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0% 투자자 손실에서 급반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개미들이 올해 주식시장에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을 올린 투자자가 77%에 이른 것. 이는 지난해 70%에 이르는 투자자들이 손실을 낸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또 여성 투자자들이 남성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연말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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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30일(현지시각) 미국 투자매체 CNN머니에 따르면 연초 이후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낸 개미 투자자가 77%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5%를 소폭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4%에 이르는 다우존스 지수의 올해 상승률에 크게 못 미치지만 지난해 70%의 투자자들이 손실을 낸 데서 크게 향상된 성적이라는 평가다.
웰스 파고의 스콧 렌 그로벌 주식 전략가는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크게 낙관하는 동시에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이르면서 연말 월가가 축제 분위기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주가를 대폭 끌어올린 데 따라 다우존스 지수는 연간 기준 2013년 이후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유럽과 일본, 신흥국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면서 시장 수익률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연초 이후 ‘현금이 왕’이라는 투자 격언이 종종 투자자들 사이에 회자됐지만 예금자들이 0%를 간신히 웃도는 이자 소득을 챙긴 점을 감안할 때 위험자산의 승률이 높았던 셈이다.
에드워드 존슨의 케이트 워런 전략가는 “뉴욕증시가 올해 강세장을 연출했지만 리스크를 공격적으로 떠안을 시점이 아니다”라며 “내년에도 투자자들은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보다 분산을 통해 리스크를 헤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IT 섹터의 비중을 높인 투자자들이 특히 쏠쏠한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과 페이스북, 테슬라 등이 투자자들의 포트포리오를 살 찌웠고, 대선 이후 금융 섹터 역시 강한 랠리를 연출했다.
애플은 하반기 이후 아이폰 매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개선된 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연초 이후 10%를 웃도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역시 10% 선의 상승률을 나타냈고, AMD는 무려 300%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골드만 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각각 30% 이상 치솟는 등 주요 금융주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규제 완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감을 상승 동력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커다란 인기몰이를 했던 상장지수펀드(ETF)에 베팅한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수익률을 창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뱅가드의 FTSE 이머징마켓 ETF가 10%에 가까운 수익률을 냈고, 토탈 스톡 마켓 ETF도 1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