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들’ 우리 가족은 폐교에 산다…전북 고창 나성 초등학교의 변신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사람과 사람들’은 9일 저녁 7시35분 ‘우리 가족은 폐교에 산다’ 편을 방송한다.
이날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문을 닫은 지 15년 된 전북 고창 나성초등학교에 10년 째 살고 있는 이대건(47) 씨 가족 이야기를 전한다.
이대건 씨네 가족은 폐교된 나성초등학교를 ‘책마을’로 만드는 게 목표다. 10년 째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약 13만 권의 책을 모았지만, 책마을이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하지만 책이 귀한 시골 마을에 ‘책마을’은 참새들의 방앗간 역할을 하고 있다. 조용했던 폐교에 책을 보기 위해 모이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가족들은 늘 아웅다웅이다.
◆책농사를 지으면 돈이 나와? 쌀이 나와?
이른 아침 이대건 씨네 주방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큰딸 우연(16)이가 엄마 좀 그만 괴롭히라며 대건 씨에게 한소리를 한 것이다. 그도 그럴 만 한 것이 해리 마을 신문을 내겠다고 대건 씨 부부는 며칠째 밤샘 작업 중이기 때문이다.
낮에는 학교 곳곳에 난 잡초 제거 때문에 부부는 엉덩이 붙일 짬도 없다. 쉴 틈도 없는 부부의 일은 계속 되는데 책마을 수입은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 고된 작업 때문에 엄마 이영남 (46)씨는 오른쪽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 걱정이다. 할 일이 태산인 책마을인데 도대체 왜 부부는 돈도 안 되고 쌀도 안 나오는 책농사를 짓고 사는 것일까.
![]() |
|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문을 닫은 지 15년 된 전북 고창 나성초등학교에 10년 째 살고 있는 이대건 씨 가족 이야기를 전한다. <사진=‘사람과 사람들’ 캡처> |
◆촌장님 덕분에 한글 뗐어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면 학교에 모이는 마을 아짐(아주머니)들이 있다. 학교를 다니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초등학교 3학년까지 밖에 다니지 못한 정춘자 할머니, 거동이 불편해 전동 휠체어를 타시지만 학교에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어 책마을에서 열리는 수업은 빠지지 않는다는 오삼순 할머니 등이 책마을에서 열리는 밭 매다 딴 짓거리 수업의 우등생들이다.
이들이 여기 오게 된 이유는 바로 한글을 배우고 싶어서다. 지난 몇 년 동안 대건 씨 덕분에 한글도 배우고 자신의 인생사를 담은 책도 냈다. 돈은 안 되지만 마을의 희망이 돼주고 있는 책농사. 책농사가 사람농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대건 씨네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십니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이나 명예 같은 눈에 보이는 것이나 이득이 되는 것을 위해 산다. 사람들이 사는 목적은 그래서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이대건 씨 가족은 달랐다. 책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담는 그릇인 것을 이제 알았다는 대건 씨는 누구나 살아온 삶 자체가 한권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마을에서는 세상을 담아내는 일들을 하게 되는 것이다고 말한다.
폐교가 돼서 아이들이 더 이상 찾아오지 않지만, 책마을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도 한권의 책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이 공간에 와서 책의 씨앗을 틔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는 대건 씨네 가족. 도대체 책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대건 씨 가족의 삶을 통해 알아본다.
한편, KBS 1TV ‘사람과 사람들’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35분에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