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CPI 통해 영화같은 삶…폴더블 이어 롤러블까지 '3년'
[뉴스핌=방글 기자] #알람 소리에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거울을 보자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투명 전자기기가 낯빛과 수분감 등을 토대로 몸 상태를 측정해 알려준다. 출근 준비를 위해 옷장을 열면 전신 거울이 오늘의 날씨를 안내하고 그에 맞는 코디를 추천한다. 테이블에 놓인 태블릿을 둘둘 말아 챙기고, 핸드폰을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 출근 후, 휴대용 태블릿을 통해 업무를 시작한다. 크고 가벼워진 태블릿 덕에 컴퓨터는 물론 노트북은 사라진지 오래. 파티션도 모두 전자화됐다. 덕지덕지 붙여뒀던 포스트잇은 무용지물. 사무실도 쾌적해졌다. 브리핑 시작. 투명한 유리벽에 준비한 발표자료를 쏘면 회의실 완성. 업무를 마무리하고 귀가하면 돌돌 말려 천장에 올라가 있는 TV부터 켠다.
공상과학 소설같은 이 일들이 머지않은 미래 우리의 생활이 될 전망이다. ‘둘둘 마는 TV’, ‘접히는 스마트폰’, ‘유리벽의 전자화’ 등은 투명폴리이미드(CPI)필름을 통해 실현 가능한 기술이 됐다.
‘접히는 유리’로 유명한 CPI는 최근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얇고 가벼운데다 투명하다. 기존 폴리이미드(PI)필름은 경도가 부족하고 노란색을 띄어 유리를 대체하기 어려웠다.
‘접히는 유리’라는 별명대로 유연하고 깨지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수십만번을 접어도견디는 강성 덕분에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특히 깨지지 않는 특성에 주목, 액정이 깨지는 불편함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리를 기반으로한 디스플레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소재로 급부상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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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 18인치 롤러블(Rollerable) OLED 제품. <사진=LG디스플레이> |
삼성과 LG 등은 이미 CPI를 이용한 전자기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상업화가 가능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게 목표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레노버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앞다퉈 폴더블 스마트폰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글로벌 산업분석 전문 기업인 IHS는 2017년 1000만대 규모인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량이 2020년 1억60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CPI 시장 규모도 2017년 400억원에서 2020년에는 344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장기적으로는 유리를 대신하는(1세대) 기술과 접었다 펴는 폴더블(2세대) 기술을 넘어 둘둘 말아도(3세대) 흔적이 남지 않는 기술로 발전할 전망이다. 3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롤러블 시장까지 열리면 CPI 필름 수요는 더 늘어나게 된다.
투명 창에서 컴퓨터 화면을 시현하는 기술은 ‘고내열 투명폴리이미드(CPI) 액상소재’를 통해 가능하다. 터치 스크린 패널 기판 및 박막트랜지스터(TFT)기판 소재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 10대 일류 소재기술 발굴을 위한 국책 과제 사업으로 고내열 투명 폴리이미드 액상소재 국산화를 선정하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강충석 코오롱인더스트리 CPI사업부 상무는 “CPI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라면서 “향후 대형 디스플레이나 롤러블 시장까지 열리면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가올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고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진우 SKC 첨단기술중앙연구소 팀장 역시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폴더블을 거쳐 롤러블로 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투명 PI필름은 가장 유력한 소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선 기술력을 가진 SKC는 유리대체 소재 뿐만 아니라 기판용 플렉서블 필름 소재 등으로 연구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