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수도권 공략 성공...타은행 가계대출 재미 못봐
[뉴스핌=강필성 기자] 지방은행의 성장률이 저금리 기조 여파로 뚝 떨어졌다. 대형 은행들이 가계대출이 크게 늘린 덕에 두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다만 광주은행은 전년 대비 70%가 넘는 순이익 성장을 거뒀다. JB금융지주로 인수된 후부터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수도권 영업을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75.3% 신장한 101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순이익이 각각 2.1% 늘어난 3269억원, 1.2% 증가한 2650억원을 기록했다. 경남은행의 순이익은 1.1% 감소한 2082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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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총 여신은 17조9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늘었으며, 총 수신 도 19조7691억원으로 18.2% 증가했다. 늘어난 여신은 대부분 가계대출이었다. 광주은행의 4분기 기준 가계대출은 7조7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55.9% 늘었다.
이로인해 이자이익은 4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5%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금리 상황에서 고객층을 빠르게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광주은행이 지난해 말 명예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340억원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 순이익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었다는 평가다.
광주은행이 경쟁사에 비해 크게 성장한 것은 JB금융지주에 인수된 2014년 이후 진행해온 저수익 여신 정리, 고금리 수신이 많은 대형 점포 폐쇄 등 포트폴리오 개선 정책의 효과란 분석이다. 여기에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 등 수익 강화도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무엇보다 수도권 영업을 늘린 것이 가장 주효했다.
다른 지방은행도 대출 규모를 확대했지만 그 폭이 광주은행만큼 극적이지 않았다. 부동산시장 호황이 곧장 가계대출로 연결되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서는 가계대출의 증가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부산은행의 총 여신 규모는 38조2956억원으로 5.5% 신장에 그쳤다. 이중 대부분은 가계대출로 13.5% 늘어난 10조205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수수료부문 이익이 전년 대비 33.1% 감소했다는 점도 저성장의 이유가 됐다.
대구은행도 총 여신이 31조5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늘었다. 다만 대구은행의 여신 중 가계대출의 증가 분은 크지 않다. 대기업의 대출이 전년 대비 5.5% 감소한 가운데 가계대출은 2.8% 신장했다. 가장 크게 성장한 것은 전년 대비 6.3% 신장한 중소기업 대출이다.
경남은행도 총여신이 28조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늘었다. 이중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18.5% 늘어나는 등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다만 판관비가 3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고 영업외이익이 적자전환하면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지방은행은 대체로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대손자금이나 연체율이 모두 전년 대비 낮아졌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광주은행은 2015년부터 지역 내 시장점유율 확대 뿐 아니라 수도권 영업에 집중했다”며 “인천, 수원, 서울 등에서 전라도 출신 고객을 타겟으로 영업을 하다보니 수도권 대출과 지역 내 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