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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저조한 시청률과 각종 논란으로 굴욕을 맛보고 있다. <사진=SBS> |
[뉴스핌=이지은 기자]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SBS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캐스팅부터 시작해 연기력, 정서 논란에 까지 휘말리며 제대로 굴욕을 맛봤다. 드라마 하나를 놓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며 기대감을 잔뜩 올렸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먹을 것 없는 잔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베일을 벗은 ‘달의 연인’은 고려 태조 이후 황권 경쟁의 한복판에 선 황자들과 21세기에서 타임슬립한 해수(아이유)의 궁중 로맨스를 담았다. 다소 낯선 장르에 화려한 라인업이 대중의 호기심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또 SBS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박보검, 김유정의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을 상대로 1, 2회 연속방송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5회까지 내보낸 현재를 놓고 보면, 시청률 부진에 연기력 논란만 가득하다.
◆백현·남주혁·지수…황자들의 연기력 논란 "교과서 읽어요?"
첫 회부터 연기력 논란에 불을 지핀 건 황자 역할을 맡은 백현, 남주혁, 지수다. 백현은 극 중에서 10황자 왕은으로 분해 무거운 드라마 분위기를 특유의 재치로 환기시키는 감초 역할에 나섰다. 첫 연기 도전이 사극이라 부담이 됐던 것일까. 백현은 어색한 연기 톤과 시선 처리로 극의 몰입도를 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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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백현(위)과 지수(아래) <사진=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캡처> |
더욱이 아이유와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과, 황자들에게 칭얼거리는 모습에서는 마치 어린아이가 연기를 하는 느낌을 주며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다수의 시청자들도 “엑소는 좋아하지만 연기는 아니다” “아, 흑역사다” “분위기 확 깨네” “나도 백현 팬이긴 한데 사극도전은 확실히 실패인듯” 등 아쉬운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백현과 더불어 남주혁, 지수도 연기력 논란을 피해가진 못했다. 남주혁과 지수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임에도 사특 톤이 전혀 섞이지 않은 현대적인 말투로 비판을 자초했다. 교과서를 읽는 듯 뻣뻣한 대사 처리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가장 기본이 돼야할 배우들의 연기력이 흔들리다 보니 시청률도 점점 하락하고 있다. 7.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던 1회에 비해 4회 시청률은 무려 1.7%P나 곤두박질했다. 2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9.3%를 찍었지만 최근 편성인 5회 시청률은 6.0%까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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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 이준기와 아이유 역시 연기력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캡처> |
◆현대와 고려를 오가는 아이유의 말투…나 홀로 진지한 이준기
‘달의 연인’의 핵심 인물인 아이유와 이준기도 뭇매를 맞고 있다. 아이유는 처음으로 자신의 본명인 이지은까지 내걸고 이번 드라마에 도전했다. 하지만 홀로 현대와 극 중 배경인 고려의 말투를 사용하며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아이유와 황자들의 어색한 말투는 모두 김규태PD의 주문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더욱 의아함을 낳는다.
김규태 PD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 사극과 다른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 상상력을 곁들여 현대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특히 신경썼다”고 말했다. 아이유 역시 제작발표회 당시 “초반에 사극말투를 사용하지 않는다. 감독님이 최대한 사극 말투를 쓰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사극을 만들겠다는 포부는 일찌감치 실패로 돌아간 모양새다. 또 다양한 사극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준기도 이번 드라마에서는 반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분위기를 무겁게 잡고 간다는, 속된 말로 'X폼'을 너무 잡는다는 의견이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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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정서와 다른 근친혼, 일부다저체 정서가 녹아 있는 '달의 연인' <사진=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캡처> |
아쉬운 점은 이 뿐이 아니다. ‘달의 연인’의 중심 서사인 ‘태조 왕건 사후 고려 황권을 두고 펼쳐지는 황자들 간의 경쟁’이 전혀 두드러지지 않는다. 현재 5회까지 방송된 드라마에서 80%의 지분을 차지한 것이 황자들과 해수의 러브라인이다.
러브라인에서 나오는 정서도 현대의 그것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처제를 사랑하는 형부, 친오빠를 좋아하는 동생 등 근친혼에 대한 이야기와 일부다처제에 대한 정서가 그대로 녹아 있다. 더욱이 ‘달의 연인’은 100% 사전 제작 드라마이기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뼈아프다.
여기에 동시간대 경쟁작인 ‘구르미 그린 달빛’이 무서운 기세로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시청률 저조와 각종 논란에 안타까움만 늘어가고 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아직 드라마가 초반이라는 것. 과연 '달의 연인'이 갖은 논란을 씻어내고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까.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