온디앨리(the Grill on the Alley)는 점심시간만 되면 사람들로 붐빈다.
뉴욕과 시카고는 패스트푸드의 천국이다. 뉴욕에는 쉑쉑버거, 치포틀 멕시칸 그릴 등 캐주얼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이 많다. 시카고에는 전체 식당의 약 절반이 테이크아웃 음식점이다. 타코에서 커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뉴가 많다.
◆ 파리, 의외로 배달음식 천국…상하이·베이징도 "질 수 없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는 어떤 미식가들이 몰릴까. 마그레 드 카나르(프랑스식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같은 고급 음식이 나오는 식당은 의외로 점심시간에는 인기가 없다.
파리 직장인들은 좁은 골목 사이에 숨겨진 작은 음식점을 찾는다. 이런 곳에서는 아시아 풍의 국수 메뉴를 10유로(1만2000원)라는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피자와 같은 배달음식도 인기가 높다. 푸드셰리(FoodCheri)라는 음식배달 스타트업은 작년에만 600만유로(약 75억원)를 벌었다.
<사진=푸드셰리 홈페이지 캡처> |
중국 역시 배달음식의 천국이다. 상하이·베이징 등 중국 대도시에서는 헬멧을 쓰고 스쿠터를 타고 있는 음식 배달원을 흔히 볼 수 있다. 중국에서 배달 음식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어서다. 소고기 국수에서 양념치킨 밥에 이르기까지 메뉴는 다양하다.
중국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업체 아이리서치(iResearch)는 배달 음식이 전체 중국 음식 산업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2013년만 해도 5%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큰 성장세다.
전자상거래 시장분석 기업 어낼리시스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배달 음식 거래량은 한 해 전에 비해 2배로 늘었으며, 올해에는 67% 증가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