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백화점 주가, 실적 실망에 두 자리수 급락
"실적 부진, 소비패턴 변화 때문…소비 둔화 아냐"
[뉴스핌= 이홍규 기자] 미국 1분기 기업 실적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주 뉴욕 증시는 계속 대형 소매업체 실적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대형 백화점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며 소비 둔화 우려를 낳은 가운데, 이번 주 월마트를 비롯해 타깃, 홈디포 등이 시장 분위기를 바꿔 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대형백화점, 실적 악재에 두 자릿수 '털썩'
뉴욕 증시 3대 주가지수 1년 추이 <자료=배런스> |
지난 주 뉴욕 증시는 소매 기업들의 실적 악재와 더불어 갑작스러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결정 소식 등에 의해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주가지수가 0.53% 하락한 2만896.61포인트를 기록했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5% 빠진 2390.90포인트를 나타냈다.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0.34% 오른 6121.23포인트에 한 주 를 마쳤다.
실적 발표에 나선 백화점 업체들의 주가는 두자릿 수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메이시스와 노드스트롬의 주가는 각각 18%, 16% 하락했다. 이들 기업의 저조한 실적은 예상을 밑돈 4월 소매판매 지표와 맞물리며 소비 둔화 우려를 일으켰다.
지난 주 발표된 4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전문가 예상치 0.6%는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시장을 움직일만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은 만큼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소매업체 실적에 쏠릴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월마트의 실적 발표가 오는 18일로 예정된 가운데 홈디포와 할인 판매점 TJX가 16일 실적 공개에 나선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3개 업체 가운데 월마트만 순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댄 스즈키 주식 전략가는 "S&P500 대기업 실적이 전체적으로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소매 업종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까지 S&P500 기업 중 450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기업 순이익은 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 기업 실적 호조와 경기 낙관론에 힘입어 1년 전보다 약 15% 늘었다. 2011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 "소매업체 실적 부진, 소비패턴 변화 때문"
일부 전문가들은 소매업체들의 실적과 소비 부진을 동일시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실적 부진은 오프라인 소비를 줄이고 온라인을 늘리는 등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가 반영된 것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사 앨저의 다니엘 청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실망은 "인터넷 때문이지, 소비 부진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업종 실적을 보면 경기가 예상 외로 호조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례로 콘크리트 제조업체 불칸 머터리얼스는 1분기 매출이 1년 전 7억5470만달러에서 7억8730만달러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이 기업의 작년 매출이 우호적인 날씨 덕분에 호조를 보였던 점을 감안해 올해 1분기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스티븐 데니치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는 경기가 활황 국면에 있음을 시사한다고 논평했다.
뉴욕 증시 변동성도 관심 대상이다. 지난주 초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리수로 떨어진 뒤 소폭 오른 10.41에 한 주를 마감했다. 올해 다우지수가 1%를 넘는 변동폭을 보인 적은 총 4번으로, 1965년 이후 가장 적다.
일각에서는 이같이 극단적으로 낮아진 변동성은 큰 폭의 시장 변동을 예고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스테이트 스트릿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아론 전략가는 "앞으로도 계속 변동성이 이같이 낮게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반드시 조정이나 약세장을 이끄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