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전통적 유정란배양 방식...SK케미칼, 세포배양 방식 도전
[뉴스핌=박예슬 기자] 환절기가 시작되면서 독감 백신시장이 다시 경쟁구도가 붙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4가백신 제품들이 잇따라 시장에 선보이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녹십자와 SK케미칼이 4가 독감백신을 출시하고 접종을 개시했다.
먼저 녹십자는 22일 4가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를 출시했고 이어 SK케미칼이 ‘스카이셀플루4가’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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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왼쪽)와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사진=각사> |
기존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가 ‘플루아릭스테트라’로 선점하고 있던 4가백신 시장이 국내 업체들의 무대로 변화한 것이다.
4가백신은 기존 3가백신에 ‘B형 바이러스주’를 추가한 것이다. A형독감 바이러스 두 종류(H1N1, H3N2)와 B형 바이러스 두 종류(야마가타, 빅토리아)를 합해 총 4가지 바이러스 종류를 예방할 수 있는 것.
녹십자와 SK케미칼의 4가백신은 각각 어떻게 다를까. 먼저 녹십자는 전통적으로 독감백신 제조 방법으로 사용되는 유정란(계란) 배양 방식을 고수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유정란배양 방식은 오랜 기간 동안 쓰이면서 충분한 안정성을 확보했고 생산기술도 최적화돼 단가 면에서도 유리하다”며 “독감백신에 쓰이는 ‘난알부민’ 함량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준에 훨씬 못 미칠 정도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수급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녹십자는 연중 수출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정란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생산 기간도 7개월 정도로 여유있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SK케미칼은 새로운 방식인 세포배양 백신을 내놓으며 도전장을 단졌다. 회사는 세포배양 방식 백신이 무균 배양기를 사용해 기존 유정란 방식에 비해 항생제 사용을 배제했으며 계란 알레르기 우려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실제 병원에서도 백신 접종시 계란 알러지에 대한 부분을 경고하고 있고 유정란 방식의 경우 재료수급 등 제조에 통상 6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반면 세포배양 방식은 2~3개월 이내로 걸려 절반 이상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제조 후 폐기물로 남은 유정란을 처리하는 문제도 없어 보다 간편하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올해 백신 공급량도 늘렸다. 지난 3가백신 판매량이 약 360만 도즈였으나 올해는 500만 도즈로 늘렸다. 3가백신 250만, 4가백신 250만 도즈씩이다. 녹십자의 경우 정확한 생산량을 밝히진 않았지만 예년 수준이라고만 알렸다. 지난해 녹십자는 900만 도즈를 생산했다.
유정란 방식과 세포배양 방식에 대한 안전성 문제에는 현재까지 ‘정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4가백신을 출시한 두 업체가 각각 다른 방식을 고수하는 만큼 시장에서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세포배양 방식 백신은 과거에도 글로벌 업계에서 시도됐지만 출시로 이어지진 못했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지난 2005년 미국 정부와 세포배양 백신개발 계약을 맺었지만 유정란에 비해 큰 이점이 없는 방식이라 판단하고 결국 파기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













