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계열사, 오히려 실적 개선될 것
[뉴스핌=김지유 기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 대해 증권가는 은행보다 채권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의 계열사는 오히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지원을 거절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4일 자율협약이 종료되고,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권의 경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여신 분류를 통해 충당금을 대부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에서 "(한진해운 관련)시중은행의 익스포져는 1000억원 미만으로 크지 않고 상당부분 이미 적립됐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들이 90~100%의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KEB하나은행도 추가 추당금이 4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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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은 지난 30일 채권단 지원이 중단되며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반면 채권투자자의 경우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채권단의 한진해운 지원 불가 결정에 따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채무 전체가 동결되며, 모든 자산 임의 처분 등에 대한 포괄적 금지 명령이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법정관리 개시 결정 이후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해 법원은 가치가 높은 쪽을 선택하게 된다.
김 연구원은 "문제는 이를 시작하더라도 원양 컨테이너업은 벌크선사들과 달리 불특정 다수의 화물을 운송하고 있어 다양한 소송 등으로 영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회수율 수준은 아주 미미할 가능성이 높아 채권 투자자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의 지원 불가로 인해 한진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은 오히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채권단의 지원 부결로 한진그룹 계열사들은 부담이 줄었다"며 "대한항공과 한진, 한진칼의 경우 중기적인 관점에서 추가 지원 부담이 사라져 신용평가사들의 등급전망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대한항공의 위험요인이 약화됐다"며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관련 익스포져는 4305억원 규모로, 1회성 손실이 불가피하나 앞으로 더 이상 관련 리스크가 작용하지 않는 점이 훨씬 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