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방글 기자] “정부에서 돈을 내라는데, 내야지 어쩌겠어요. 각종 불이익 당할 게 눈에 훤한데. 그런데 돈을 어떻게 마련할까요?”
“사업도 어려운데, 내고 싶어 냈겠습니까. 큰 금액을 요구하니,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수준에서 계열사들이 쪼개 낸 거지요. 기업마다 일정 금액이 넘지 않으면 대표이사에게 전결권을 줘요. 하나하나 이사회를 거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니까.”
최근 만난 재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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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기업의 횡령·배임 혐의가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로 수사를 받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기업은 53개 회사다. 이 중 12개 회사는 지난해 사업 상황이 좋지 않아 적자를 냈다.
이 와중에 울며 겨자먹기로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기부금이 발목을 잡았다. 정경 유착, 상납 등 여론의 눈총은 물론 검찰 수사까지 받게됐기 때문이다.
배임과 횡령죄 적용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들어간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이사회의 동의는 얻었는지 등에 물음표가 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법망을 피하는 수준의 ‘쪼개기’ 방식으로 기금을 출연해 배임 및 횡령 관련 수사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가 결정할 수 있는 수준에서만 기부금을 조성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한화는 두 개 계열사가 한도에 맞춰 기부금을 조성했다.
㈜한화 대표이사는 15억원 내외의 기부금에 대해서 전결권을 가진다. 한화생명은 1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화는 미르재단에 15억원을, 한화생명은 K스포츠재단에 10억원을 출연했다.
한도가 초과된 기업들은 이사회 의결 과정을 거쳤다.
KT는 10억원 이상을 출연 또는 기부할 경우, 이사회에 부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11억원을 출연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10일 이사회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했다.
금호는 사업 적자 와중에도 돈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은 2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미르재단을 위해 3억원을 꺼냈다.
때문에 오히려 기업들이 피해자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제 성장이 더뎌지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각종 논란에 휩싸여 난감하다”며 “돈은 돈대로 내고, 검찰 수사에 여론 악화까지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한탄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