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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단상]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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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스위치가 없다면 형광등을 켤 때마다 고역일 것이다. 누군가가 의자를 방 한가운데에 놓고 그 위로 올라서야 한다. 형광등을 분해해 그 안의 전깃줄을 서로 잇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누르는 방식, 돌리는 방식, 리모컨 형 등 스위치의 종류가 많기에 전기밭솥, 가스렌지, 티브이를 사용할 때마다 비슷한 수고를 해야 한다.
집 바깥은 더 심할 것이다.
저녁 무렵이면 전신주에 사다리를 걸쳐 놓고 올라야 한다. 가로등의 유리관을 열고 엇비슷한 행동을 취한다. 동네의 전신주마다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다. 승용차 운전자들은 보닛을 열고 몸을 반쯤은 안으로 집어넣어 서로 연결할 전깃줄들을 찾을 것이다.
전조등을 켜려는 그들의 얼굴과 와이셔츠에 오일이 묻을 것이다. 그들은 마치 행위예술 하는 사람의 폼으로 다시 차에 타 운전을 할 것이다. 옛날 시골에서 초가 위로 볏짚을 올리고 우마차에 풀이나 과일을 실어 나르는 풍경과 비슷한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런 풍경은 인간적인 느낌도 주겠지만 과도한 노동과 극심한 피로를 안겨줄 것이다. 일상은 지금보다도 훨씬 더 고달플 것이다. 스위치는 그런 면에서 고마운 존재이다. 복잡할 상황을 단순하게 해주었고 골치 아픈 기계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줄뿐더러 기계들의 민낯을 보며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해방시켜 준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우려가 별로 없는 것이 스위치의 발명은 손 쉬운 작업에 속했을 것이다. 인간은 그 이전에 전기를 만들었다. 패러데이가 전기의 아버지라면 에디슨은 그 산파이다. 전기와 전자 산업은 계속 발전하여 선풍기, 냉장고, 티브이 등등에서부터 로봇,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등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위치의 특성 중 가장 큰 것은 편리성일 것이다. 별의별 기계들에 대해 모를지라도 스위치 한번 누르면 그것들은 훌륭한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편리성은 시간 절약을 낳는다. 간단한 스위치 조작으로 취사, 세탁 같은 일을 가동시킨 후 티브이를 보거나 즐겁게 노닥거릴 수 있는 것이다. 조작은 쉬운데 ON과 OFF 중 선택하면 된다.
자유의지냐 결정론이냐가 중요한 논제 중 하나인 만큼 선택 문제는 사실 중요하다. 전자의 예로 실존주의를 든다면 후자의 예로 라이프니츠의 예정조화론이나 목적론적 종교관을 들 수 있다. 최근에 뇌과학이 발전해서 인간의 자유의지가 과연 있는가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전개되기도 한다.
B(Birth)와 D(Death) 사이에 C(Choice)가 있다는 말이 있듯 싸르트르는 선택을 중시했다. 부조리한 세계에서 선택을 통한 결단으로 실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든 간에 삶에 있어 선택의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한데 스위치에서의 선택은 성격이 다른 것 같다.
어두우면 조명을 밝히면 되고 잠을 자고 싶으면 소등을 하면 된다. 배가 고프면 쌀이 밥이 되도록 스위치를 누르면 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으면 내려오라는 신호를 보내면 된다.
이처럼 스위치에서의 선택엔 별다른 갈등이 없다. 욕망이나 필요가 시키는 방향으로 조작만 하면 된다. 전문가들이 프레임 안에 이미 모든 것을 짜놓았기에 주어진 선택지 둘 중의 하나를 상황에 맞게 고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이런 선택을 하루에도 무수히 하다보니 선택을 하며 사는 듯한 환상이 생길 수도 있다. 더우기 그런 환상을 이 세상이 은밀히 안겨주기도 한다. 짜여진 체계 안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조작하며 소비자로서만 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 대해 각성의 눈을 뜬다면 한번 뿐인 삶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진정한 선택은 무엇인지 고뇌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위치의 편리성은 양면성이 있는 바 그 이면을 들여다 본다면 사물에 대한 감각 상실과 맞물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묘사했듯 스위치가 없다면 기계들의 민낯을 대하며 살아야 한다. 그것들의 원리, 특성, 조작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 대화를 나눈다고 볼 수도 있다. 그 일은 불편한 반면 풍요로움도 있다고 할 수 있는 바 단지 편리성으로 인해 실체에 대해 무지한 상태가 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닐 것이다. 때론 스위치가 없는 상황을 상상하거나 만들어서 인간이 만들어온 기계들과 직접적인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식당 테이블에 부착된 호출벨이다. 저 자그마한 기기에도 스위치는 들어 있다. 손님이 누르면 식당 종사자는 달려와 서비스를 한다.
큰 식당일수록 상당히 부착되어 있고 그 추세가 늘고 있다. 물론 식당 주인이 단 것이며 저것이 없다면 손님과의 사이에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손님은 요란한 가운데 소리를 질러 식당 종사자를 불러야 한다. 듣지 못하면 여러 차례 부르는 수고를 해야 한다. 식당 종사자 입장에서도 어느 테이블에서 부르는지 주의해야 하고 혹시 못 들을지도 몰라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딜레마에 대한 해결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하면 저것의 설치로 인해 손님과 식당 종사자 사이의 관계가 질적으로 변했다고도 볼 수 있다. 손님과 식당 종사자 사이에 호출벨이라는 매개체가 들어가게 되어 ‘손님 – 식당 종사자’에서 ‘손님 -> 호출벨 -> 식당 종사자’의 공식으로 바뀌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관계의 양식을 더욱 굳어지게 할 것이다.
‘손님 – 식당 종사자’의 공식은 기본적으로 사람 대 사람의 구조이다. 반면에 ‘손님 -> ㅗ출벨 -> 식당 종사자’의 공식은 손님과 식당 종사자 사이에 호출벨이 끼여 그것이 식당 종사자를 콜하는 형식을 취한다. 사람 대 사람의 구조가 사람 대 기계의 구조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저 사진에서 호출벨의 의미를 보자. 호출벨이 없을 때와 비교하면 보다 가시적일 것이다. 가령 저 호출벨의 설치로 인해 손님이 위치한 공간과 식당 종사자가 위치한 공간은 이전과는 성격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호출벨 하나로 인해 공간이 분리된 듯하고 경계선이 선 듯하다. 게다가 경계선 이쪽 저쪽의 기운이 다소 달라 보인다.
식당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또한 손님과 손님 사이로 국한될 경향이 생기게 된다. 전통적으로 손님과 식당 종사자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친해지기도 하고 단골 개념도 생긴다. 우스개 소리도 하고 농을 걸기도 한다. 호출벨이 들어섰다고 해서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러움이 어느 정도는 훼손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스위치는 통상 기계를 조작하는 용도로 쓰여 왔다. 그러던 것이 사람을 향하도록 쓰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의도는 선의적이며 좋은 효과도 있다. 편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이 제거되고 쿨한 면도 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전화나 승용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야기할 내용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 말로 하거나 누군가를 모시고 싶다면 가마를 동원하는 것이 기계가 중간에 끼는 것보다 인간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다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말한 것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손님은 도구를 대할 때와 비슷하게 부지불식간에 식당 종사자를 대하게 된다. 식당 종사자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서비스의 댓가로 돈만 받으면 된다는 마인드가 강해질 수 있다.
식당 종사자가 테이블 아래로 무릎을 꿇다시피 앉아서 주문을 받는 경우까지 생겼다. 테이블의 호출벨을 누르면 그와 같은 풍경이 연출되는 것이다. 그 식당 주인의 자유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가령 그 식당에 어린이가 동반된다면 그는 무엇을 배우겠는가. 민망해지고 아찔함이 생긴다.
스위치는 문명의 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단순하면서도 부재의 경우를 생각하면 절대적인 필수품처렴 여겨진다. 그러나 스위치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우리 인간이 지녀온 소중한 것들이 망각되거나 상실될 우려도 있는 만큼 그런 것들에 마음을 기울이고 철학화하는 것 역시 필요할 것이다.

이명훈 (소설 ′작약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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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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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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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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