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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단상] 끈에서 실로. 아름다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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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넝쿨 역시 태고적에 우연히 발견되어 요긴하게 쓰였을 것이다. 끈의 형태로 서서히 발전해 사냥한 동물의 다리를 묶을 필요가 있을 때도 쓰였을 것이다. 채취한 식물들을 묶을 수도 있을 것이다. 뜨거운 날에 긴 머리카락이 얼굴을 귀찮게 하면 그것을 묶는 지혜도 생겼을 것이다. 지금 여자들이 특히 여름에 머리카락을 묶는 것도 그 기원이 사람들이 초기에 나뭇가지를 휘두르며 동물을 잡을 때에서 그리 멀지 않을 지도 모른다.

끈을 격자로 이어 짜면 그물이 된다. 그물 역시 손의 연장인 성격이면서도 훨씬 광대하다. 개울이나 바닷물 속에 펼쳐져 수많은 물고기들을 일시에 잡는다.
말을 타고서 휘두르는 채찍은 끈을 작대기에 연결한 것이다. 팽이를 칠 때의 팽이채도 구조가 같다. 올가미도 끈과 작대기의 혼성품이다. 소쿠리 안의 작은 작대기에 긴 끈이 매여 있다. 소쿠리 역시 그물과 같은 구조로 촘촘히 짠 것이다. 재료가 짚이면 가축화 이후의 말채찍이나 팽이채처럼 농경 시대의 작품일테지만 그 이전의 구석기 시대엔 소쿠리에 해당되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그물이나 올가미의 발명으로 인해 물 속의 고기나 하늘의 새마저 더 쉽게 잡을 방법이 터득된 것이다.
끈은 잇는 속성이 있다.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물건들을 서로 잇는다. 돌을 깨어 만든 돌도끼날을 언제부턴가 고대인은 나무 토막에 묶었다. 넝쿨이나 갈대나 골풀 등이 끈으로 사용되었음직하다. 묶여지자 편하기도 할뿐더러 일이 쉬워진다. 돌도끼의 자루를 손에 쥐고 짐승을 도살하거나 분해할 때 적은 힘으로도 큰 효과를 얻는다.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른바 원심력의 발견이다.
자루가 길수록 힘의 효과가 커지는 것을 느끼기에 돌도끼날에 묶는 자루를 길고 짧도록 이것저것 대보았을 것이다. 길수록 유리한데 너무 길면 신체의 한계로 인해 이용할 수 없으니 적당선에서 여러 자루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 각각의 유용성이 체득되었을 것이다.
골프채는 클럽 페이스의 각도인 로스트와 함께 클럽의 길이에 따른 원심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채에 이용되는 원심력이나 고대인들이 돌도끼의 자루에 적용한 지혜가 원리적으로 똑같다. 골프채를 제작하는 데에도 고대에 체득된 원리가 배어 있는 것이다.
나뭇가지나 작대기를 통해서도 힘의 원리를 느꼈을텐데 끈과 그것이 조합되자 더 생생했을 것이다. 물론 그 원리를 도출해내어 이론적으로 밝히거나 공식으로 만드는 것은 그 후대에 일어나지만 몸과 삶 속에서 일어나기에 문화에 다채롭게 투영되어갔을 것이다. 끈의 끝에 돌멩이를 매달아 빙빙 돌려 내던지는 방식의 무기도 그 중의 하나이다. 손과 발 위주로 사용하다가 작대기나 끈 같은 초보적 도구를 사용하다 보니 그로부터 얻는 지혜가 그 후의 무수한 효용성이나 원리들의 초석이 될 것이다.
그런데 끈은 나뭇가지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 나뭇가지는 그저 외부에 있는데에 반해 끈은 다르다.
끈의 원형을 탯줄이라고 해도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고대인들도 탯줄의 존재를 안다. 출산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든 끊어냈을 것이다.
그처럼 끈이란 것은 원래 이어져 있는 성격이기도 하다. 탯줄이 끊겨야만 어미도 살고 자식도 살기에 끊어낸다. 그 행위를 문명적이라고 말하기도 뭐하다. 포유류의 동물들도 탯줄을 어떻게든 끊어낼 것이기에 자연에 가까운 일이다. 포유류적인 그 행위에서 인간은 의미를 감지하고 생성시킨다. 동물에게도 모종의 감지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 정도나 차원이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두 발로 걷고 도구를 쓰면서 문화를 만들어가며 인지가 생겨난 인간은 그 순간 한층 강한 인지가 형성됨직 하다.
하나에서 떼어내 둘이 되어야 둘 다 산다. 그 둘은 하나였다. 하나가 둘이 되었다. 그 둘을 잇는 끈은 자연에서 나온 것인데 끊어내야만 생명의 흐름이 가능하니 탯줄을 죽여야만 한다. 그 죽임이 없다면 생도 불가능하다. 생을 위해서는 죽임이나 희생, 버려짐이 필수이다.
생명과 죽음. 하나와 둘. 그 관계. 연속과 단절. 기원..이런 등등의 관념이 원초적인 인지의 형태로 적어도 잠재력 속에 생성되어 나갔을지도 모른다. 아주 약한 상태일지는 몰라도 그런 느낌이 세대를 거듭해 쌓이는 동안 인류의 삶과 문화의 기본 정서가 되어갔을 것이다.

인류가 정착 생활을 하게 되면서 끈의 유용도가 한층 커졌다. 가축화한 동물들을 가두어 기를 우리를 지을 때도 나무 기둥을 박고 나무들을 얼기설기 엮어 끈으로 묶어야 했다. 수확한 농작물을 묶을 필요가 있었다. 움막을 지을 때도 지붕이나 문에 끈이 필요했을 것이다. 획기적인 변화는 무엇보다도 의복에서 일어났을 것이다.
삼베옷이나 무명옷, 명주옷 모두 정착 생활 이후의 작품들이다. 물레를 돌려 실을 잣는 풍경은 정착 생활의 어느 시점 이후로 일상 풍경이 되어 나갔다. 실의 탄생은 인류의 값진 업적 중의 하나이다.
실은 그 용도도 크지만 심리적으로나 미적으로 깊은 정서와 함께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 실이 생겨나지 않았다면 인간의 정서는 지금과는 다를지도 모른다.
실은 베틀에 얹혀져 천이 되어간다. 뜨개질 바늘에 꿰여 한뜸 한뜸 맺어지며 옷으로 변모한다. 거기엔 어머니의 정성이 배여 있다. 비약도 없고 꾀도 없다. 논과 밭에서 씨를 뿌려 수확하는 일과 그 시작, 과정, 결실의 면에서 구조적으로 똑같다. 시간은 어느덧 계절에 따른 순환의 관념으로, 떠돌던 시절보다 훨씬 강하게 가슴에 들어와 있다. 그런 순환적이며 안정적인 방식이 농사일에나 밥을 짓는 일, 옷을 짓는 일에 똑같이 적용된다.
농사를 짓다. 집을 짓다. 밥을 짓다. 옷을 짓다. 서로 다른 이 행위들에 ‘짓다’라는 동일한 동사가 들어가는 현상이 재미있다. 잡다, 나꿔채다, 죽이다, 도망가다. 이런 동사들이 어울렸을 그 이전의 시대를 생각하면 더욱 분명할 것이다. 이전과는 다른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느낌의 개념이 다양한 행위들을 관통하며 흐르는 것이다. 업을 짓다, 마무리를 짓다, 노래를 짓다, 시를 짓다 같은 정신적 차원에서도 ‘짓다’라는 동사가 들어간다.
농사를 짓고 집을 짓고 밥을 짓고 옷을 짓고 업을 짓고 마무리를 짓고 노래를 짓고 시를 짓는다. ‘짓다’처럼 정착 생활을 꿰뚫는 말도 없을 것이다. ‘짓다’는 농경 생활의 핵심이다.
‘미소를 짓다’도 그럴 것이다. 인간 사회에 예의나 품성이 과거와는 변별되어 생성되어나갔을 것이다. 물론 그 모든 ‘짓다’가 정착 생활 이후에 탄생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말들이 유목 생활과 정착 생활을 통털어 언제 처음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서적으로 그런 흡사한 유대감을 지닌다는 뜻이 더욱 나을 것같다.
과학은 과학 나름대로 발전하여 서양 과학의 물리학에서 초끈 이론으로 삼라만상의 기원과현상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이론도 끈이라는 존재가 없으면 애초 불가능하기에 태고적의 끈 형태에 기원을 둔다고 해도 별 의미는 없지만 망언은 아니다. 초끈 이론 더 나아가 M이론이 우리 우주를 포함한 우주 전체를 설명하고 이해하는 방식 중 하나임을 상기한다면 끈은 현대의 첨단 과학의 정점까지 아우르는 공헌이 있다. 태고적의 작대기 하나가 현대의 망 세계를 포함한 물질적 차원을 이룬 토대라고 한다면 태고적의 넝쿨 하나가 초끈 이론이나 M이론 같은 학문이나 정신적인 차원의 토대를 이루었다고 대충 퉁쳐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작대기나 끈이나 모두 선이다. 그 단순함이 물질과 정신, 그 이상의 차원으로 분화, 생성, 진화되어 가는 문명의 시초를 이룸과 동시에 그 최초의 이미지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예쁜 실로 짜여진 남방을 입은 어느 과학자가 초끈 이론을 더욱 깊게 탐구해 나간다. 그 풍경 속에 나는 까마득한 시절에 고대인이 숲에서 넝쿨 한 줄기를 쥐어뜯는 모습을 얹어 본다.

이명훈 (소설 ′작약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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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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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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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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